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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선택' 창당식 화려한 축하객, 그중 성공 열쇠 쥔 사람

금태섭·조성주 공동창당대회에 김종인·이낙연 등 총출동... 모두 연대하는 그림 나올까

등록 2023.12.17 17:42수정 2023.12.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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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류호정 정의당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조성주,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준석 전 대표. 2023.12.17 ⓒ 연합뉴스

 
"우리 이준석 전 대표, 금태섭 위원장, 양향자 대표, 여러분들이 뜻을 함께할 것 같으면 반드시 여러분이 바라는 바가 이뤄지지 않을까?"
-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제3지대 '새로운 선택'과 정의당 내 '세 번째 권력'이 공동창당대회를 열었다. 금태섭·조성주 두 사람이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축사자의 면면이 화려하다. 여론의 관심은 결국 '제3지대 빅 텐트'가 만들어질 것인지, 만들어진다면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포괄할 것인지에 쏠린다.

1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공동창당대회에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직접 축하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국회의원, 역시 민주당 출신인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도 자리했다. 정의당의 자진 탈당 요구 시한까지도 이를 거부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얼굴을 비쳤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영상으로 축전을 보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인사들 모두가 연대하는 그림이 만들어질지, 아니면 각자의 정파적 이해관계와 이념적 거리에 따라 이합집산할지 여러 시나리오가 쏟아진다.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가시화될수록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정계개편 역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사적 충돌 없어서 기대...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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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2023.12.17 ⓒ 연합뉴스

 
첫 축사에 나선 김종인 전 위원장은 "오늘 이 창당대회의 기본 목표"가 "내년에 실시될 총선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국회에 보내서 지금까지 거대 두 당이 국민이 바라는 바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갖다가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교량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모인 축사자들을 향해 "제가 여기서 보니까 지금 각기 다 새로운 정치세력을 규합하기 위해서 창당을 하려고 노력을 하시는 분들이 다 모이신 것 같다"라며 "각기 너무나 사소한 일, 개인적인 어떤 이해관계에 집착하지 마시라"라고 주문했다.

"대의를 위해서, 어떻게 보면 하나가 돼서 내년 총선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국회에 보낼 수 있을 것에 대해서 넓은 의미에서 합의를 이룩하고, '이렇게 새로 시작하는 분들은 다소간의 의견 차이가 있어도 서로 화합할 줄 아는구나'하는 이런 인식을 갖다가 국민에게 심어주실 것 같으면 제가 보기에 상당한 성과를 갖다가 거둘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당부였다.


결국 "여기 앞에 앉아 계신 우리 이준석 전 대표, 우리 금태섭 위원장, 우리 양향자 대표가 이렇게 같이 모이셨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뜻을 함께하실 것 같으면은 반드시 여러분들이 바라는 바가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라며, 이 세력들이 모두 뭉쳐야 한다고 재차 공개적으로 권유한 것.

이준석 전 대표 역시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양당제 사이에 '양비론'에 기대는 제3정당이 현실적으로 왜 어려운지 지적하면서도 "아까 김종인 위원장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결국 지금 상황에서 다소간의 차이를 내려놓고, 정말 '새로운 선택지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에 부합할 수 있다' 그러면 저는 충분히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태섭 대표와 많은 대화를 사적으로 나눴다. 차이점이 있다"라면서도 "차이점이 있으면서도 놀랐던 거는 단 한 번도 저희가 이전투구를 할 만한 그런 사적인 이익을 앞세우지 않고 대화를 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통 어떤 세력 간의 결합이나 연대를 염두에 두고 대화하게 되면 여러 가지 사적인 고민들이 앞서기 마련인데, 그러지 않았다"라는 이야기였다.

