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고양시를 이념대립의 소용돌이에 가둬두는 것"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고양시 태극단선양회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반대 밝혀

등록 2023.09.06 14:24수정 2023.09.1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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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고양특례시의회 사이트 홍보 전경 ⓒ 고양특례시의회



인구 108만의 경기도 고양특례시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이지만 '금정굴 민간인 학살사건'(아래 금정굴 사건)과 같은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금정굴 사건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10월 9일부터 31일까지 당시 고양경찰서장의 지휘아래 153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일이다. 이 사건은 국가기관이 재판 없이 민간인들을 총살해 국가범죄이고 전쟁범죄가 되는 것으로서, 가해자는 고양경찰서와 그의 지휘를 받는 의용경찰대, 태극단, 치안대였다(관련기사 : "EBS 방영불가 '금정굴 이야기', 국정감사에서 확인해야" https://omn.kr/20n65).

2006년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금정굴 사건에 대해 경찰 책임하의 불법 학살로 인정하고 국가배상을 판결했다. 이후 금정굴 희생자 지원조례가 여러차례 고양시의회에 상정되었으나 보수단체 등의 반발로 무산되었다가 2018년에 최종 통과가 되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고양시의회가 <고양시 태극단선양회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도영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의장은 "선거철이 되면 보수정당은 '금정굴 평화공원'을 둘러싸고 공원묘지 반대 공약을 내세우며 이념대립을 세워왔다. '태극단선양회 예우 및 지원 조례'는 또다시 고양시를 이념대립의 소용돌이 속에 가둬두는 것"이라며 "금정굴 유가족을 비롯해 민주.인권.진보운동가와 시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양시의회는 현재 여야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이 17대 17로 동석이다.
하지만 위 조례를 공동발의한 의원은 국민의힘 이철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문재호 의원이고 민주당 송규근, 김학영, 정민경, 공소자 시의원이 서명에 동참하며 조례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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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소재 금정굴 인근의 전승일 영화감독이 그린 소개 벽화 ⓒ 전승일


이도영 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하여 색깔론 종북논란으로 피해를 입어왔던 민주당이 위 조례를 함께하는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조례안을 부결시키는 것을 넘어서, 상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는 고양시 태극단선양회 예우 및 지원 조례를 단호히 반대하며 피해당사자들과 어떠한 논의도 없이 가해자를 위한 지원 조례를 만드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조례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이철조 시의원은 "6.25 당시 적 치하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반공유격활동청년들을 기리는 일을 인도주의적인 문제가 아닌 이념대결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말했다.

반면, EBS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선정작 '금정굴 이야기' 영화를 제작한 전승일 영화감독은 "1995년 금정굴 사건 희생자들의 유골이 발굴된 이래 이 역사적 아픔을 제노사이드 현상으로 다루면서 국제적 차원의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세력들의 철 지난 이념대결의 부활을 노린 의도가 담긴 조례 제정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양시민사회 # 태극단선양회 예우 조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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