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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담수 12시간 뒤 "녹조 띠 선명... 백제문화제? 녹조문화제 된다"

보철거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 12일 성명 발표... "공주보 담수 중단하고 민관합의 이행" 촉구

등록 2023.09.12 11:34수정 2023.11.10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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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공주보 담수를 시작한 뒤 12시간도 안 돼 금강에 녹조가 피기 시작했다. ⓒ 시민행동

 
"공주보 수문을 닫기 시작한 지 12시간도 안 돼서 시퍼런 녹조 띠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임도훈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민행동 간사(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의 말이다. 공주시와 환경부가 민관합의를 어기고 백제문화제 대백제전을 위한 공주보 담수 계획을 발표하자, 환경단체들은 이에 반발해 지난 10일부터 공주보 수몰 예정지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다음날인 11일 오후 3시부터 사이렌 등 경고도 하지 않은 채 공주보 담수가 단계적으로 진행되었고, 다음날인 12일 오전 일찍부터 녹조 띠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아래 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천막 농성 3일째인 오늘 아침, 금강 고마나루는 녹조 띠가 발생했다"면서 "높은 기온에 공주보 담수로 유속이 느려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물이 차오르고 있어요" 공주보 앞 천막농성 돌입 https://omn.kr/25lb4  

실제로 현장에 가서 확인한 결과, 전날까지만 해도 바닥의 모래가 내비칠 정도로 물이 맑았는데 공주보 수문을 닫아 물이 정체되기 시작하자 물이 눈에 띄게 탁해져 있었다. 특히 강변에는 녹조 띠와 함께 녹조 알갱이들이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

농성 천막을 밤새 지킨 임 간사는 "녹조 띠가 눈에 선명하게 보일 정도라면 이미 고마나루 구간 녹조량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공주보 추가 담수를 진행한다면, 녹조가 창궐한 문화제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간사는 특히 "간 독성을 가지면서 에어로졸 형태로 호흡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녹조를 수많은 시민들에게 노출시키게 될 것"이라며 "금강 생태계에 있어선 죽음의 문화제일 뿐 아니라, 참여자들의 건강을 해치는 녹조문화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담수 없는 문화제 개최' 약속해놓고... "미이행, 처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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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훈 시민행동 간사가 녹조가 핀 금강변을 조사하고 있다. ⓒ 김병기


공주시는 11일 농성천막 현장에 와서 '국가하천(금강) 구역 불법행위 원상회복 명령' 계고장을 전달했다. 공주시는 시민행동의 천막농성에 대해 "하천법 제33조(하천의 점용허가 등) 규정을 위반한 행위"라며 "원상회복을 즉각 명령한다"고 계고장에 적었다.

이에 대해 임 간사는 "공공의 안전과 복리를 위해 긴급히 처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 사전 통지없이 행정대집행이 가능하다는 내용인데, 천막농성하는 것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게 아니다"라며 "민관협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공주보 담수를 강행하는 것이 오히려 행정대집행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과 대전충남녹색연합, 금강재자연화위원회, 대전환경운동연합 등은 11일 공주보 상류 좌안 모래톱 700여m 지점에 설치한 농성천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주시는 2023년 백제문화제 시설물 설치를 이유로 공주보 담수를 환경부에 요청했고, 환경부는 9월 11일부터 공주보를 담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하지만 공주시는 2022년 5월에도 공주보 민관협의체에서 '담수 없는 문화제 개최'를 약속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환경부와 공주시의 이같은 약속 미이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공주시는 2019년부터 담수 없이 백제문화제를 개최하기로 공주보 민관협의체에서 약속한 바 있고 이번이 5번째이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시민행동 등 환경단체들은 공주보 앞 천막농성을 벌이며 세종시 환경부 청사와 공주시 앞에서 공주보 담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1인 시위도 이어가고 있다.

[환경새뜸] “백제문화제? 녹조문화제 되겠네”... 공주보 수몰 예정지 천막농성장 인터뷰 ⓒ 김병기

 
 
#공주보 #백제문화제 #4대강 #공주시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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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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