"조성주 대표도 저랑 방송에서 또 여러 자리에서 많이 마주쳤지만 한 번도 그런 사적인 이익 때문에 충돌하는 경험이 없었다, 이렇게 자부한다"라며 "그리고 어제 제가 같이 4시간 동안 토론하는 양향자 의원과의 대담 속에서도 전혀 그런 사적인 이익에 대한 충돌이 없었다라는 것을 보면서 저는 새로운 기대를 하게 된다"라고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저도 예고된 일정에 따라 가지고 제 나름의 움직임으로 그런 어떤 큰 틀에서의 움직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다"라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오는 27일로 예고된 탈당 시점에 발맞추어 향후 신당 창당 과정에서 제3지대와의 협력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이낙연 "여러분 충정에 공감"... 이상민 "'다른 것' 논의는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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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무소속 이상민 의원의 축사를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낙연 전 대표는 영상을 통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외롭고 힘든 일"이라며 "그래도 누군가 그 길을 갔기에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를 선물받는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새로운 선택과 세 번째 권력도 새로운 길을 가려고 나섰다. 쉬어서 그 길을 가려는 것이 아니라 가야 하기 때문에 가려는 것이라고 이해한다"라며 "새로운 선택과 세 번째 권력의 이 도전 그리고 여러분의 문제의식을 저는 이해한다. 여러분의 충정에 공감한다"라고 표했다. 이어 "이 장정이 우리 국민들께 새로운 세계를 선물해 주시리라 기대한다"라고 짧은 축하를 마쳤다.

이상민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이야기처럼 같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지만, 다른 것을 논의하는 정도는 지금 너무 부질없는 일"이라며 "다른 것을 가지고 '같이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문제는 너무 사치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의 정치, 정의의 정치, 맨날 소진적으로 싸움만 하는 게 아니라 통합할 수 있는 통합의 정치, 이것만 국민들께 이뤄만 내도 정치인들이, 정당이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또한 "제3당이 되겠느냐?"라고 자문한 뒤 "저희는 이준석 전 대표하고 어제도 이야기했지만, '1당을 목표로 한다'라고 말씀드리면 오만일 것 같아서 그저 준비하고 진정성으로 승부하고자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제가 정치 입문 8년 만에 이렇게 과학기술과 교육,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 처음 봤다고 했더니, 이준석 전 대표가 페북에 그대로 적으셨더라"라며 "그래서 놀라웠다"라고 전날 이 전 대표와 '여의도재건축조합' 유튜브를 통해 토론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리고 금태섭 (전) 의원은 워낙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눠왔기 때문에 말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이 모든 네트워크를 또 만들어주신 김종인 대표 정말 감사드리고, 이상민 의원, 저희 첨단산업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가자고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대전의 7개 지역을 확실하게 첨단산업 벨트 군단으로 꼭 만들어 주시라"라고 서로의 교집합을 강조했다.

그는 "성숙한 사회를 만드는 그 시발점이 오늘 이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결코 이 자리가 그냥 자리가 아닐 것임을 여러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다. 이 순간이 미래의 어느 순간과 분명히 닿아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진영, 경쟁하던 사람과도 협력" 강조한 새로운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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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금태섭 공동대표가 진중권 교수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3.12.17 ⓒ 연합뉴스


먼저 수락 연설에 나선 조성주 공동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가 윤핵관에게서, 금태섭 대표가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 지금 류호정 의원이 정의당에서 비난받고 있는" 상황을 언급했다. "하지만 팬덤과 비토에 빠져버린 진영정치에서, 정치가가 자기 진영과 정당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결코 배신이 될 수 없다"라며 "그것이야말로 희망의 증거"라고도 의미를 부여했다. "합리적 진보도 개혁적 보수도 모두 함께 이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라는 주장이었다.

