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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신당, '보수 1당' 놓고 국민의힘과 다툴 것"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조대원 리서치한국여론정책연구센터 센터장

등록 2023.11.13 14:52수정 2023.11.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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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0일 열리는 22대 총선이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늘 그렇듯 이번에도 신당 창당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 받는 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다. 

이에 대해 다양한 얘기가 오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자신의 몸값 올리기 위해 허풍을 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준석 신당은 실체가 있을까? 최근 이준석 전 대표와 교류하며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조대원 리서치한국여론정책연구센터 센터장을 지난 12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조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내일 총선 치르면 국힘 100석 전후, 민주 200석 근접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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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원 리서치한국여론정책연구센터 센터장 ⓒ 조대원


- 제22대 총선이 채 5개월도 안 남으니 정치권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 같아요.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최대 위기죠. 결론부터 얘기하면 내일 총선을 치른다면 국민의힘은 100석 전후, 더불어민주당은 200석 근접할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거의 차이 없어요. 심지어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죠. 참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해야겠죠."

- 왜일까요?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 끝나고 윤석열 이재명 두 사람이 양당을 장악한 이후에는 어쨌든 최악만은 피하자는 심정으로 국민들이 투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요. 평상시 여론 조사할 때는 국민들이 둘 다 싫다는 걸 그대로 여론조사에 밝혀요. 하지만 일단 투표소에 들어가면 전주을 재선거 때도 그랬고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때도 그랬고 어찌됐든 최악을 피하려 차악에 표를 몰아주고 있어요.


지난 대선 때 겨우 0.74% 차이로 승부가 갈렸지만 그 1%도 안 되는 차이로 국민의힘이 모든 권력을 다 가졌잖아요. 마찬가지로 내년 총선에선 겨우 몇 퍼센트 정당지지율에서 앞선 더불어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통째로 차지할 공산이 아주 커졌어요. 현재 선거 제도에 변화가 없다면 두 당의 의석수 차이가 2배 가까이 날 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그럼, 지금은 대선 연장전인가요?

"그렇다고 볼 수도 있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공당이라기보다는 윤석열 이재명, 두 거물정치인이 완전히 당을 장악한 사당이라고 봐야 하니까요. 이재명 윤석열 이전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과는 완전히 다른 당이 돼버렸잖아요. 국민들 입장에서 이 두 명의 비호감 정치인들이 그나마 서로 견제가 되도록 권력을 나눠주는 게 나라를 덜 망치는 길이라 여기는 듯 보여요. 따라서 대통령 권력을 윤석열에게 줬으니 의회 권력은 이재명에게 줘서 전횡을 못 휘두르게 막으려는 것 같아요. 이렇게 반복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국민의 마음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거예요. 그러니 끊임없이 정치권에 대안을 요구하는 거고, 그 공간을 지금 이준석 금태섭 양향자 등의 신당 추진세력이 파고들고 있는 거죠."

- 신당은 언제나 나왔잖아요. 이번에는 다른가요?

"그때하고는 많이 달라요. 그간 국민들이 제3당을 찍어주면서도 늘 실망했던 건 매번 양당에서 소외받은 사람들이 선거 직전에 당 만들고 그렇게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더 다는 데 성공하면 곧바로 거대 양당에 투항하고 흡수돼 버렸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내년 총선을 앞둔 신당 추진세력들은 아예 양당을 무너뜨리고 기존 정치판을 엎어버리겠다고 다짐하고 나섰어요. 오히려 신당이 기존 정당들을 흡수하겠다며 덤비고 있는 형국이죠. 이게 단순한 프로파간다가 아니라 거대 양당 정치의 폐해에 질린 민심의 강력한 요구이자 지금의 시대정신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국힘 100석 넘길 확률보다 신당 50석 넘길 확률이 더 높다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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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동대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당을 창당한다면 대구에서 가장 반개혁적인 인물과 맞붙겠다고 말했다. ⓒ 조정훈

 
- 지금 가장 주목 받는 건 이준석 신당인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제가 이준석 전 대표를 지난 일요일에 만났습니다. 이 전 대표가 저희 집 근처까지 와서 1시간 정도 이야기 나눴어요. 이준석 대표를 만나보니 국민의힘과 민주당 사람들, 그리고 정치평론가들이 언론에 나와 이준석 관련해서 떠들고 있는 '비례정당 창당' '무소속 출마' '당내에서 몸 값 올리기 작전' 등의 얘기들이 다 부질없는 헛소리라는 걸 금방 알게 되더군요."

- 어떤 면에서요?

