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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함께 식사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

홍익표의 쓴소리에도 '끄덕끄덕'... 국회 존중 태도에 주력

등록 2023.10.31 15:28수정 2023.10.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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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단 및 여야 원내대표와의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0.31 ⓒ 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기 위해 31일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고, 여야 원내대표 및 상임위원장들과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쓴소리도 들었지만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국회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에 주력했다.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한 윤 대통령은 이어 의사당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 및 상임위원장들을 만났다. 이 간담회에선 상임위원장 모두에게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상임위원장 간담회 뒤 참석자들과 사랑재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한 윤 대통령은 "오늘 이렇게 국회에 와서 우리 의원님들과 또 많은 애기를 하게 돼서 저도 아주,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경제, 안보 이런 데 대외적인 위기 상황이 많이 있고, 또 국민들의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초당적, 거국적으로 힘을 합쳐서 국민들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여러분들이 아까 간담회 때 하신 말씀은 제가 다 기억했다가 최대한 국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익표의 이태원 참사, 거부권, 민생 위한 재정 역할 얘기에 고개 '끄덕'

앞서 열린 상임위원장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짧았고 '경청'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때로는 "매우 유감"을 표하기도 하면서 중요한 몇 가지 쟁점을 제기했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선 확정 직후 윤 대통령이 소감으로 '헌법정신과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겠다'고 한 말을 상기시킨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우리 야당에게 섭섭한 것도 있으시겠지만, 우리 야당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대통령께서 국회를 좀 존중하는 문제, 그 다음에 야당과 협치하는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아쉬움이 큰 부분도 있다"고 쓴소리를 시작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불발로 야당이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일을 언급하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안심사 또는 예산심사 과정에서 국회의 자율성을 좀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여야가 서로 협의해서 합의한 것에 대해선 대통령실이 조금 열린 자세로 수용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모두 민생 현장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민생 현장이 어렵기 때문에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역할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물가나 환율, 유가, 여러가지 삼중고의 어려움이 있는데, 금리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서 서민과 중산층의 아픔을 좀 위로할 수 있고, 그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국가 재정적 역할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것은 대통령의 책임을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이태원 참사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등등이 있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대통령께서 따뜻한 손을 좀 내밀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교회에 가셔서 추모 예배를 보신 것은 있지만, 현장에서 그분들과도 소통하고, 그분들의 말씀을 좀 들어주시고, 그분들이 요구하시는 여러가지 법과 제도 개선 등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이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여야가 협의할 수 있게 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윤 대통령은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여당도 '협치'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께서 취임 일성을 야당을 존중하고 배려해달라고 말씀하셨다. 깊이 유념하고 실천하겠다"며 "지금까지는 오월동주의 관계에서, 이제는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동주공제의 관계를 이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 #홍익표 #윤재옥 #국회 #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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