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출신 할머니, 손자들 초교 입학에 이런 걸 준비합니다

급식과 배변처리, 자기 물건 챙기기 등 스스로 해보는 훈련을 합니다

등록 2024.01.18 13:30수정 2024.01.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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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손자 생일은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이다. 좋은 날이 생일이다. 어느새 커서 곧 여섯 살이 된다. 하지만 손자는 일곱 살이라고 말한다. 아직 나이가 왜 한 살이 줄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어쩜 한 살 줄어드는 것이 싫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쌍둥이 손자 생일과 어린이날에는 옷을 사준다. 지난주 모임이 서울에 있는 백화점 음식점에서 있었다. 모임이 끝나고 나간 김에 매장으로 내려갔다. 손자 생일 선물을 미리 사기 위해서다. 우선 내가 즐겨 가는 유아복매장에 갔다. 마침 봄 신상품으로 들어온 옷이 있어서 살펴보다가 편안한 옷을 발견했다. 아이들은 편안한 옷이 최고다. 디자인도 색상도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같은 색으로 살까 하다가 디자인이 같은 노란색과 하늘색을 샀다.

큰 손자는 초록색을 좋아한다. 풀색이라 좋아한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사리곰탕면에 파를 넣어달라고 한다. 파가 초록색이라서 맛있다고 한다. 초록색을 좋아해서인지 시금치 무침도 잘 먹는다. 두 번째로 좋아하는 색이 하늘색이다. 둘째 손자는 민들레꽃을 정말 좋아한다. 민들레가 보고 싶어서 요즘 봄이 언제 오냐고 묻는다. 노란색은 좋아하는 민들레꽃 색이라 좋아한다고 말한다. 귀여움 그 자체다. 손자들이 좋아하는 색깔의 옷을 살 수 있어서 다행이다. 손자도 마음에 들어 하면 좋겠다.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하면 좋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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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손자 생일 선물 매년 손자 생일과 어린이 날에는 옷을 사준다. 마침 모임이 있어서 서울에 나갔다가 생일 선물을 미리 샀다. ⓒ 유영숙

  
쌍둥이 손자는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올해는 배워야 할 게 아주 많다. 할머니가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니 올 한 해 준비하고 연습해서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해야겠다.

요즘 초등학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우유 급식을 한다. 주로 200ml 백색 우유를 마신다. 200ml 우유 팩도 혼자 열어서 찬 우유를 마셔야 한다. 손자는 아직 우유를 데워달라고 한다. 빨대 컵은 이제 떼었지만, 우리 집에 오면 컵에 우유를 데워서 빨대를 끼워 달라고 얘기한다. 1년 동안 연습하면 잘할 거라고 믿는다.

다음에는 아주 중요한 배변 처리다. 손자들은 지금도 소변은 혼자 보고 옷도 올리지만, 대변 처리는 아직 못한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하다 보면, 옷에 실례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대변 누는 것을 하지 못해 배 아프다고 울기도 하는 아이들을 본다. 올해 안에 자연스럽게 배변 처리를 가르쳐야 한다. 집에서는 비데를 사용하기에 편하게 처리할 수 있지만, 초등학교는 비데 설치학교가 많지 않아서 연습이 필요하다. 학교에 갈 때는 옷은 예쁜 옷보다는 활동하기 좋은 옷을 입히는 게 좋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할 일이 참 많다. 모든 초등학교에서 급식을 먹는다. 예전에는 입학 적응 기간이 있었지만, 요즈음엔 입학식 다음 날부터 급식을 먹는다. 급식실에는 숟가락과 젓가락만 있다. 물론 개인 수저를 가지고 다녀도 되지만, 안 가져올 때도 있어서 젓가락 사용법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 집 쌍둥이 손자는 아직 포크로 반찬을 먹는다. 손자들에게 젓가락질을 가르치지 않았지만, 지금부터 연습시키려고 한다. 급식을 정해진 시간 안에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요즈음엔 대부분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은 할 줄 안다. 혼자 신발 신고 벗기, 실내화 갈아 신기 등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점퍼 지퍼 올리기, 단추 채우기 등도 혼자 할 수 있어야 한다. 공부한 것을 정리하고 스스로 가방 챙기는 훈련도 필요하다.

학교에 있다 보면 정리 정돈을 하지 못해서 늘 책상 위에 물건을 수북이 쌓아놓고 공부하는 학생이 있다. 색연필이나 연필을 자주 잃어버리기도 하기에 입학하기 전에 자기 물건에 이름표를 붙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요즈음엔 스티커 이름표도 있어서 활용하면 좋다.

