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100만 화성이 해야 할 역할

[100만 화성시에 바란다 ⑪] 강석찬 화성시민재생에너지발전협동조합 이사장

등록 2024.02.26 11:53수정 2024.02.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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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화성시민재생에너지발전협동조합 이사장  ⓒ 화성시민신문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경기 화성시는 100만 인구를 넘어서는 특례시로 성장했다고 축하와 희망의 덕담들이 넘쳐나고 있다. 또 앞으로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세비 이전 등을 포함한 많은 기능과 자치권이 넘어오면 지금까지 보다는 주민들을 위한 훨씬 많은 일들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희망찬 미래만 그려볼 수 있을지 심히 염려가 된다. 특히 기후위기시대에 인류절멸이라는 시간표를 받아든 우리에게 산업혁명 이후 모든 성장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했기에 우리가 편리함과 풍요를 누리는 만큼 그 반대급부도 급속히 확대돼 왔음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화성시는 가장 급속히 발전하는 젊은 도시라는 밝음 이면에 각종 환경문제란 환경문제도 안고 살아야만 하는 어두움도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성시는 온실가스 배출 1위의 주범

화성시의 전입인구증가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삼성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있고 그들과 하청 또는 협력관계에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 근무하는 많은 사람과 그 가족들이 화성으로 내려와 자리를 잡은 결과 화성은 100만 메가시티로 급성장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전 정부에서도 강조돼 왔던 일자리 문제는 우리를 풍요롭고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런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수반한 발전 속에서 간과하기 쉬운 점이 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해 온 인구, 교육, 교통문제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의 주된 범인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배출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배출하는 자치단체임을 인정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온실가스배출의 주원인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에너지원이고 이중 대다수가 산업용으로 소비되고 있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공장과 기업과 가계에서 사용되는 연료인 전기와 천연가스, 석유등은 모두 화석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특히 산업이 발전해 인구증가가 급속히 이뤄진 화성시는 온실가스배출에서도 전국 1위의 주범임을 자각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없으면 모든 기업과 공장과 가정생활은 멈춰서야만 한다. 그래서 지금의 삶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감수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앞당겨 소비하는 몰염치한 선조가 되는 것이다. 아니 그 악영향이 멀리 후대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곧 나타나게 되리라는 전문가들의 예언 아닌 확언에서 우리는 우리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화성시가 감당해야 할 책임

그런 면에서 화성시는 그 어느 자치단체보다도 재생에너지 생산과 소비에 일로 매진해야 할 책임이 무겁다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RE100이라는 조금은 낯선 단어가 우리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이는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를 사용치 말고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자는 취지의 운동적 단어이다.

유럽이나 타 선진국들에선 국가적으로 이미 RE100을 선언하고 있고 자본의 이익에 민감한 일반 사기업들도 앞 다퉈 RE100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수한 대기업들도 RE100을 선언하고 동참하고 있다. 그들의 진의가 유럽이나 타국으로의 수출에 매겨지는 RE100을 이용한 관세장벽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욕심에서 출발했다 하더라도 이제 이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확인한다.

그렇지만 RE100을 선언한 400여개의 글로벌기업들 속에서 우리나라 기업은 이제 겨우 15여 개 정도만 참여를 선언하고 있고 전세계 재생에너지발전비율이 에너지소비량의 28%를 상회함에 비해 겨우 8%를 넘어서고 있다. 대표적인 산업국가인 독일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악조건하에서도 2030년까지 국가 전체로 탈탄소와 함께 모든 에너지의 재생에너지로의 RE50에 도달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화성시의 탈탄소와 재생에너지 현황 

그런 면에서 우리 화성시는 어떠한가? 100만 메가시티의 축복에만 눈이 멀어 세계적 흐름인 RE100의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최대배출 자치단체로써 보다 발빠르게 재생에너지운동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도 및 시군 지자체 탄소중립 이행기반 구축현황(2024.02.01.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정필)에 의하면 2023년도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이행구축 모니터링을 통해 경기도 산하 지자체 자치법규와 조직정비 측면에서 일부는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탄소중립전환의 이행기반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행정적, 입법적, 재정적 노력이 부족하고 제도적 측면뿐 아니라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구조도 취약하다.

