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쌍둥이 남매 편지에 김동연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힘 보태달라"

비전 선포식 개최, 2040년까지 213.5조 원 투입... 26일 정부에 '주민투표 실시' 공식 요청

등록 2023.09.25 15:40수정 2023.09.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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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 깨우다! 대한민국 성장 잠재력,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발표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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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경기 연천군에서 온 쌍둥이 남매 김주원(12)군과 김주연(12)양으로부터 '아이들이 꿈꾸는 경기도' 편지문을 전달 받고 있다. ⓒ 경기도

 
"우리는 묻습니다. 왜 경기 북부의 시간은 멈춰 있는 걸까요?... (중간 생략)... 1987년 대선 이후 선거 때마다 '경기 분도론'이 부상했지만,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민심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필요성을 알리는 영상 시청이 끝나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25일 경기도청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다.

김동연 지사는 "오늘은 기쁘고 역사적인 날이다, 이제 시작이다"라며 "오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다, 행정적으로는 자치도를 만들고 경제적으로는 북부 대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특히 "내일(26일) 제가 중앙정부를 방문해서 국무총리를 만나고, 공식적으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주민투표 요청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가 이날 발표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에는 2040년까지 17년간 총 213조 5천억 원의 투자와 민간 자본을 유치하고,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0.31%p 끌어 올리겠다는 방안 등이 담겼다.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연평균 0.31%p 증가

김동연 지사는 이날 비전 선포식에서 경기북부의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인구 360만 명의 풍부한 인적자원, 서울.경기남부와 인접한 지리적 강점, 잘 보존된 DMZ(디엠지)가 있고 역사, 문화적으로 다양한 관광자원도 가지고 있다"면서 "DMZ 브랜드 가치는 무려 209조 원으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114조 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경기북부 대개발은 대한민국 경제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해 "2040년까지 앞으로 17년간 213조 5천억 원 투자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인프라에 43조 5천억 원, 기업 투자유치에 170조 원이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로 경기북부 연간 6만 명, 대한민국 연간 36만 명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는 김 지사의 임기 중인 민선 8기부터 시작한다. 그는 "민선 8기 동안에는 인프라에 8조 4천억 원, 투자유치에 5조 1천억 원 등 13조 5천억 원 투자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에 따르면, 경기특별자치도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31%p가 증가한다. 연간 평균 98조 1천6백억 원, 평균 GDP의 4.16%를 의미한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가 발전하면 연관 사업의 파급효과로 비수도권도 동반성장하게 된다"면서 "향후 성장 과실을 가지고 지역 간 상생협력 기금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연평균 0.31%p 증가' 목표 달성을 위해 ▲3-Zone(콘텐츠미디어존(CMZ), 평화경제존(DMZ), 에코메디컬존(EMZ) 클러스터 조성 ▲9대 벨트(디스플레이 모빌리티, IT(정보통신), 국방‧우주 항공, 지역특화산업, 메디컬‧헬스케어, 그린바이오, 에너지 신산업, 미디어 콘텐츠, 관광‧마이스) 조성 ▲경기북부 시·군 인프라 확충 등 3대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3-Zone'은 혁신 촉발을 위한 산업을 높은 밀도로 고도화하는 클러스터 조성 전략이다. 콘텐츠미디어존(CMZ)은 경기 서북부를 콘텐츠‧방송미디어 산업으로 특화하면서 전시‧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을 고도화한다. 이를 위해 고양 JDS(장항, 대화, 송산ㆍ송포동)지구 및 영상문화단지, 고양테크노밸리, 파주 출판단지와 연계하며, 킨텍스 제3전시장도 건립을 추진한다.

평화경제존(DMZ)은 평화경제특구‧기회발전특구를 구체화하면서 통일 대비 평화 거점으로 조성한다. 군수용 드론 산업 생태계 구축, DMZ와 주상절리 등 자연환경과 생태자원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지를 만든다. 에코메디컬존(EMZ)은 기후‧환경 보전과 함께 IT‧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푸드테크 산업을 육성한다. 연천, 고양, 파주, 남양주, 의정부로 이어지는 바이오클러스터와 구리‧가평 푸드테크 집적지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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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 깨우다! 대한민국 성장 잠재력,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발표하고 있다. ⓒ 경기도

 
3-Zone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지역에 맞도록 9대 전략산업 벨트로 세분화하는 '9대 벨트'는 파주 디스플레이단지, 의정부 바이오 첨단의료단지, 가평 탄소중립관광 시범지구, 고양‧김포 가상현실‧증강현실 및 메타버스 콘텐츠 플랫폼, 포천 드론특구, 김포 스마트 친환경도시 등 주요 사업들이 포함됐다.

