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팔다리 마비? 괜찮아졌어도 병원 가세요

고령화 사회 중요 질환 뇌경색, 빠른 대응 중요해

등록 2024.01.03 12:48수정 2024.01.0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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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예전 말로 중풍은 심각한 뇌혈관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은 일생 중에 경험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중요한 건강 문제다.

뇌졸중에는 뇌출혈과 뇌경색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서 피가 새는 질환이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서 뇌로 가는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해 뇌세포가 죽게 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도 서구화,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뇌경색 발생이 점점 더 증가해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뇌경색 환자를 진료하며 환자 및 보호자가 공통으로 질문했던 내용들을 토대로 뇌경색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소개하려 한다.

1.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뇌경색을 의심하나요?

뇌경색의 주요 증상으로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언어 장애, 의식 장애, 시각 장애, 한쪽 팔다리 마비, 얼굴의 한쪽 마비, 어지럼증, 보행 장애 등이 있다. 뇌는 부위별로 담당하는 기능이 나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증상들은 뇌의 어느 부분에 뇌경색이 발생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 2년 전부터 서서히 기억력이 떨어졌어요. 혹시 뇌경색은 아닌가요?

뇌경색의 중요한 특징은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뇌경색 환자들은 '2023년 12월 17일 오후 3시 12분에 증상이 발생'했다는 식으로 정말 구체적으로 갑자기 발생했다고 묘사가 가능하다.


혹은 자다가 일어나서 발견되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는 자기 전에는 정상이었는데, 일어나 보니 증상이 있었다고 말한다. 신경학적 증상이 점차 수개월에 걸쳐서 발생했다면 뇌경색보다는 치매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 전문의의 진료를 우선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3. 30분 전에 갑자기 우측 팔과 다리가 마비되었어요.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은데 출근해서 급한 일 정리하고 병원에 가도 되나요?

뇌경색은 응급 질환이므로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뇌경색은 큰 혈관이 막힌 경우 분당 200만 개의 뇌세포가 사망하고 시간당 뇌가 3.6년 늙는다. 환자의 우측 팔다리가 마비된 것은 우측 팔다리를 조종하는 뇌세포로 가는 혈관이 막혔기 때문에 기능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아직 해당 뇌세포가 영구적으로 사망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조기에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막힌 혈관을 재개통시켜 뇌세포 사망을 막고 뇌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뇌경색 초기에 내원할 경우 특정 환자들에서 정맥으로 주사하는 혈전용해제 투약 혹은 동맥으로 직접 들어가 막힌 혈관을 기계적으로 뚫어주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적절하게 시행해 후유증을 확연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 반드시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내원하는 것이 좋다.

4. 30분 전에 갑자기 우측 팔다리가 마비되었는데 15분 있다가 정상이 되었어요. 병원에 안 가도 되겠죠?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우측 팔다리를 조종하는 뇌세포로 가는 뇌혈관이 갑자기 막혀서 증상이 발생했다가 저절로 재개통 되면서 증상이 회복됐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증상 발생 초기에 재발할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즉시 병원에 가서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시 증상이 발생했는데 저절로 회복된다는 보장은 없다. 영구적으로 해당 증상이 지속돼 신경학적 손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5.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 습관은 어떤 것이 있나요?

1) 금연: 전자 담배도 안 되고, 흡연을 줄이는 것도 안 된다. 완전한 금연이 중요하다.

2) 규칙적인 운동: 중등도 이상 강도의 운동을 40분 이상 주 3~4회 하는 것을 권장한다. 무엇보다 본인이 즐거운 운동을 찾아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적정 체중 유지: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4) 적절한 식이요법 유지: 극단적으로 고기를 아예 먹지 않거나 붕어즙 같은 건강보조식품에 의존하는 방식은 권장하지 않는다. 덜 짜게 골고루 먹고, 과일, 야채, 유제품, 통곡류, 생선 등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6.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기저질환도 중요할까요?

혈압, 혈당, 고지혈증은 심뇌혈관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세 가지 요인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환자의 1차 주치의와 상담해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국가 건강검진은 반드시 챙겨서 받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진단받은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은 약을 복약한 기간 동안은 조절되고 약을 중단하면 다시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수치가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약을 중단하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이 장기간 혈관에 지속적으로 손상이 누적된다.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뇌경색, 심근경색 등의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

환자가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운동으로 조절해볼게요'라는 것이다. 물론 적극적인 운동, 체중 감량 등은 고혈압, 당뇨 등의 조절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수치가 높은 기간 동안 혈관에는 손상이 누적되고 있음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

우선 약을 먹으면서 같이 조절을 하고 운동과 체중 감량을 병행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조절이 잘 될 경우 약을 줄여나가다 중단하는 것이 더 좋은 접근법이다.

위와 같이 뇌경색과 관련해 환자 및 보호자 분들의 다빈도 질문을 위주로 알아봤다. 다시 강조하지만, 뇌경색은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갑자기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 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는 뇌경색으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하고 회복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위 내용은 일반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침은 꼭 주치의와 상의하여 결정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입니다.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뇌경색 #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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