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이태원 참사 1주기에 사과 안 한 국힘... '이 의원'만 달랐다

30일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발언 찾아보니... 사과 발언은 김예지 의원 단 한 명뿐

등록 2023.10.31 14:29수정 2023.10.31 14:29
0
원고료로 응원
a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지난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추도사를 했지만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할 뿐 참사 희생자나 유가족, 생존자를 향한 사과의 메시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30일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한 7명 중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언급한 사람은 네 명뿐이었다. 그마저도 김예지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사과의 한 마디조차 없었다.

국민의힘 의원들, 한목소리로 "민주당 정쟁 탓에..."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타까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어제로 1년이 지났다"며 "여당으로서 저희 국민의힘 역시 애도하는 마음, 송구한 마음이 결코 다르지 않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지만 유가족이나 생존자를 향한 사과의 발언은 없었다.

이어 김 대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이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유감이다. 참사를 정쟁에 이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오랜 시간, 이 법안의 처리가 미루어질 이유가 없었다"며 "민주당이 오랫동안 행안위에서 법안처리를 미루면서 지난달 말에서야 비로소 법사위에 회부되었다"고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이 민주당이 정쟁에 골몰한 탓에 미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김병민 최고위원의 발언에서도 찾을 수 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하기도 한 김 최고위원은 "어제 추도대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 등 야당의 지도자들은 우리 사회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치유의 언어 대신 갈등과 증오를 부추기는 정쟁과 분열의 언어를 쏟아내기 바빴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인사들이 추모를 정쟁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김 최고위원은 "지난날 조사 과정에서 유족 및 피해자분들이 온전하게 참여하는 과정이 부족했기에 확실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분노와 증오가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정작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본질적인 치유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게 아닌가 걱정과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년 충분히 아파했고 또 슬퍼했다면 이제 남은 시간은 위로를 넘어 치유의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가람 최고위원 역시 "어제는 이태원 참사일이었다"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만 언급하고 사과의 말 대신 "국민의힘은 세력을 과시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얻는 것보다 국민의 생명을 정책적으로 챙기는 것에 힘쓰겠다"며 민주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말한 김예지 
 
a

김예지 국민의힘 신임 최고위원이 지난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최고위원, 윤재옥 원내대표, 김기현 대표. ⓒ 남소연

  
이들과 달리 사과한 사람이 한 명 있다. 바로 김예지 최고위원이다. 김병민 최고위원과 마찬가지로 서울광장의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한 김 최고위원은 "정부 여당으로서 우리 국민과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분들의 안전을 챙기지 못한 그 어떤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여러분들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작년 참사 이후 여야는 안전 대책 법안 48건을 넘게 경쟁적으로 발의했지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1건에 불과하다"며 "더 이상 정쟁으로 시간을 보낼 순 없다. 국회는 여야가 마주 앉아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미흡한 법률을 보완하고 정부는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지자체는 빈틈없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행동할 차례"라며 야당만을 지목해 정쟁이라 비판하지 않고 여야와 정부, 지자체 모두의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최고위원은 "당시 현장을 지키셨던 구조자분들과 피해 생존자분들께서 느끼실 죄책감과 그로 인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날 회의에서 유일하게 구조자를 언급했고 "지난 1년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또 이어졌던 그 힘든 자리에서 꿋꿋이 이태원을 지켜주신 소상공인분들께 감사와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며 재차 사과했다.

같은 날 국회 추모제에 참석한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참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을 뿐 사과는 없었다.
#국민의힘 #이태원참사 #윤석열 #김예지 #사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3. 3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4. 4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5. 5 용산에 끌려가고 이승만에게 박해받은 이순신 종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