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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의총 불참, 수습은 아직... 첩첩산중 민주당

[이슈] 공천 갈등 깊어가는데 지도부 뾰족한 수 못 내... 홍익표 "책임 느껴"

등록 2024.02.21 19:12수정 2024.02.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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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짚는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의 이야기를 듣던 중 이마를 짚고 있다. ⓒ 남소연


21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는 '비이재명계 공천 학살' 논란 관련 성토대회가 됐다.

홍영표 의원은 취재진에게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를 위한 공천이 되어선 안 되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을 통해서 총선 승리하는 공천이 되어야 한다. 지금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라든지 도저히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는 하위 20% 문제들을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책임도 묻고 해야 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를 포함해 자유발언에 나선 의원 10여 명의 생각은 대체로 비슷했다.

그런데 정작 논란의 중심에 선 이재명 대표는 의총에 불참했다. 전날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경선 득표 30% 감산 불이익 대상)' 통보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던 윤영찬 의원은 기자들에게 "오늘 할 말이 많았는데 왜 안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청래 수석최고위원마저 일찍 자리를 뜨자 몇몇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도 없는데 지도부가 어디를 가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공천은 말썽 있지만..." 이번에 더 시끄러운 이유

'하위 20%' 통보를 받은 송갑석 의원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열고 "이 치욕과 무도함은 담담하게 견디겠다. 경선에서의 불이익은 당원과 시민을 믿고 극복하겠다"면서 "정작 제가 견디기 힘든 것은 제 처지가 아니라 민주당의 패배"라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권 심판에 실패하여 역사의 죄인이 되는 상황은 도저히 감당할 수도 억누를 수도 없다"며 "'일부러 패배하려고 하지 않는 한 저럴 수 없다'는 것이 현재 민주당에 대한 세간의 평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A의원은 "목표가 총선 승리, 윤석열 정권 심판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 본인의 보신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천은 항상 말썽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게 과정 관리이고, 과정 관리가 안 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며 "국민의힘은 공천관리위원회 심사가 끝나면 바로 위원장이 발표하는데 우리는 위에서 갖고 꼼지락꼼지락하니까 발표도 늦고, 결과도 오염됐다고 의심받는 것"이라고 봤다.

B의원은 '진박(진정한 박근혜계) 감별사'가 등장했던 2016년 새누리당 공천 파동이 민주당의 일이 될 수 있다고 불안해 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공천이 불공정하게 보이거나, 집안 싸움한다고 보이면 선거에 엄청나게 영향받는다"며 "후보들의 개인기도 필요하지만, 당이 받쳐주는 게 5~10%정도"라고 말했다. 또 '이재명 대표 비선조직이 움직이고 있다'는 의혹을 두고는 "그렇게 해서 당을 장악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총선 승리보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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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장 나서는 홍영표 공천갈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내홍을 겪는 가운데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홍영표 의원 등이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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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장 나서는 기동민·인재근·박용진 공천갈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내홍을 겪는 가운데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기동민, 인재근, 박용진 의원 등이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지도부는 여전히 원론적인 대응에 급급하다. 최근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서 현역을 제외한 정체 불명의 여론조사가 이뤄졌던 일을 두고 조정식 사무총장은 의총에서 "파악해보겠다" 정도로만 해명했다. '비명 학살' 논란 역시 "선출직 평가와 관련해선 기준이 있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도 취재진에게 "(현역 의원 평가는) 어떤 사람들의 바이어스(편향)가 끼어서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C의원은 "지도부가 '논의해보겠다'는 말만으로는 (상황 수습이) 안 된다는 의견이 상당수"라며 "일단 여론조사 돌리던 것을 다 멈추고, 이를 진행한 사람을 찾아내 조사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무엇이든 간에 이재명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누구든 이런 식으로 책임을 안 지고 가면 분당(分黨)까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의총 불참을 두고도 "진짜 안 좋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부딪쳐야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급기야 정세균·김부겸 두 전직 국무총리는 "이재명 대표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의 공천은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며 "이 대표가 여러 번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 민주적 원칙과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처럼 당이 사분오열되고 서로의 신뢰를 잃게 되면 국민의 마음도 잃게 된다. 국민의 마음을 잃으면 입법부까지 넘겨주게 된다"며 "민주당은 국민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모든 원망은 제게..." 홍익표 "책임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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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참석한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의석에 앉아 있다. ⓒ 남소연

 
이 대표 쪽 관계자는 "의총은 비공개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다"며 "어제(20일) 대표가 '모든 책임을 다 지겠다'고 했다. 그 내용대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갈등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이 대표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이 대표는 '하위 20%' 선정에 반발해 탈당한 김영주 의원을 언급한 페이스북 글에서 "혁신 공천은 피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가죽을 벗기는 아픈 과정"이라며 "모든 원망은 제게 돌리시라. 온전히 책임지고 감내하겠다"고 했다.

원내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지도부로서 책임을 느낀다"며 "(의원) 평가 재심 신청을 할 경우 공관위원장이 직접 신뢰성과 투명성이 납득될 수 있게 설명하도록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여론조사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밝히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 최고위에서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관련 기사]
김부겸·정세균 "이재명 지도부, 지금 상황 바로 잡아야" https://omn.kr/27ifr
'비명 학살 논란'에 이재명 "앞으로 원망 더 나올 것 알지만" https://omn.kr/27hxo
#이재명 #민주당 #공천갈등 #2024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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