인프라도 대거 확충한다. 도로 분야에서는 격자형 도로망 구축, 핵심도로망 집중 지원,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조기 준공을 추진한다. 서울-연천·동서10축 고속도로와 포천-철원 고속도로 조기착공, 양평-설악 고속도로 반영 등 국가 고속도로망 구축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수도권 제1.5순환고속도로(경기북부 광역 고속화도로) 건설과 광덕터널, 동막~개야 도로 등 강원권을 연결하는 교류 협력 도로 건설에 따라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만든다.

철도 분야에서는 순환철도망 구축 및 GTX A‧B‧C 연장 및 D‧E‧F 신설을 계속 추진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해 북한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KTX, SRT 같은 국가고속철도를 파주, 연천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경기연구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 예측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없이는 2023년 GDP 1,997조 8천억 원에서 2040년 2,633조 5,200억 원으로 연평균 1.64% 성장한다. 그러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돼 성장 엔진으로 작동한다면, 2040년 2,772조 9,400억 원으로 연평균 1.95% 성장해 성장률은 더 높아진다.

미래 변화상은?... "1시간 빨리! 삶의 여유를 드리겠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시 경기북부의 미래 변화상을 4개 부문으로 나눠 제시했다.

김 지사는 우선 "1시간 빨리! 길 위의 시간은 줄이고 삶의 여유를 드리겠다"라며 고속도로 나들목 접근 거리를 현재 10.8km에서 민선 8기에 10.2km, 2040년에 8km로 줄이고, 서울 도심 통행시간도 1시간 30분에서 민선 8기에 1시간 15분, 2040년에 30분으로 줄인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매년 6만 개! 미래 산업을 이끌 유망한 일자리를 만들겠다", "일, 집, 쉼! 행복의 조건을 갖춘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 "생태관광 자원 개발! 세계적인 명소로 조성하겠다" 등 일자리, 교육시설 확충,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등의 변화 지표를 정리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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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문희상 민관합동추진위원,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국회의원, 시장군수, 경기도의원 및 도민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앞서 이날 비전 선포식에서는 경기북부의 저성장, 규제로 인한 차별 등 어려운 현실을 에피소드로 보여준 연극 공연과 도민 발언이 진행됐다.

경기 동두천에 살고 있는 이성만(58)씨는 각종 중첩된 규제로 인해 제대로 사업하기 어려웠던 본인의 경험담을 소개하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씨는 "동두천 20대들의 목표가 '탈두천'이라고 한다, 동두천에서 탈출하여 아예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라며 "모든 지표에서 점점 낙후되고 퇴보하는 쪽의 경기북부가 아니라 나아지는, 발전되는 경기북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연천군에서 온 쌍둥이 남매 김주원(12)군과 김주연(12)양은 "엄마, 아빠가 빨리 퇴근해서 집에 오고, 어린이들이 재미있고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동산이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경기북부 연천을 더욱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어 달라"는 바람을 담은 편지를 낭독했다.

남매로부터 편지를 전해 받은 김동연 지사는 "아버지가 빨리 와서 가족들끼리 좋은 시간을 보내고, 학생들이 마음껏 자기의 꿈을 펼치고, 청년들이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서 직장을 잡고 일하고 싶다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21대 국회 임기 내 '특별법' 제정 추진

한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6일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과 함께 정부서울청사에서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을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및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3건이 21대 국회 임기 만료 전 통과할 수 있도록 내년 2월까지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관련 특별법 제정과 출범 준비 기간을 고려할 때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법적 선결 요건인 주민투표가 이뤄져야 21대 국회 임기 내에서 특별법 제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관련 도민들의 충분한 여론 수렴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난 1월 특별자치도 설치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31개 시‧군 공직자 대상 설명회, 정책토론회 및 권역별 숙의 토론회 등을 개최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월 14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민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0%(2,750명)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21.6%(모름/무응답 23.4%)에 그쳤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비율도 71.8%(3,590명)로 높게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1.4%p).
#김동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주민투표 #경기분도론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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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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