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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집게손'... 빙그레, 광고대상 유튜브 영상도 내렸다

'빙그레우스' 시리즈, 일부 온라인 공격에 해명없이 비공개... "논란 일면 삭제? 잘못된 메시지"

등록 2023.12.01 13:44수정 2023.12.0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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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8월 빙그레 공식 유튜브 채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짐'에 올라온 3분짜리 영상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 일부.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에서 해당 영상에 나오는 빙그레 자체 캐릭터 '빙그레우스'의 손가락 모양을 '남혐'이라고 문제 삼자 빙그레는 영상을 즉각 비공개 처리했다. ⓒ 빙그레

 
식품업체 빙그레가 '집게손' 모양 이미지를 영상에 사용했다는 항의를 받고 해당 영상 시리즈를 전부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이 최근 공개한 게임 홍보영상이 '집게손'으로 공격받은 데 이어 '페미니즘 사상 검증'이 제과회사로까지 번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사실관계 확인에 앞서 논란이 일면 영상을 비공개하는 식의 대응이 향후 더 큰 폭력을 용인하는 등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지난 2020년 8월 빙그레 공식 유튜브 채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짐'에 올라온 3분짜리 영상을 두고 '남혐'이라는 주장이 불거졌다.

이들이 문제 삼은 것은 1분 42초쯤 빙그레 자체 캐릭터 '빙그레우스'가 노래를 부르는 과정에서 3초 가량 등장한 손가락 이미지다. 한국 남성 성기 크기를 가리키는 손동작으로 알려진 '집게손 모양'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29일부터 논란이 일자 빙그레는 영상을 즉각 비공개 처리했다. 또 지난 10월 후속작으로 공개된 '빙그레 메2커를 위하여'라는 유튜브 영상도 비공개로 돌렸다. 빙그레는 그 과정에서 별다른 해명이나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빙그레우스는 빙그레에서 선보인 '세계관 마케팅'으로, 뮤지컬 형식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MZ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빙그레에 따르면, '대한민국 광고대상', '온라인 광고대상' 등 광고 마케팅 시상식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영상 비공개 처리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는 "영상 어디에 문제가 있다는 거냐", "바보냐 진짜", "빙그레우스도 끝내자", "억지 아닌가"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급기야 빙그레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영상 관련한 논란이 있어서 비공개 처리했다. 그것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여론의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별다른 입장을 드릴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페미니스트 음모론 동조 효과... 제도적 차단 필요"

전문가들은 빙그레가 별다른 해명 없이 일방적으로 영상을 내리며 '남혐' 억측에 사실상 굴복했다고 지적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남초 커뮤니티에서 추측성으로 던진 억측을 대기업에서 검증 없이 즉각적으로 수긍했다"며 "2021년 이후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가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페미니스트에 대한 음모론을 공식적으로 승인하게 되면 해당 행동을 멈추긴커녕 왜곡된 세계관에 동조하는 효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부 남성의 여성혐오적 시각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모르고 휩쓸릴 우려가 있다"며 "넥슨처럼 빙그레에서도 애니메이터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차단하지 않으면 노동권과 작품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문제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빙그레 #빙그레우스 #남혐 #페미 #집게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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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복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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