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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라니 충격" 서울 6석 예측에 국민의힘 분열

'김기현 물러나라', '내부총질 마라' 또 내분... 전국 83석 확보에 그친다는 예측도

등록 2023.12.11 14:51수정 2023.12.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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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힘 내에서 '김기현 지도부'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 지역 6석 확보에 그친다는 내부 보고서가 공개된 뒤 당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인요한 혁신위 빈손 해산' '김건희 리스크' 등 정부·여당에 악재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6석' 내부 보고서 공개... 당내 위기감 분출

그간 여권에선 총선 전망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한 달 전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서울에서 6석 확보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는 지난 8일 <조선일보>가 국민의힘 사무처가 작성한 총선 판세 분석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한 여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한 달 전쯤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뜬소문인 줄 알았다"며 "이게 진짜라니 충격"이라고 했다. 이만희 사무총장은 "최악의 경우에 경합 지역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다 진 것을 가정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잠재됐던 총선 패배 불안이 분출하는 것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내부 보고서가 공개된 지난 8일 하루에만 김미애·허은아·최재형·이용호·성일종·하태경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김기현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했다. 초선·재선·중진을 가리지 않고 생존을 위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 

최재형 의원(서울 종로·초선)은 8일 페이스북에 "당의 모습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며 "용산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누구도 사즉생의 절박감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라고 직격했다.


김미애 의원은 8일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를 통해 혁신하겠다는 약속에 대해 국민에게 응답할 때"라고 꼬집었다.

"이대로 간다면 필패"...국민의힘 83석에 그친다는 예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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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 공동취재사진

 
김기현 지도부 책임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판세 또한 만만치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구갑·5선)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필패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라고 김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부산 해운대를 떠나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3선)은 11일 페이스북에서 "바닥인 줄 알았던 우리 당 지지율은 지하 1층을 뚫고 지하 2층, 3층으로 내려가고 있다"며 "이 사태의 제일 책임은 김 대표에게 있다. '5560 공약(당 지지율 55%·대통령 지지율 60%)'을 지키는 길은 자진사퇴뿐"이라고 김 대표의 사퇴를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역대급 패배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개월 전인 지난 9월 8일 <오마이TV>와 한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확보할 수 있는 의석이 100석 이하라고 평가했던 이준석 전 대표는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100석 밑을 얘기했을 때도 저는 이미 전해 들은 것이 있어서 그렇게 얘기했던 것"이라며 "어제 자로 제가 들은 정량적인 것들을 합쳤을 때 83(석)에서 87석(석) 사이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비례대표 의석을 17석으로 예상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은연중에 국민의힘 사무처가 실시한 총선 판세 분석 대상 지역이 서울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은 100(석) 밑으로 내려가 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막연한 심리적 저항선이 있다"며 "그게 보수정당의 지금 시대착오적 생각"이라고 국민의힘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내부총질 멈추라" 사분오열, 내홍 시작하나?

국민의힘은 김기현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한 의원들을 향해 집단구타에 가까운 비판을 내놓으면서 사분오열하는 모양새다. 지도부를 향한 비판은 '내부총질'이라는 것.

<조선일보>에 따르면, 태영호(서울 강남갑·초선), 강민국(경남 진주시을·초선), 최춘식(경기 포천가평군·초선), 전봉민(부산 수영구·초선), 박성민(64·울산 중구·초선), 윤두현(경북 경산시·초선), 양금희(대구 북구갑·초선) 의원 등은 서 의원과 하 의원을 향해 "지도부 흔들기를 중단하라"고 했다.

강민국 의원은 "소속 정당에 '좀비 정당'이라는 망언까지 해가며 당을 흔들려는 자가 '진짜 X맨' 아니겠느냐"고 했고, 박성민 의원은 "강민국 의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호응했다고 전해진다.

최춘식 의원은 "안타깝게도 그들은 온돌방보다 더 따뜻한 온돌에서 당의 온갖 혜택을 받아 중진이라는 소리를 듣는 의원들"이라며 서 의원과 하 의원을 저격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초선)은 10일 카카오톡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 "도를 넘는 내부 총질에 황당할 따름"이라며 "큰 전투를 목전에 둔 지금은 총구는 적에게 돌리고 당의 지혜를 모으고 지도부를 믿고 굳건하게 단합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김기현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 당 지도부 또한 반발했다. 김석기 최고위원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고, 또 수도권의 민심이 좋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는 것만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냐. 대안 없는 지도부 흔들기를 멈춰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가람 최고위원 또한 "도대체 당 대표가 물러나는 것에 어떤 혁신과 전략이 있느냐"며 "특히 그런 비판은 주로 우리 당의 따뜻하고 편한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김기현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내홍과 관련해선 침묵했다. 다만 그는 11일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주류 희생'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 내려놓겠다"고만 말했다.
#김기현 #사퇴 #서병수 #하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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