비 오는 날 우산도 혼자 펼치고 접을 수 있어야 한다. 유치원에는 보조 교사도 있어서 대부분 선생님께서 도와주지만, 초등학교에서는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초등 1학년 선생님도 친절하게 도와주지만, 학생들이 많다 보면 손이 못 갈 수도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올해 입학을 앞둔 자녀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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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실 모습 요즘 초등학교는 1인 책상을 사용한다. 책상 옆에 가방을 걸 수 있는 고리가 있다. ⓒ 유영숙

 
입학할 어린이라면 누구나 책가방은 가장 먼저 산다. 책가방은 가벼운 것이 좋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가 있으면 누군가 책가방을 사주는 일이 많다. 대부분 모양만 보고 가죽으로 된 무거운 책가방이나 복잡한 책가방을 사준다. 아마 상표를 보고 사주기 때문이다. 아이 혼자서 지퍼를 여닫을 수 있는 단순하며 가벼운 책가방을 사주시기 바란다. 또 하나 초등학교에서는 가방을 책상 옆에 걸어 두는데 고리가 위쪽에 있는 것이 좋다.

다음은 실내화 준비다. 실내화는 발 사이즈에 맞는 것을 준비해 준다. 초등학교에서는 실내에서는 늘 실내화를 신는다. 그뿐만 아니라 강당에서 체육 할 때도 실내화를 신기 때문에 실내화가 크면 벗겨져서 불편하다. 체육 시간에 줄넘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미리 연습해 온 학생들은 자신감이 생겨 줄넘기하는 시간을 아주 좋아한다. 그냥 모둠발로 뛰어넘기 정도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연필 바로잡기, 가위질 연습하기도 중요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그리고 색칠하는 활동을 많이 한다. 연필은 처음부터 바르게 잡고 글씨를 써야지 중간에 고치려면 어렵다. 요즘 저학년 학생들의 글씨 쓰는 모습을 보면 연필을 이상하게 잡는 아이가 많다. 학교에서 고쳐주려고 해도 벌써 습관이 되어 잘 고쳐지지 않는다. 연필을 잘못 잡으면 당연히 글씨도 바르게 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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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순에 맞게 쓴 글씨 처음부터 글씨 쓸 때 필순에 맞게 써야 바른 글씨를 쓸 수 있다. ⓒ 유영숙

   
글씨 쓰기를 연습한다면 꼭 필순에 맞추어 쓰도록 지도한다. 필순은 아주 중요하다. 한글은 필순에 맞게 써야 바른 글씨체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처음 글씨를 쓸 때는 조금 무른 심인 2B 연필로 쓰면 좋다. 또한 저학년에서는 가위질도 많이 하게 되므로 입학하기 전에 가위질도 미리 연습시키면 좋다. 우리 집 쌍둥이 손자는 어렸을 때부터 안전 가위로 연습을 하여 지금은 가위질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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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가위 처음 가위질 연습할 때는 안전 가위로 연습하면 쉽게 가위질을 할 수 있다. ⓒ 유영숙

 
다음으로는 책 읽기에 관심을 가지고 매일 책 읽는 습관을 갖게 하면 좋다. 1학년은 집중 시간이 아주 짧다. 집에서 10분 정도 자리에 바르게 앉아있는 연습을 하면 좋다. 그 방법으로 10분 책 읽기를 권하고 싶다. 초등학교에 도서실이 있어서 학급별로 도서실 수업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면 아이의 집중력도 키울 수 있어서 학교생활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학교는 좁은 장소에서 많은 학생이 함께 생활한다. 친구를 놀리거나 별명을 부르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도록 말해주어야 한다. 또한 이름을 부르면 큰 소리로 대답하고, 또박또박 의사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 준다. 학교에서 아프거나 친구가 때린다던가 무슨 일이 있으면 꼭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리라고 말해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가 즐거운 곳임을 말해주어야 한다. 가끔 보면 학부모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아이가 학교에 가기 전부터 학교는 무서운 곳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너 이렇게 하면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혼난다."

이런 말 보다는, 학교에는 좋은 친구가 있고 친절한 선생님이 계신 행복한 곳이라고 인식하도록 학부모님께서 도와주어야 한다.

올해 입학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행복하게 학교 생활하길 응원한다. 또한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쌍둥이 손자가 일 년 동안 연습 잘해서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즐겁게 학교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발행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입학 #책가방 #입학준비 #실내화 #글씨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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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원입니다. 등단시인이고, 에세이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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