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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엑스포 책임차관, 왜 중기부 장관 후보자인가"

[인사청문회-중소벤처기업부] 전문성·배우자 논란·세금 문제 등 지적... 야당 "낙하산도 정도껏"

등록 2023.12.21 15:13수정 2023.12.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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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 남소연

 
"외교부장관 후보자라면 이해하겠는데, 왜 중소벤처기업부(아래 중기부) 후보자로 왔나."

21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다수 공통으로 내놓은 질문은 "왜 중기부 후보자인가"라는 물음이었다. 동시에 사퇴를 요구했다. 오 후보자는 이에 "청문회 기간 겸허한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일축했다. 

외무고시 22회, 주베트남대사를 거쳐 현직 외교부 2차관까지. 외교 공직 35년 경력의 인사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벤처기업을 다루는 중기부 업무에 전문성이 있겠느냐는 의구심이다. 오 후보자의 배우자가 윤석열 캠프 출신의 장석명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현재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직에 있다는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밝혀진 종합소득세 체납 사실도 함께 제기됐다. 

[전문성] "농업국가 대사하면 농림부 장관 해도 되나"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 : "(집 주변 재래시장에) 평소에 자주  가시나요."

오영주 후보자 : "국내 있을 때는 재래시장에 가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권명호 : "혹시 거기 단골집이 있습니까. 좋아하는 할머니집도."


오영주 후보자 : "네. 국수를 잘하는 집이 있어서 좋아하고 있습니다."


오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중소기업과 벤처, 소상공인 이슈에 관심도가 높았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자의 발탁 배경으로 보도된 주베트남 대사 시절 윤 대통령과 나눈 중소기업 관련 질의응답도 청문회 과정에서 다시 언급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장관직을 수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이력이라고 지적했다. 신영대 의원은 "베트남에 주재하면서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왔기 때문에 일을 잘 할 것이라 하는데, 농업 국가에서 대사를 하면 농림축산부 장관을 해도 되나"라고 질타했다. 김용민 의원 또한 "베트남 대사로 수출 돕고 재래시장 다니면 중소기업 전문가인가"라고 지적했다. 

박영순 의원은 오 후보자가 강조한 '수출' 관련 경력을 꼬집어 중소벤처 시장의 문제를 잘못 짚고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전문성은 없지만, 외교부차관 경험 살려 수출 확대한다? 지금 중소기업들이 수출을 안 하고 싶어서 못 하나"라면서 "산업구조가 그렇지 않다. 80%의 중소기업 대부분이 하청, 재하청으로 국내 타사 납품을 하는 구조라 (수출을) 못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엑스포 실패 책임차관'이라는 질타도 줄곧 이어졌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서면질의) 답변을 보면, 부산엑스포 책임 차관이라고 돼 있는데 119대 29로 대패했다"면서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박영순 의원 또한 "이렇게 전문성 없고 부산 엑스포 논란에 책임지고 사표 쓸 사람이 여기 앉아 있는 게 말이 되나"라고 직격했다. 

오 후보자는 이에 "민관 전 부처가 함께한 일로, 2차관으로서 재외공관 교섭 관련 일을 열심히 했다"면서도 "생각하지 못한 결과 속에서 국민께 실망감을 드린 데 대해선 그 일을 함께한 한 사람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하다"고 답했다. 

['MB맨' 배우자] "장관 지명의 유일한 통로"... 오 후보자 "관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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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왜 중기부 장관 후보자인가'라는 의문은 배우자 논란으로 번져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오 후보자의 배우자가 MB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일한 장석명 전 비서관으로,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 무마 사건에 연루됐던 인사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장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 특별사면돼 복권된 바 있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자가 중기부와 아무 관련도 없으면서 장관으로 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부 실세와 친하면 장관으로 온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면서 "남편의 영향력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홍정민 민주당 의원 또한 "낙하산도 펴줄 만한 사람한테 펴줘야 하는데 정도가 넘어섰다"고 질타했다. 

오 후보자는 관련 논란에 대해 "인사권자의 결정 사항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공직 기간 동안 늘 제 역량으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또한 "남편이 공직 생활 중 가진 문제와 제 커리어(경력)는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세금 체납] '지각 납부' 논란에 "송구"

오 후보자는 종합소득세 체납 등 '지각 납부' 논란에 대해선 고개를 숙였다. 오 후보자는 "제 개인 소득세에 체납이 있었다는 것은 이번에 청문회를 준비하며 알게 됐다"면서 "그 부분은 송구하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배우자의 비상장 중소기업 주식이 이해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는 '백지신탁'을 공언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 우려가 있으니 적절한 처신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오 후보자는 "장관에 취임한다면 백지신탁제도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오영주 #중기부 #중소기업 #외교부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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