"이 전 대표가 저한테 한 2년 만에 전화한 거예요. 저도 간만에 전화 받으니 어색해서 '요즘 바쁜 것 같던데 나한테까지 무슨 일로 전화했냐?'고 첫마디를 꺼냈어요. 그랬더니 다짜고짜 '큰 판을 짜고 있는데 가장 성골인 형님을 빼고 무슨 일을 하겠냐'고 하는 거예요. 예전부터 이 대표가 TK출신에 육사출신인 저더러 '보수의 성골 중 성골'이란 말을 종종 했었거든요. 그 소릴 듣고 짐작되는 부분이 있어서 '왜, 나더러 대구 출마하라고?'라며 제가 반문하니 이 대표가 '저랑 같이 가셔야죠'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만약 이 대표가 저한테 '신당 만들고 형님 비례 한 자리 드릴 테니까 저하고 같이 갑시다'라고 했으면 제가 마음이 안 움직였을 거예요. '이준석이 갑자기 나한테 왜?'라고 의심부터 했겠죠. 근데 이 대표가 '지역주의와 이념주의를 기반으로 한 양당 체제를 깨고 싶다. 이번에 그 기회가 온 것 같다'는 얘길 하는 거예요. 저 역시 지역주의를 깨고 한국 정치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냐에 대해 늘 고민해왔던지라 그 말에 전율을 느낄 정도로 큰 감동이 왔어요. 내년 총선에서 '보수의 50년 심장' 대구를 직접 치자는 거예요. TK를 무너뜨리지 않고는 절대로 지역주의가 깨지지 않는다면서 말이죠. 그걸 역으로 얘기하면 대구·경북의 지역주의가 무너지면 호남의 지역주의도 무너질 것이고 전국 모든 곳에서 무너질 거란 거죠.

그동안 민주당이 왜 TK에서 실패했냐면 기본적으로 대구·경북 사람들이 찍어줄 만한 민주당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더 쉽게 얘기하면 당장 눈에 보이는 학력 경력 실력이 국민의힘에서 내세우는 검사 장관 교수 출신의 후보들한테 상대가 안 되었단 거예요. 가끔 한두 명 뛰어난 사람이 있기도 했지만 대구의 12개 지역구 전체를 놓고 보면 그 한두 명의 뛰어난 사람으로 전체 선거판을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던 거죠. 이 점을 이준석 대표가 간파한 거예요.

이번에 이준석이 만들 신당에서 내세울 후보들은 전국에 퍼져있는 대구·경북 출신들 중 최고의 인재들을 이 대표가 직접 찾고 설득하고 모아서 국민의힘에 힘 대 힘으로 맞서겠다는 거예요. 그 선봉에 자신이 서서 '살면 같이 살고 죽으면 같이 죽겠다'고 하더군요.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다는 게 자신에게는 이제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자신이 대구 출마를 위해 모아놓은 사람들 6명의 이름을 대는데 면면이 너무 화려한 거 있죠. 순간 '저 정도의 사람들과 함께 하면 대구서 이길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과 감동이 확 밀려오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설렜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수요일에 또 전화가 와선 "형님 이제 12명 다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하더군요. '아, 이번엔 정말 뭔가 일이 터지겠구나'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 그럼 윤석열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다시 손잡을 가능성 없다고 보세요?

"전혀요. 안 그래도 이 대표에게 제가 그런 얘기를 했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년 반 동안의 국정운영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국민 앞에 무릎 꿇으면 그 때는 당을 뛰쳐나가선 안 된다. 어떻게든 당 안에서 당을 살리는 노력을 하자'고요. 그런데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죄하는 행동이 적어도 '유승민 공천관리위원장', '이준석 선대위 총괄본부장' 정도는 돼야 그 진정성을 믿어줄 수 있다는 거예요. 대통령이 자신의 가장 큰 정적마저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이 대통령의 반성과 국정쇄신의 노력이 진심이란 걸 믿을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끝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윤석열 대통령은 차라리 100석 밑으로 무너져 민주당에게 권력을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유승민 이준석을 전면에 내세워 당의 위기를 돌파하는 선택은 하지 않을 거예요. 차라리 이재명 대표와는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면서 딜이 되어도, 이준석과 유승민이 권력을 잡으면 절대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는 듯 보여요."

- 그러나 2011년 한나라당이 위기에 몰리자, 이명박 전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권력을 넘겼잖아요.

"그거하고는 많이 다르죠.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같은 경우는 당시 박 대통령이 대권주자 1등이었고, 그래서 차기 권력이 박 대통령한테 갈 거라고 모두가 확신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예요. 하지만 지금 윤핵관과 윤석열 대통령은 유승민과 이준석 정도는 언제든지 요리할 수 있고 언제든지 밟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지금 TV와 라디오에 나온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이준석 대표를 향해 '무운을 빈다', '이준석 신당은 0석 할 것'이라며 온갖 조롱과 저주를 퍼붓고 있는 거고요."

