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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지지 나선 부산 구포초 학부모들 "추모조차 가로막는 교육부"

부산 내 타 학교서도 서이초 교사 49재일 '9·4 공교육 정상화의 날' 응원 확산

등록 2023.08.30 13:18수정 2023.08.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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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 연합뉴스

   
서이초 교사 49재 날인 오는 9월 4일, 공교육 정상화(멈춤)에 나서겠다는 교사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부산지역의 초등학교 학부모들도 처음으로 공개적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29일 부산 북구에 있는 구포초등학교 학부모회는 공교육 정상화의 날과 함께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구포초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의지를 존중하며 교육의 한 주체로 이를 응원하고 함께 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이초 사태로 드러난 우리 교육의 민낯에 대해선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권리만큼 교사가 제대로 가르칠 권리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포초 학부모들은 "한 교사를 죽음으로 내몬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곳곳에서 수없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안다"라며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우리에게 불편한 사실을 지금껏 외면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를 바꾸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강조했지만, 교육부를 상대로는 날을 세웠다. 교육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9·4 재량휴업 처벌', '집회 불법' 등 교사들의 추모 행동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변화를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는 교육부가 한 교사의 죽음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동료들에겐 추모도 하지 말라며 출근해 수업으로 의무를 다하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주변에 눈 돌리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동료가 죽어가는 데 외면하는 교사, 선생님이 쓰러졌는데 공부만 하는 학생, 학교가 무너지는데 우리 아이만 이야기하는 부모, 공감보다는 침묵을 강요하는 나라. 이런 세상은 야만의 세상입니다."


구포초 학부모들이 낸 글의 마지막은 학교의 역할과 의미를 짚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들은 "우리는 아이들에게 아픔을 나누고, 서로를 존중하라고 이야기하지 않느냐"라며 "(지금이라도) 학교가 진정한 배움터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부산의 다른 학교로 옮겨붙을 모양새다. 구포초 외에도 부산진구, 기장군 등에서 일부 학교 학부모회가 비슷한 내용의 성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의 추모 노력에 힘을 보태고, 이를 막으려는 행태도 또한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겠단 뜻이다.

학부모단체는 교육부가 사태에 더 기름을 붓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미하 부산다행복교육학부모네트워크 운영위원은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교육부가 재량휴업에 동참하는 학교에 공문까지 보내 처벌하겠다고 하는데, 자발적 추모를 강제로 막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강진희 부산학부모연대 상임대표도 "교육부의 징계 운운은 역풍을 부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더 반발하는 게 아니겠느냐. 우리 또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라며 후속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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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49재일인 9월 4일, 공교육 정상화의 날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문을 낸 부산 북구 구포초등학교 학부모회. ⓒ 김보성

#구포초 #공교육 정상화의 날 #서이초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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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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