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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에 깜짝 놀란 영국? 같은 언론, 다른 기사

[언론비평] <데일리메일>, 탈세·표절·주가조작 의혹도 보도했으나 <매경>은 외모 보도만 인용

등록 2023.11.23 09:56수정 2023.11.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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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사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김건희 여사 관련 두 개의 기사와 인용 보도한 매일경제 기사 ⓒ 웹사이트 갈무리

 
"10년은 젊어 보인다"… 김건희 여사 외모 나이에 깜짝 놀란 영국

<매일경제>(아래 매경)의 22일자 기사 제목이다. 매경은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의 기사를 인용해 "일부 영국인들이 김 여사의 나이가 51세라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며 "일부는 김 여사가 10년은 젊어 보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경이 인용한 <데일리메일>은 또다른 기사에서는 '논란이 많은 영부인'이라며 김건희 여사의 탈세와 표절, 주가 조작 의혹을 보도했다. 특이한 점은 "VERY controversial"라는 문장에서 'VERY'를 대문자로 작성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많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언론사에서 김건희 여사에 관한 두 개의 기사를 보도했지만, 매경은 김 여사의 외모를 다룬 기사만 인용 보도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매경이 취사선택한 기사가 한국 국민이 꼭 알아야할 내용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여사 영국 방문 보도인가 피부과 광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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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데일리메일이 1면에 게재한 사진과 기사 제목 ⓒ 데일리메일 웹사이트 갈무리

 
우선 <데일리메일>이라는 언론사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데일리메일>은 보수 성향이지만 주로 가십성 기사를 다룬다. 그래서 제목과 사진도 자극적인 경우가 많다. 혹자는 <데일리메일>을 가리켜 '황색언론'라고 비꼬기도 한다.

실제로 2017년에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행정수반의 사진과 함께 "레그스잇(Legs-it)에서 누가 이겼는가"를 제목으로 각선미 대결 기사를 올려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데일리메일>은 피부과 의사의 말을 인용해 김 여사 외모의 비결을 '보톡스'와 '필러'와 같은 다양한 미용 치료 때문일 수 있다고 썼다. 한 뷰티전문가는 '영구 화장'과 '레이저 치료', '고가의 의료용 스킨케어' 등도 언급하면서 "김 여사가 필러와 보톡스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이 기사를 읽다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영국 순방 기사인지 미용 치료를 홍보하는 피부과 광고인지 헷갈릴 정도다.

'데일리메일' 인용했다가 창피당한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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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가 만나는 모습 ⓒ 국민의힘 유튜브 갈무리

 
<데일리메일>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또 있다. 2017년 10월 16일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북핵이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항공모함을 한국에 급파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는 보도를 봤다"며 "(그래서) 참으로 고마운 나라라고 생각했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찰스 헤이 대사는 "대표님이 어떤 경로로 그런 언론 보도를 접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현재 영국 정부에서는 어떠한 군사적 옵션도 행하고 있지 않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후에도 "현재 영국에는 (운영 중인) 항공모함이 없다. 없는 항공모함을 급파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 대표의 발언은 <데일리메일>의 기사가 근거였다. 이에 대해 찰스 헤이 대사는 지역언론인 모임인 '세종포럼' 간담회에서 "(<데일리 메일>의 관련 보도는) 틀린 정보를 가진 좋은 예이다"라며 "아마도 홍준표 대표는 <데일리 메일>을 구독하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관련기사: 찰스 헤이 영국대사 "홍준표, <데일리 메일> 구독하나 봐" https://omn.kr/ofvq).

과거에는 외신 보도를 검증할 방법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대다수 국민들이 쉽게 외신을 접하는 시대이다. 기자들이 외신을 인용 보도할 때 더 신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김건희 #외신 #보톡스 #데일리메일 #미디어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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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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