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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잡은' 천마, 뇌신경 죽이는 단백질 30% 억제한다

[세상을 깨우는 발견] 농진청, 특유 냄새 제거한 천마 뇌신경 보호 효과 과학적 확인

등록 2024.01.03 11:23수정 2024.01.0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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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는 고혈압, 두통, 마비, 신경성 질환에 효능이 알려진 난과의 약용작물이다. ⓒ 농촌진흥청


고혈압·두통·마비·신경성 질환에 효능이 알려진 난과의 약용작물인 '천마' 특유의 불쾌한 냄새를 제거한 '천마 추출액'을 활용해 파킨슨병 신경세포 실험과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일반 천마 추출액보다도 뇌신경 보호에 효과가 있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2020년 천마의 불쾌한 냄새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냄새를 제거한 천마의 뇌신경 보호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면서 "연구진이 냄새 제거 천마 추출물을 파킨슨병 신경세포에 처리한 결과, 도파민 전구체(TH : 생화학에서 전구체는 대사 경로에서 다른 화합물에 선행하는 화합물을 지칭) 발현이 50% 증가하고, 뇌신경을 죽이는 단백질(Bax)은 30% 억제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농촌진흥청은 동물실험 결과로 "냄새 제거 천마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 쥐의 뇌 조직(선조체, 흑색질)에서 도파민 전구체(TH)의 발현이 30~50% 증가했다"면서 "또한 뇌신경을 죽이는 단백질(Bax)은 30% 억제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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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크레졸 제거 천마 추출물을 투여한 파킨슨병 신경독성모델 생쥐의 뇌 선조체와 흑색질에서 도파민 전구체 TH 발현 조직 사진. (‘무처리’는 정상, ‘파킨슨 유도’는 병을 유도한 집단, ‘천마’는 파킨슨병을 유도한 뒤 일반 천마 처리한 집단, ‘냄새 잡은 천마’는 파킨슨병을 유도한 뒤 파라-크레졸 제거 천마 처리, ‘대조군’은 파킨슨병을 유도한 뒤 약제(N acetyl L cystein) 처리) ⓒ 농촌진흥청


우선 연구진은 천마의 불쾌한 냄새의 원인 물질인 '파라-크레졸(ρ-cresol : 자연에서 야생동물과 유해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역할을 함)'을 선택적으로 제거한 천마 추출액을 활용해 '파킨슨병' 신경세포 실험과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파라-크레졸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은 스티렌(Styrene)과 디비닐벤젠(divinyl benzene)의 공중합체(copolymer)를 이용하며, 이는 천마의 식품 제조 공정에 활용할 수 있다. 

뇌의 흑색질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 줄어드는 것이 원인인 '파킨슨병'은 중추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뇌의 도파민(우리가 원하는 대로 몸을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계 신경이 파괴돼 움직임에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참고로, 국민건강보험공단(2016~2020년 파킨슨병 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파킨슨병 환자는 2020년 11만1312명으로 2016년 대비 15% 증가했으며, 2020년 전체 환자 중 74.4%는 70~80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병 진행을 늦추지만, 오랜 기간 사용하면 합병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에 부작용이 덜하면서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료 약물을 보조할 수 있는 천연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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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크레졸 제거 천마 추출물을 투여한 파킨슨병 신경독성모델 생쥐의 뇌 선조체와 흑색질에서 도파민 전구체 TH 단백질 발현량. a. 흑색질, 선조체에서 TH 단백질 발현량, b. TH 발현량 그래프 (‘냄새 잡은 천마’는 파킨슨병을 유도한 뒤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집단보다 유의적으로 도파민 전구체 TH 단백질 발현을 늘림-선조체 30%↑, 흑색질 50%↑) ⓒ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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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크레졸 제거 천마를 투여한 파킨슨병 생쥐의 뇌 조직(선조체, 흑색질)에서 신경세포 사멸 단백질 Bax와 사멸 억제 단백질 bcl-2 발현량 ⓒ 농촌진흥청


무엇보다 농촌진흥청은 두 실험을 통해 '파라-크레졸을 제거한' 천마 추출액은 신경보호 효과가 우수하고, 특히 일반 천마 추출액보다도 유의미한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금숙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이용과장은 "이번 연구로 불쾌한 냄새를 제거한 천마의 기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천마를 기호식품으로 널리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가 천마의 불쾌한 냄새를 제거하는 기술 개발에 더해 뇌신경 보호 효과를 추가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이번 연구 성과의 특허 등록을 마쳤다. 발명의 명칭은 '불쾌취가 제거된 천마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신경세포 보호용 조성물(특허등록번호: 10-2535516)'이다. 
#농촌진흥청 #천마 #파킨슨병 #뇌신경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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