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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떠나는 가을, 붙들고 싶은 장면

대구 달성 도동서원과 밀양 금시당 은행나무

등록 2023.11.23 08:24수정 2023.11.2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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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서원으로 넘어가는 다람재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본 서원과 낙동강. ⓒ 김숙귀

 
올해 유난히 길었던 늦더위 때문에 짧게만 느껴지는 가을이 아쉽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대구 달성에 있는 도동서원과 밀양에 있는 금시당 은행나무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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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서원 앞에 일명 김굉필나무로 불리는 수령 400년 된 은행나무가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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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굉필나무가 서있는 위쪽으로도 정갈한 모습의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 김숙귀

 
도동서원에는 수령 400년이 된 은행나무가, 금시당에는 45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먼저 도동서원부터 갔다가 내려오며 밀양 금시당에 들르기로 했다. 

도동서원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인 다람재에 올랐다. 다람재에 서면 서원과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자 곁에는 도동서원이 모시는 한훤당 김굉필 선생의 시가 비석에 새겨져 있다. 고개를 내려서면 바로 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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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강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솔숲속에 자리한 금시당 ⓒ 김숙귀

 
서원 입구에 우람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김굉필 나무라고도 불리는 이 은행나무는 한훤당의 외증손 한강 정구 선생이 심었다고 전해진다. 옆으로 가지를 한껏 뻗어 우람하고 위엄에 찬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도동서원의 중정당과 담장은 보물 제 350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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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 350호로 지정되어 있는 도동서원 중정당. 여느 서원과는 다르게 기단이 높고 웅대하며 용머리를 조각해 놓았다. 그리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상지(흰색종이)를 기둥에 둘러놓았는데 이는 동방오현 중의 한 사람인 김굉필 선생을 모신 표시라고 한다. ⓒ 김숙귀

 
여느 서원과는 다르게 높고 웅대한 기단의 정면에는 좌우에 2개의 돌계단을 두어 강당에 오르게 하였으며, 용머리를 조각해 놓았다. 낙동강의 범람으로부터 서원을 보호하고, 등용문과 같이 유생들이 과거에 급제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머리를 조각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기단을 오르내리는 계단 옆으로 다람쥐와 꽃이 조각되어 있었는데, 정면에서 오른쪽에는 위로 오르는 다람쥐가, 왼쪽에는 내려오는 다람쥐가 새겨져 있다. 다람쥐는 동입서출(東入西出)의 출입규칙을 보여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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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당 기단에 새겨놓은 꽃과 다람쥐 문양. 정면에서 오른쪽에는 위로 오르는 다람쥐가, 왼쪽에는 내려오는 다람쥐가 새겨져 있었다. 이는 동입서출(東入西出)의 규칙을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 ⓒ 김숙귀

 
흙과 기와로 쌓아올린 계단식 담장은 검소하고 단아하면서도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 은행나무를 위시하여 구석구석 아름다운 서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밀양 금시당은 조선 명종때 이광진 선생이 담양부사를 끝으로 벼슬을 그만두고 귀향하여 지은 별장이다. 담장으로 경계를 나누어 금시당과 백곡재. 종택 2동이 자리잡고 있다.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금시당과 백곡재는 단아하고 소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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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450년된 금시당 은행나무의 위엄. 나무아래 서있는 사람을 보니 그 크기가 더욱 실감난다. ⓒ 김숙귀

 
뜰 한쪽에 금시당 선생이 직접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보인다. 옆으로 가지를 뻗은 도동서원 은행나무와는 다르게 위로 꼿꼿하게 치솟아 있다. 나무 밑에 사람이 서니 그 엄청난 위용이 실감났다. 노란 은행단풍을 보며 떠나가는 가을에 대한 서운함을 위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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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동 마당에 정겨운 장독대가 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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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당 은행나무. ⓒ 김숙귀

 
#도동서원 #금시당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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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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