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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친일파 남인수 가요제 장소 불허 통보

사업회, 결국 행사장 변경 공지... 민족문제연구소 등 계속되는 비판

등록 2023.11.03 11:16수정 2023.11.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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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시가지 거리에 내걸린 '남인수 가요제' 펼침막. 진주시는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게시물로 철거하기로 했다. ⓒ 윤성효

 
진주시가 친일파 남인수(본명 강문수, 1918~1962)의 이름을 딴 가요제 장소 대여 불허를 통보했다. 남인수 기념사업회, 가요제 추진위는 4일 진주시 하대동 야외 남강 무대에서 '제1회 남인수 가요제'를 열 예정이었다.

3일 진주시는 사업회 측에 남인수 가요제 장소 대여 불허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시는 야외무대 운영 및 관리 규정을 위반해 행사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주최 측이 허가없이 가요제를 열면 법적 조치를 검토했다.

결국 행사를 강행하려던 주최 측도 대응에 나섰다. 사업회는 긴급공지에서 "문산읍 동부로 471-1 남인수 기념사업회 공연장에서 경연을 치루기로 했다"라고 계획을 발표했다. 표면적 이유로는 날씨를 내세웠다. 행사 당일 많은 비와 강풍이 예고돼 다른 곳에서 경연을 치르겠다는 것이다.

남인수 가요제 개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진행 중이다. 친일 행적에도 남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를 개최하려 하자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노래를 통해 일본의 전쟁을 후원하고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몰았던 반민족행위자를 숭모하는 행사를 열게 해선 안 된다"라며 규탄했다.

남인수 가요제는 진주시의 예산 지원을 받은 한 진주 언론사 주최로 1996년부터 10년 동안 개최됐고, 결국 친일 행적에 따라 2008년 폐지됐다. 이후에도 여러 번 개최 시도가 이루어졌으나 반대 여론이 비등해 성사되지 못했다. 올해는 사업회 측이 한 야외무대에서 행사를 예고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진주 출신으로 가요 황제로 불렸던 남인수는 1942년 '강남의 나팔수', '병원선', 1943년 '혈서지원' 등 친일군국가요를 부르는 등 친일 행적이 드러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남인수 #가요제 #친일행적 #친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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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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