특히 탄소중립 정책수립에서 보면 경기도와 수원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 등에서는 별도의 탄소중립∙에너지전환 관련 기본조례는 제정된 상태이나 신규정책수립이 없음을 위 조사는 지적하고 있다. 또한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탄소인지예산제)조례제정도 경기도와 과천시, 시흥시, 양평군, 광명시를 제외하면 타 기초지자체는 아직 본격적으로 관련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이밖에  경기도를 위시해 고양시, 안양시, 수원시, 안성시, 의왕시, 여주시에서의 시민참여추진단 조례는 만들어졌지만 운영현황은 이 중 2~3개시군에 불과함을 지적하고 있다.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설정의 경우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남양주시, 성남시, 수원시, 여주시, 의정부시 등에서처럼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 등의 구체적 목표치가 명시돼 있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 중 화성시는 탄소중립기본계획과 숙의형 시민참여형계획이 아직 연구용역중이고 탄소중립기본법에 의거해 에너지자립실행계획(2017년~2030년)은 수립되어 있으나 기초지자체의 경우 법정계획이 아닌 행정계획에 해당하므로 에너지전환부문에서 에너지계획처럼 탄소중립기본계획은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음도 지적하고 있다.

특히 화성시는 지역에너지계획이 매 5년마다 수립되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처럼 지역에너지계획을 잘 수립할 필요가 있음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위원회가 공식적으로 구성돼 있음에도 운영현황을 보면 0회임을 지적하고 회의결과등도 투명하게 공개돼야 함은 물론, 타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탄소중립지원센터나 기후대응기금 설치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경기연구원 고재경에 의하면, 경기도 온실가스 부문별배출량은 산업(37%) 부문, 건물 등(36.4%),수송(19.4%) 부문 등에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 중 화성시가 경기도 전체의 12.4%로 가장 많은 온실가스 배출 지자체이며 주 배출요인은 산업부문에서라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화성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소비처이며 온실가스 배출처라는 것이다.

또한 경기도 신재생에너지 현황에서 보면 경기도 에너지 소비량에 비해 재생에너지발전량은 2.5%에 불과해 전국 평균 6.9%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재생에너지 잠재량은 65.51GW로 아직 기술적 잠재량의 7.65%만을 활용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하게 된다면 경기도 소비전력량의 48.2%를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2030년 전력수요 전망대비 재생에너지비중 20% 목표를 가정하면 가장 많이 생산해야하는 지자체는 화성시임을 적시하고 있다. 

화성시민들의 참여로 RE100 달성을

요즘 들어 산단RE100등 화성시 자체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는 고무적인 소식을 들었다. 또한 경기도에서 산하 조직에 RE100을 적극 추진함을 권장하고 기관장의 평가에도 이를 반영한다고 한다. 우리 화성시는 기초 자치단체 중에서도 비교적 넓은 면적을 가진 지자체이며 많은 산하 단체들이 존재하고 있는, 재생에너지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충족돼 있는 기초단체라 생각한다.

2023년도에는 매향리 화성드림파크 주차장A구역에 화성시민에너지협동조합과 함께 햇빛발전소를 건설하고 매년 지원금액에 도달할 때까지 REC가격을 회수해 가는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에너지공단과 ㈜현대에코쏠라 등 법인들과 컨소시엄을 추진해 우정읍에 녹색에너지자립마을을 구축할 계획임도 밝혔다.

다 좋고 반겨야 할 소식이지만 아쉬운 점은 이와 같은 정책들이 시민들의 참여 속에서 이뤄졌으면 한다는 점이다. 자본조달 측면에서만 본다면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재생에너지 사업이 더디고 금방 눈에 띌 만한 가시적 효과가 덜 할 수는 있지만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정책의 성공여부는 대다수 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으로 그 성공여부가 판가름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마을 단위의 에너지자립마을이나 바이오가스 발전소 사업 등은 주민들의 동의와 참여가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기도에서 산하단체에 시민참여형협동조합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RE100참여를 독려함과 같이 시민참여형협동조합들과 좀 더 본격적인 사업구상을 의논·추동했으면 한다. 시 산하 단체나 관공서 등에 적극적으로 RE100 실천프로그램을 권장하고 시민협동조합과 손을 잡고 화성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RE100도 달성하게 하고 참여 시민들에게 전기에너지 판매를 통한 소득도 나누어 주고, 녹색일자리도 만들며, 에너지취약계층을 향한 범시민 돌봄운동까지 승화시켜 나갔으면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현 시기 화성시가 담당해야 할 역할이며 의무라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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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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