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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보조금 놓고 한동훈-이준석 설전..."사기" vs. "위헌 정당"

한 "자진해산 후 재창당하라"...이 "여의도 사투리에 절여진 팔도 사나이"

등록 2024.02.22 10:26수정 2024.02.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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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주재한 한동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보조금 사기가 적발됐으면 토해내는 게 맞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수십억 원의 위성정당 보조금, 쓸 것인지 반환할 것인지 입장 밝혀라."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정당 보조금을 빌미로 개혁신당을 재차 공격하고 나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그간 이준석 대표와 개혁신당에 대해 대체로 말을 아껴왔던 데 비해, 최근 적극적으로 개혁신당 견제에 나섰다.

새로운미래와 결별한 현 개혁신당의 주류가 '개혁 보수'를 표방하며 국민의힘에서 이탈한 세력인 만큼,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표 분산을 막기 위한 계산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거대 여당을 비판하며 반격하고 있다.

한동훈 "의지의 문제, 자진해산 후 재창당하라"

발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개혁신당이 받은 약 6억 원(6억6654만9000원)의 경상 보조금이다. 중앙선관위는 정치자금법에 따라 국회교섭단체(20석 이상)에 50%를 지급하고, 원내 5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는 5%를 배분한다. 현역 국회의원이 4명이었던 개혁신당은 지난 14일 양정숙 의원이 입당하며 5명을 채우게 됐다. 당초 수천만 원 수준으로 예정됐던 보조금이 확 늘게 된 것.

그러나 이후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종민 의원을 위시한 새로운미래 세력이 당내 주도권 갈등 끝에 결별을 선언하며, 다시 의석수가 하나 줄게 됐다.

그러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신당 이야기는 안 하고자 하는데, 저는 이것만 말씀드린다"라며 "보조금 사기가 적발됐으면 토해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라고 화살을 날렸다. 그는 "제도가 없으니까 안 한다? 제도가 없지 않다. 성의가 있고 진정성이 있으면 할 수 있다"라고 자문자답했다.


이어 "그거 하나하나를 제가 말씀드릴 문제는 아니지만, 당비를 모아서 6억6000만 원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라며 "어차피 급조된 정당이기 때문에 자진해산할 경우에 국고에 그 6억6000만 원이 반납되게 하는 방법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 해산하고 나서 다른 식으로 재창당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결국 의지의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저는, 진정한 개혁이 뭔지를 생각해본다. 국민들께서도 생각해보시리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한동훈, 여의도 사투리에 절여진 여의도 팔도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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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지난 20일 정오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미래측 이낙연 공동대표가 합당 철회를 선언한 데 대해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위원장의 지적을 즉각 반박했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이 정당보조급을 법적으로 반환할 방법이 없어 금액 그대로 동결해서 보관하고 입법미비점을 22대 국회에서 보완해 반환하겠다고 하자, 한동훈 위원장이 반환방법이 있다고 하면서 정당을 해산하고 재창당하라는 식의 궤변으로 일관한다"라고 적었다.

그는 "위성정당으로 86억 보조금 수령했던 과거를 추억하면서 이번에 또 위성정당 차리겠다고 하면서 당직자를 대표로 임명하는 법무부장관 출신 정치인이 얼마나 모순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정당은 목적과 조직,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는 것이 헌법 제8조2항"이라며 "사무처 당직자를 마음대로 위상정당의 대표로 임명하고, 모체정당의 뜻에 따라 비례대표를 정하는 위성정당, 위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위헌정당을 만들면서도 당당한 한동훈 위원장, 이제는 법률가가 아니라 여의도 사투리에 절여진 여의도 팔도 사나이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 21일에도 "한동훈 위원장이 얼마 전까지 개혁신당이 '돈 때문에 못 헤어질 것'이라고 하셨는데, 헤어지고 나서는 '보조금 사기'라고 하신다. 예측이 틀렸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오히려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선택으로 국민의힘의 비례위성정당이 축낼 보조금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입장을 밝히시길 기대한다"라며 "이번에도 위성정당으로 국고에서 빼갈 수십억 원의 보조금, 쓸 것인지 반환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시라"라고 한 비대위원장을 몰아 세웠다.

이어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이 국고보조금을 수령해 가야할 테고, 의원 꿔주기로 그 금액은 수십억 원에 달할 텐데, '보조금 사기'라는 그 일갈을 스스로에게 해야 할 것"이라며 "사기액은 개혁신당이 수령한, 쓰지 않을 경상보조금의 몇 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위성정당 대표에 당직자 출신 내정?

한편,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창당을 공식화하며 당직자 출신 당 대표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대표를 한선교 전 국회의원이 맡았다. 당시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잡음이 일었던 전철을 교훈삼아, 명망가나 정치인이 아닌 실무자 선에서 위성정당 당 대표를 인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람이 아직 정해진 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라면서도 "국민의힘에서 당직을 맡아 오신, 경험 많은 당직자를 비례정당의 대표로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비례정당의 목표가, 꼼수를 유지하려고 하는 민주당의 제도 유지에 대한 대응 차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에서 제시하는 비례대표와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한 방식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당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그런 경험 있는 당직자가 할 경우 좀 더 무리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전통 있는 정당이기 때문에 당직자 분들 중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시다. 이런 분들을 당의 주요 자산으로 활용해야 국민을 위해 더 좋은 정당, 유능한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정당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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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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