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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슬러지를 감마선으로 분해하면 슬러지 내 미생물 세포가 파괴돼 미생물이 갖고 있는 수분과 영양분을 외부로 용출시킨다. 하수슬러지의 부피와 무게가 줄어들고 용출액에는 탄소성분과 비료성분이 증가하게 된다. ⓒ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을 이용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하수슬러지를 짧은 시간에 대용량 처리하고, 비료로 재활용까지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기존 대비 처리시간을 30일에서 5시간으로 대폭 단축하고, 처리량도 2배 이상 증가시킨다.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원장 주한규) 해체기술개발부 임승주 박사 연구팀은 1일 "하폐수 처리장 슬러지 저감처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주)에이치엔엠바이오(대표이사 이명오)에 이전했다"면서 "정액기술료 3억5000만 원과 매출액 1.5%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KAERI에 따르면, (주)에이치엔엠바이오는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하수슬러지와 고농도 산업폐수를 처리하는 오폐수처리 전문 기업이다. 이번 기술을 활용해 국내는 물론 중국 및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보통 우리가 배출하는 하수는 대부분 미생물을 이용해 정화한다.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미생물의 농축된 찌꺼기인 하수슬러지가 다량 발생해 또 다른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이에 2006년 해양오염 방지에 관한 국제협약으로 하수슬러지의 해양 투기가 전면 금지되면서 국내서도 하수슬러지를 육상에서 처리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국내 하수슬러지 발생량은 약 447만 톤으로 처리를 위해 연간 약 6300억 원을 소요했다.
현재 국내 하수처리장에서 사용하는 기존 슬러지 처리 기술은 하수슬러지를 또 다른 미생물을 이용해 분해한 후 압착해 처리하는 것인데, 이는 30일 이상의 긴 처리 시간에도 약 30% 정도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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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마선을 이용한 하수슬러지 처리 (왼쪽) 미처리된 하수슬러지, (오른쪽) 감마선으로 처리된 하수슬러지 ⓒ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반면, KAERI 연구팀이 이번에 감마선을 이용해 개발한 기술은 단 5시간 만에 최대 61.5%의 슬러지 저감 성능을 보였다. 분해된 하수슬러지 분해액은 복합비료와 탄소원으로 재활용할 수도 있는 장점도 있다.
연구팀은 감마선의 강력한 산화 분해 특성에 주목했다. 전자기파의 일종인 감마선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아 물질을 산화시켜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산화제와 알칼리를 주입해 수소이온농도(pH)를 조절하고, 감마선을 조사하면 하수슬러지를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감마선을 조사하면 하수슬러지 내 미생물 세포가 파괴돼 미생물이 갖고 있는 수분과 영양분을 외부로 용출시킨다"면서 "이로 인해 하수슬러지의 부피와 무게는 줄어들고, 용출액에는 비료와 탄소 성분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출액을 농가의 복합비료로 재활용하거나, 하수처리장의 메탄올을 대체할 수 있는 탄소원으로 사용할 수 있어 사업화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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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마선 조사 후 발생한 하수슬러지 용출액을 비료로 사용 시, 상추 생장 속도 차이 (왼쪽) 용출액을 주지 않은 상추 모종, (오른쪽) 용출액을 비료로 준 상추 모종 ⓒ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앞으로도 국민 건강과 깨끗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방사선 강점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기초 기술개발부터 시작해 슬러지 감축 성능에 대한 공인시험까지 마쳤으며, 현재 3건의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고, 미국, 일본, 중국 등 국외 특허 출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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