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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판 안 깨졌다' 연대 고심 중인 정의·진보·녹색·노동

선거연합 방식 두고 이견 있지만 "상호존중" 선언... 용혜인 신당,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도 과제

등록 2023.12.28 13:16수정 2023.12.2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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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김찬휘 녹색당 대표, 이백윤 노동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024 총선 윤석열 정권 심판과 한국사회 진보정치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진보4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윤석열 정권의 거대한 퇴행에 맞서 22대 총선에서 공동 대응을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다양한 선거연대와 연합 방법 모색을 통해 윤석열 정권 심판과 한국 진보 정치의 새로운 도약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 유성호


2024년 총선에서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해 분투 중인 진보정당들이 다시 머리를 맞댔다. 연대 방식과 범위, 내용 등에 이견은 존재하나 '아직 판이 안 깨졌다'고 알리기 위해서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이백윤 노동당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4당은 2024년 총선을 계기로 진보정당과 노동운동 및 기후정의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운동의 연대와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시점임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총선을 단순한 윤석열 정권의 심판을 넘어서 진보정치가 도약하고 승리하는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진보정당들은 '어떻게 뭉칠 것이냐'를 두고 생각이 달랐다. 앞서 정의당은 자신들을 플랫폼으로 하는 신당을 꾸려서 내년 총선에 하나의 이름으로 후보를 내자고 진보당과 녹색당, 노동당, 직접민주지역당연합 등에 제안했다. 진보당은 선거연합에는 동의하지만 정의당에 더해 민주노총과의 연석회의, 진보정치연합 원탁회의까지 하나로 합치자는 쪽이었다. 또 녹색당은 기후정치 세력화와 거대 양당제 타파를 위한 선거연합을 내세웠다. 이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채 연말이 됐다.

하지만 '노력해보겠다'는 각오는 그대로다. 진보4당 대표들은 공동 회견문에서 각 정당들의 구상을 두고 "진정성을 상호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또 "각 당의 고유 특성과 총선전략을 존중하면서 진보4당 모두가 동의하는 합의 방안 마련과 후보 단일화 및 정책연합에 대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다양한 선거연대와 연합방법 모색을 통해서 윤석열 정권심판과 한국 진보정치의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함께 하겠다"고 했다. 

김준우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가급적 연내에 4자 모두 동의하는 방안이면 좋았겠지만, (선거연합의) 실천적 경로가 아직 조율 중"이라며 "논의 테이블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란 양해 말씀을 드리며 기자회견을 모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공통분모가 많은 당들은 먼저 논의를 출발시키고, 그 외에 각 당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1월까지는 계속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숙 대표는 "선거 직전까지도 정책연합이나 지역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연합 논의, 지지부진하지만... "아직 안 끝났다"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 윤석열 정권에 맞서 22대 총선 공동 대응 ⓒ 유성호

 

그러나 참여 대상을 두고는 미묘한 온도차가 있었다. 먼저 용혜인 의원의 기본소득당이 주도하는 '개혁연합신당'과 연대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윤희숙 대표는 "진보당은 가치와 방향에 동의하면 열려있다"고 했지만, 김찬휘 대표는 "진보4당 연대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김준우 위원장은 "(개혁연합신당 쪽으로부터) 저희 의지와 상관없이 거절 당한 느낌"이라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만나거나, 헤어지거나, 만나지 못할지는 다 가능성의 영역에 남아 있는 부분 아닌가 싶다"고 얘기했다.


진보4당은 한 발 더 나아가 '반윤석열 연대' 차원에서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를 놓고도 견해가 다르다. 이백윤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분명한 단절을 선언하자"고, 김찬휘 대표도 "윤석열 정부와 맞서 싸우는 동시에 이것이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재집권으로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환상과 완전히 결별하는 진보정당 연합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김준우 위원장과 윤희숙 대표는 민주당을 언급하진 않았다.  

김준우 위원장은 관련 질문에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부분에선 교집합이 있지만, 또 '윤석열 정권 심판만으로 그칠 수 없다'라는 진보정당 고유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서 높은 수준의 연합을 4당이 함께 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는 답변을 내놨다. 다만 "연대의 방식들은 열려 있다"며 "연합과 연대를 조금 분리해서 사고하는 부분들도 있고, 그 지점에 관련해서 4당 내 인식의 차이들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하다. 그래서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진보4당은 선거제 논의에는 분명하게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선거제 개악을 저지하는 데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며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 반대, 연동형 비례제 확대를 위한 서명운동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도 했다. 김준우 위원장은 "선거연합정당 혹은 연대 방식에 관해서 예를 들면 (비례대표제가) 권역별이냐 전국단위냐도 같이 쟁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같이 검토해야 되는 상황"이라고도 설명했다.


[관련 기사]
갑자기 불꺼진 기자회견 "진보정치가 이만큼 암울하지만..." https://omn.kr/26n3m
진보당 "정의당 플랫폼으로? 최대 진보로 가자" https://omn.kr/26q6p
#선거연합 #정의당 #진보당 #녹색당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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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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