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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대책은 위헌" 야당 의원 지적에 이동관 "책임질 것"

과기방통위 국정감사 첫날... 의원들과 설전 벌인 이동관, '가짜뉴스 대책' 추진에 강한 의지

등록 2023.10.10 13:25수정 2023.10.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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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언론보도에 대해 방통위가 진위를 판단하는 것은 헌재 판결을 위반한 겁니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첫날인 10일, 피감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한 위원들의 질문은 '가짜뉴스 대책'에 집중됐다. 가짜뉴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온갖 위법, 위헌 논란에도 대책을 밀어붙이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국정감사 인사말에서도 '가짜뉴스'를 6차례나 언급하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오전 질의에선 가짜뉴스 판단 주체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첫 번째 질의에 나선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짜뉴스 허위정보 최종적인 판단은 누가 하는 건가"라고 묻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사회적 공감대가 확립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가짜뉴스냐, 허위정보냐를 최종적으로 누가 판단하나"라고 하자, 이 위원장은 "일단 심의기관에서 판단할 수 있고"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미네르바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언론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냐 아니냐를 방통위나 방심위가 (판단해) 행정 처분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헌재 판결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했지만, 이 위원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왜 방통위가 가짜뉴스 판단?" vs "법에 따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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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정 의원은 "취재 보도 당시 사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정황 혹은 이유가 있다면 처벌받지 않는 판례가 있다. 그런데 왜 방통위가 허위정보, 가짜뉴스 판단을 하나"라고 묻자, 이 위원장은 "저희도 엄정한 법 규정에 따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만약 방통위가 위법적이고 위헌적인 행위를 했으면 다 책임을 지셔야 한다"는 정 의원의 지적에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고민정 의원은 지난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률검토 의견이 '인터넷 기사 심의 불가'에서 '심의 가능'으로 바뀐 점을 따져물었다. 지난달 13일 방심위 법무팀의 1차 법률검토 의견은 "인터넷 신문사업자는 통신심의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였지만, 20일 2차 의견은 '인터넷 언론 기사도 심의 가능'이라며 입장이 번복됐다.

고 의원은 류희림 위원장에게 "20일 보고받은 내용을 가지고 21일 (가짜뉴스 심의) 발표했다, 인터넷 신문은 심의 대상에 포함된다는 의견을 왜 택했나"라고 물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인터넷 언론의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가 심의 대상에 삼아야 되지 않겠냐는 제 의견에 따라서 두 번째 의견을 채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고 의원은 "위원장이 직권으로 두 번째 안이 더 마음에 든다고 해서 되는 거 아니다, 거기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셔야 한다"고 압박하자, 이번엔 이동관 위원장이 거들고 나섰다. 이 위원장은 "처벌받는 행정 행위 가운데 하나가 소극적 행정"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거는 적극적인 해석과 적극적 행정을 한다는 차원에서 한 처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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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광진구을)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박완주 무소속 의원은 지난 1920년 독일 나치가 이념적으로 맞지 않는 언론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한 언어가 '가짜뉴스'였고, 유신체제 당시 응급조치를 통해 언론을 탄압한 사례를 들면서 "가짜뉴스가 뭐고, 판정은 누가하고 어떤 조치를 할 것인가 함께 논의하지 않으면 유신 때와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과한 말씀"이라고 일축하면서 "나치 얘기까지 하셨는데 다시 그런 일이 있을 수 없고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허숙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짜뉴스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정립됐다고 말했는데, 근거가 있나"라고 묻자 이 위원장은 "그런 사례가 이미 외국 사례로 수도 없이 쌓여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뉴스타파 사건에서 아주 상징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인사말을 두고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국회와 적극 소통하며 산적한 현안을 처리해오고 있다'는 이 위원장의 인사말을 꼬집으면서 "국회와 적극 협조했다는 말은 조금 당황스럽다"며 "여당과 적극 협조했었다고 했어야지, 국회와 적극 협조했다면 국회 누구하고 어떤 협조를 했는지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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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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