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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농성 38일째 한국옵티칼 노동자들 "강제집행 반대"

50년 무상임대 특혜 받은 외투기업, 공장 화재 후 청산 결정... 노조 "정부가 나서야"

등록 2024.02.14 17:40수정 2024.02.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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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에 있는 외투기업인 한국옵티칼 구미공장 옥상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2명의 여성노동자가 38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공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38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민주노총이 구미와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투입 반대와 고용승계를 촉구했다.

14일 구미 한국옵티컬 공장 앞과 서울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과 녹색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등 진보정당들이 함께 참여해 외투기업인 일본 니토그룹 계열사인 한국옵티칼이 공장 화재를 빌미로 직원들을 강제로 해고했다고 반발했다.

구미공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국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경찰은 농성 중인 두 노동자를 끌어내고 공장 철수를 진행하겠다며 대규모 공권력 투입 계획을 밝혔다"며 "정부와 경찰은 지금 당장 강제집행 계획을 중단하고 농성 중인 노동자들이 안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50년 토지 무상 임대와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은 한국옵티칼은 지난 2003년 설립 후 LCD편광 필름을 생산해오다 지난해 10월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청산을 결정했다.

희망퇴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10여 명의 노동자들은 닛토덴코가 지분 100%를 소유한 한국니토옵티칼로의 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고 이중 2명은 지난달 8일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사측이 제기한 철거공사 방해금지 등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오는 16일까지 공장 지붕과 사무소 등을 인도할 것을 노조 측에 고시한 상태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공권력 투입이 예상되자 노동자들은 강제집행을 중단하고 노동자들의 안전 대책 마련과 고용승계를 위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 노동자 안전대책 마련하고 고용승계 대화 위해 협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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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북 구미의 한국옵티칼 공장 앞에서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집행 중단과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조정훈

노조는 "한국옵티칼이 외투기업으로서의 혜택은 받을 대로 다 받고 공장 화재가 발생하자 피해액의 두 배가 넘는 화재보험금을 챙긴 후 공장을 폐쇄했다"며 "천문학적 거금을 벌어들인 회사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내팽개쳤다"고 분노했다.

이들은 정부에 대해서도 "한국옵티칼의 부당하고 무책임한 청산을 제재하기는커녕 노동자들의 마지막 저항마저도 폭력으로 굴복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노동자의 생존과 안전보다 외국 기업의 투자 이익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천박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예정된 강제집행 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농성자들의 안전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고용승계에 대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최현환 한국옵티칼 지회장은 "엄청난 혜택을 누린 외투기업이 도망칠 때 노동자의 생존을 지키는 법은 왜 없느냐"며 "특혜는 있는 대로 받고 폐업은 제멋대로 하면서 고용유지 노력은 단 한 번도 하지 않는 한국옵티칼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고용을 승계해 달라는 우리의 요구가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외투기업의 먹튀를 방지하는 법이 없다는 게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한국옵티칼 모기업인 니토그룹이 고용승계 방안을 낼 수 있는데도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며 노조사무실 강제철거 중단과 해고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법원의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오는 15일 공장 앞에서 1박2일 사수투쟁을 벌이고 16일과 23일에는 결의대회를 통해 외투기업의 먹튀 행각을 규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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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 공장.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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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북 구미의 한국옵티칼 공권력 투입 저지와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공장 옥상에서 38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 조정훈

#한국옵티 #해고노동자 #농성 #고용승계 #강제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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