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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싸움' 벌이겠다는 이낙연 "이재명 만나고 결심 더 굳혀"

신당 행보 본격화... 민주당 의원 9명, 연쇄 탈당 조짐에 "모두 한 걸음씩 양보해야" 대화 촉구

등록 2024.01.02 10:35수정 2024.01.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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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023년 12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이재명 대표와 회동을 마친 후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서 있다. ⓒ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만나서 (탈당 결심이) 더 굳어진 것"이라며 양당 정치 타파를 위해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도 얼마든지 만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지난 2023년 12월 30일 회동과 관련해 "저에 앞서서 김부겸 총리와 정세균 총리 두 분이 각각 이 대표를 만났을 때, 훨씬 더 구체적인 제안을 했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응답이 한마디도 없었다"며 "(이재명 대표와 저는) 그저 같은 말의 반복으로 40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사퇴 후 통합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이 사실상 거부당한 것을 두고 "싫다면 도리가 없는 것이다. 어떡하겠나"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의 기치가 "양당 정치의 폐해를 여기서 끝내야 한다. 작은 숨구멍이라도 내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위기에서 헤어날 수 없다"임을 재차 밝혔다. 그는 전날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큰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 이준석 전 대표와의 협력가능성을 놓고 "양당 정치의 최악의 폐해를 끝내자는 뜻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열린 자세를 보였다.

이 전 대표는 또 "신당 창당을 선언한다, 창당 선언한다, 그 이전에 인간으로서 해야 될 일이 있지 않나"라며 "이러이러해서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 당원 여러분의 용서를 구합니다, 하는 절차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저희 아버지가 청년일 때부터 2대에 걸쳐서, 말자면 저로서는 모태신앙 같은 정당이다. 그리고 24년 전에 입당을 했을 때부터 어쩌면 그 이전부터 민주당은 제 정신의 집이었다"며 "거기를 떠난다는 게 외롭고 좀 두렵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마음의 집이 낯선 집처럼 됐다"며 "내가 알던 그 당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리고 지금처럼 변화를 거부하는 상태에서 내가 아무 말 않고 따라다니는 것이 더 가치 있을까, 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또는 마음 둘 곳이 없어서 정치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30~40%의 국민들께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해드리는 데 일조하는 것이 조금 더 가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저는 후자가 더 가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재명-'원칙과상식' 만나야... 분열로 기회 잃을 건가"

민주당에서는 이미 이석현 전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 등이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하며 탈당했다. 그간 이재명 대표를 비판해온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의원도 곧 탈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철민, 도종환, 박용진, 송갑석, 오영환, 이용우, 전해철, 홍기원, 홍영표 의원은 현재 당 상황을 우려하며 이날 성명을 내고 "분열의 불안함을 차단하고 혁신의 몸부림을 시작할 책임은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에게 있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낙연 전 총리의 선택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도 "민주당 통합과 혁신을 위한 충정은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또 "'원칙과상식' 구성원들의 요구에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요구에 이재명 대표가 침묵과 외면으로 일관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표에게 원칙과상식과 만나 직접 대화하기를 요청한다. 원칙과상식 의원들에게도 당대표와의 직접 대화를 전제로 좀더 시간을 갖고 당내에서 해결책을 찾을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9명의 의원들은 "누구도 분열과 패배를 원하지 않고, 총선 이후 이 상황을 돌이켜 후회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멈춰 세울 기회를 자체 분열로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 상황을 방치해서는 이번 총선을 이길 수 없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아니, 더 큰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화합과 통합이 필요함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지 않나"라며 "모두가 한 걸음씩 양보하고 한 번 더 시간을 갖기를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이낙연 #이재명 #민주당 #분당 #2024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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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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