금태섭 공동대표 역시 "금기를 깨야 한다"라며 "다른 진영에 있던 사람, 경쟁하던 사람과도 협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 사람과는 도저히 같이할 수 없어' '이 문제만은 양보할 수 없어' 이런 생각은, 정말로 우리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한다면, 사치"라며 "본질적인 문제, 가장 중요한 문제를 위해서 입장과 관점의 차이는 잠시 접어두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야 우리 모두가 함께 꿈꾸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라며 "새로운 선택은 그런 협력의 주춧돌이 되겠다. 논쟁이 벌어질 때 먼저 양보하고, 먼저 한발 물러서고, 말하기 전에 먼저 듣는 역할을 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인 해결책에 대해서 좁힐 수 없는 견해의 차이가 있다면, 다른 분들이 제안하는 방법을 먼저 시도해보겠다"라는 설명이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인사들 역시 연대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류호정 의원은 당적을 정리해달라는 당의 요구에 대해 "입장 변화가 없다"라고 못을 박으면서, 동시에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제3지대에 창당하신다면, 여러 의제를 논의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이라고 말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도 말했지만 언론에서 아시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라며 "이준석 전 대표뿐만 아니라 양향자 대표나 이상민 의원도 마찬가지"라고 문의 폭을 넓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우리 정치의 문제점에 대해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라며 "해법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에, 자주 만나서 의논을 하고, 그런 논의가 이어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와의 소통 여부에 대해서도 "당연히 소통을 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그렇지만, 영상 축사도 보셨을텐데 창당하는 취지도 전해드렸다"라고 알렸다. 김종인 전 위원장으로부터는 축사에서처럼 "사소한 차이가 있더라도 접고 (함께 하라)"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지지층 시너지 나올까? 이준석, 제3지대와 접촉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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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금태섭, 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뒷줄 오른쪽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 2023.12.17 ⓒ 연합뉴스

 
이날 언론의 관심은 결국 '새로운 선택'의 독자 노선에 있지 않았다. '누구와 어디까지 연대할 것'인지에 쏠렸다.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은 이준석 전 대표이다.

실제로 이준석 전 대표는 최근 제3지대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이날 이른 오전, 이 전 대표는 양향자 대표와의 실시간 '끝장토론'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권에서 이런 대화가 가능하다. 놀랐다"라고 감상을 밝혔다. 지난 16일 늦은 오후 진행된 두 사람의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의 시간은 3시간 37분 12초. 4시간여 동안 두 명의 정치인이 1:1 토론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신당 창당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와, 먼저 제3지대에 깃발을 꽂고 창당에 나선 양향자 대표와의 만남은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정계 개편'의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전 대표는 앞서 금태섭 공동대표와도 만남을 이어가며 역시 같은 방식으로 토론에 나선 바 있다.

이 전 대표의 라이브 토론은, 사실상 본인의 지지층에게 전하는 일종의 쇼케이스인 셈이다. 금 공동대표의 경우, 이준석 전 대표와는 차별금지법 찬반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관점, 할당제 등 젠더 관련 노선이 워낙 뚜렷이 갈리고 있다. 이 전 대표의 핵심 지지층에서 금 공동대표에 대한 반감이 크다 보니, 단순히 합친다고 해서 세력  간 시너지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태섭 공동대표가 이전보다 훨씬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고, 이 전 대표와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조성했음에도 당시 양쪽 지지층의 주요 여론은 좋지 않았다. 양향자 대표와의 토론은 그래서 젠더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기보다 오히려 교집합이 훨씬 더 많은 정책적 과제에 집중됐다. 최근 현안에 대한 의견도 나누기는 했지만, '이과 출신'이라는 두 사람의 공통점을 토대로 반도체를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 관련 토론에 많은 시간이 할애된 것.

덕분에 토론 역시 대체로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지지층의 반응도 지난번보다는 우호적이다. 이준석 전 대표와 양향자 대표가 만난 것은 지난 12일 비공개 회동 이후 두 번째이다. 이날 여의도재건축조합 측이 기자들에게 발송한 보도자료 제목은 "4시간 마라톤 끝장토론... 이준석-양향자 힘 합치나?"였다.

이와 같은 노력들이 제3지대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성향의 세력들이 연합하는 실험은 이미 바른미래당의 실패에서 이준석 전 대표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특히 신지예 전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대선 정국을 거치며 진영을 바꿨다가 튕겨 나간 사례처럼, 젠더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지지층 내 합일을 이룰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종인 #이준석 #이낙연 #금태섭 #양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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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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