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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선거개악' 우려... "초가삼간 다 태운다"

정의당·시대전환·진보당·녹색당·노동당 병립형 회귀 조짐에 반발... 시민사회 비판도 커져

등록 2023.09.01 17:01수정 2023.09.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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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반대, 거대양당의 정치개악 밀실 담합 규탄 원내외 정당 공동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정의당, 시대전환, 진보당, 녹색당, 노동당 등 원내외 군소정당이 하나로 뭉쳤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이 주도하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자칫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라는 '개악'을 낳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반대! 거대양당의 정치개악 밀실담합 규탄"을 외쳤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위성정당 시즌2'의 불안한 조짐이 불거지고 있다"며 "위성정당으로 도둑질한 의석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대놓고 훔치겠다는 전언이 거대양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거대 양당의 밀실담합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 위기"라면서도 "더 암담한 것은 민주당의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밀실담합에... 더 암담한 것은 민주당의 태도"

"민주당을 볼 때마다 셰익스피어 희곡의 한 대목이 떠오릅니다. 로마 황제 카이사르가 죽음을 앞둔 순간 '브루투스, 너마저'를 외치는 장면 말입니다. 민주당이 개혁에 뒷걸음칠 때마다 '민주당 너마저'를 곱씹었던 촛불시민들의 탄식을 민주당은 알고 있는 겁니까?

선거제도 논의가 시작된 이래 정의당은 무엇이 민주당의 공식 당론이라는 걸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양당 독식 완화, 비례성 강화, 소수정당 원내진입 뒷받침이라는 3대 원칙을 말로만 하면 무슨 소용입니까. 이재명 대표가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며 단식까지 들어간 상황에서, 더 많은 민주주의 실현과 정치개혁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야 합니다."


배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강력하게 경고한다"며 "실천 없는 정치는 촛불 민심에 대한 배신이자 참칭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국민의 입에서 '민주당 너마저' 탄식이 나오는 상황을 이제는 끝내야 하지 않겠나"라며 "병립형 회귀와 선거제도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당론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또 국민의힘을 향해선 "적대적 양당정치, 군소정당 말살이 보수정치의 생존전략이자 본령인가"라며 "억지선동을 즉각 중단하고 연동형 비례제 폐지 법안을 철회하라"고 했다.

민주당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으로 국회에 입성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20대 국회가 합의한 선거제도 개혁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것이 퇴행으로 물러서는 명분이 돼선 안 된다"며 "부족한 부분을 정치개혁의 취지에 맞게 고치고 다듬어서 더 나은 제도를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병립형 회귀가 "국민의힘만 반가워할 퇴행"이라며 "벼룩 잡다가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용 의원은 "밀실야합으로 누더기가 된 선거제도 개혁 논의, 다시 원칙과 상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그렇기에 제1야당 민주당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과 지난 화요일, 민주당은 '강도높은 혁신'을 결의하며 국민의 뜻이 온전히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국민께 약속했다"며 "혁신과 개혁으로 무장한 야4당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자. 보다 과감한 개혁에 나서자"고 주장했다.

"거대 양당은 정치개혁 열망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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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정치개혁공동행동과 정의당 · 진보당 · 노동당 · 녹색당이 8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병립형 회귀 반대 및 선거제 개혁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전날 시민사회계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병립형 회귀 움직임을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개헌국민연대는 "하루하루 총선 시계가 흘러가도 거대 야당과 여당은 여전히 뒷짐지고 있다. 자당의 정치적 이득만 따지고 있다"며 "거대 양당은 국민의 정치개혁 열망을 똑바로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2024정치개혁공동행동 역시 "공론조사 결과 무시하는 병립형 비례제 반대한다"며 "국회는 공론조사 결과를 존중하는, 비례성 높은 선거제 개혁을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여야 청년정치인 모임 '정치개혁2050'도 "지금의 정치에 더는 현재와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그런데도 양당 독식을 강화하고 적대감을 증폭시키는 무능 정치로 돌아가려는 병립형 회귀로의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를 갖는다"고 표명했다. 이들은 "정치를 과거로 퇴행시키지 말라"며 "양당 독식 병립형 회귀에 반대한다"고 했다. 또 "양당의 지긋지긋한 당파싸움에 나라가 침몰하고 있다"며 "제발 미래로 가자. 우리는 절박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은 이날 오후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만 참여하는 '2+2' 협의체에서 선거제도 개편이 논의됨에 따라 원내 소수정당이 배제되고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여야 협상 자체가 지지부진하고, 군소정당과 시민사회계의 문제 제기가 이어짐에 따라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당분간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분위기다. 

[정치개혁 용어사전] 국회의원 어떻게 뽑을까요 https://omn.kr/22ewj
#정치개혁 #선거제도 #병립형 비례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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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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