-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준석 신당이 40~50석은 할 거라고 보던데 그게 맞다고 보세요?

"제가 지난 주 제 유튜브에서 얘기한 내용인데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00석 넘길 확률보다 신당이 50석 넘길 확률이 더 높아요. 궁극적으로는 이준석 신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1당 자리를 놓고 다툴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고요."

- 이 전 대표가 말하는 것을 보면 반윤·반명 인사들을 규합해서 가려는 것 아닐까 싶은데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당연히 반윤 반명이 돼야 기존 정당에서 나와서 신당에 합류할 수 있으니 반은 맞은 게 되겠죠. 솔직히 극좌 극우층 제외하고 상식적인 생각을 하는 국민들 눈에는 지금 윤석열당과 이재명당은 둘 다 틀렸어요.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비민주성에 기득권 구태에 절어있는 모습까지 서로 거울을 바라보듯 닮아있는 상태죠. 그러니 그 안에서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건 지극히 당연한 거예요. 

하지만 단순히 이재명과 윤석열을 반대했다고 모두가 신당의 영입대상이 되는 건 아니라고 봐요. 내년 초가 되면 양당에서 공천 떨어진 사람들이 무더기로 반윤 반명이 되어 쏟아질 건데 그 사람들을 다 받아들여 몸집만 키우면 그걸 국민들이 신당으로 봐주겠냐는 거죠. 과거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선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2등을 했지만 지역구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 했던 이유도 바로 인물 때문이었어요. 호남지역을 빼면 거의가 기존 양당을 뛰쳐나온 기초·광역의원 수준의 사람들을 지역구에 내보냈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니까 유권자들 눈에는 마치 프로야구 신생팀이 각 팀의 2군 선수들을 끌어 모아 곧바로 1군 경기에 뛰어든 모습처럼 보였던 거죠.  

그런 실패의 교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준석 대표가 이번에 대구에는 그야말로 드림팀을 꾸려 내보낼 작정인 거죠. 그 드림팀의 감독 겸 선수로 이준석 자신도 직접 출전하고 말입니다. 이번에 국민의힘에서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을 대구에 공천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 대표에게 직접 들은 이름들만으로도 국민의힘이 그보다 더 높은 인지도와 실력을 갖춘 인물들을 내세우기가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두 당 후보들이 토론대결을 하든 연설대결을 하든 대구 시민들 입장에서는 전국의 방송 카메라가 총 집결하는 빅매치를 눈앞에서 직관하는 것이잖아요. 이 대표에게서 대구 출전자 명단을 들으며 제가 다 전율할 정도였으니, 늘 한 당만 찍으며 살았던 대구시민들이 간만에 누굴 찍을까 서로 상의하고 고민도 하면서 참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이준석 신당, '노회찬의 정의당'과는 충분히 손 잡을 수 있다"

- 그러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하다고 보세요.

"이 대표가 제게 그런 얘기는 했던 것 같아요. 정의당도 노회찬의 정의당하고는 충분히 손을 잡을 수 있고, 그런 분들은 우리가 노력해서 영입해야 한다고. 하지만 류호정 장혜영 의원과는 같은 당을 하기엔 생각이 너무 다르다고요. 그래서 저도 그 말에 동의를 했고요. 신당이 외연 확장을 통해 기호 3번을 확보한 후 기호 1번 2번과 정면승부를 펼치는 게 내년 총선에서 참 중요하죠. 그렇다손 쳐도 그 두 의원과는 힘들지 않겠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 10일 여의도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전 대표가 만난 건 어떻게 보세요?

"내년 총선을 위해 언젠가는 만나야 할 분들이 만났다고 봐요. 서로 같은 당을 할지 안 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재의 수구 기득권 양당 체제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점에선 공감대가 있어요. 특히나 이준석 대표 입장에선 대구·경북 선거에 자신의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대구에서 '이준석 대 윤석열 구도'로 선거 치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생중계하듯 모든 언론사 카메라를 대구로 집중시킬 거예요. 그렇게 전 국민의 시선을 모은 다음 이 대표가 내세운 후보들이 윤 대통령이 내세운 후보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거죠.

이처럼 이 대표가 온전히 대구 선거에 집중하려면 이에 보조를 맞춰 수도권이나 호남 지역에서 선거를 책임져 줄 훌륭한 사람들과 힘을 합쳐야 하는 건 필수예요. 그래서 유승민 전 대표의 신당 합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거거든요. 금태섭 전 의원 역시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저는 보고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준석 금태섭 두 분이 이 시점에서 만난 건 크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보고,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하는 입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전북의 소리'에 중복 게재합니다.
#조대원 #이준석신당 #제3지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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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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