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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 죽지 않게 해달라"

전국 소방관들·가족들, 26일 여의도 민주당·국민의힘 당사서 '처우개선' 집회

등록 2024.02.27 09:23수정 2024.02.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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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소속 소방관과 가족들이 민주당 당사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 서창식


최근 경북 문경에서 화재 진압 중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가운데, 전국에서 모인 소방관들이 "더는 죽지 않고 살고 싶다. 대규모 인력 확충하라"라며 국회와 정부가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아래 소방본부) 소속 소방관과 가족 7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26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임수한 지역지부장은 "최근 10여 년간 8천여 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소방청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순직 사고를 못 막고 있다"라며 "지금도 병상에서 치료 중인 동료(경북 문경 소방관)들의 쾌유를 빈다"라고 했다.

그는 "(소방관 사고) 문제는 만성적인 현장 인력 부족에서 발생하는 사고임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소방청이 안전사고를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현장 인력 증원보다 행정 위주의 조직을 늘려 오히려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부는 인력 증원 요청할 때마다 인건비 예산 타령만 하면서 거부하고 있고, 소방의 생명줄인 소방 교부세마저 줄이려 하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순직 사고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소방관들이 얼마나 더 죽어야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것인가. 우리 소방관들의 생명이 그렇게 하찮다는 말인가"라고 물었다.

'국민의힘' 소방관 처우 공약했지만, 약속 안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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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소속 소방관과 가족들이 민주당·국민의힘 당사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 서창식

 
서울 특수구조단 황재규 지회장은 "12월 제주도에서 고 임성철 소방관이 순직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이런 비참한 소식을 우리가 접해야 하는가"라며 "용기 있는 소방관이 있는 나라가 안전한 나라라고 누가 말했지만, 용기 있는 소방관이 죽는 나라가 되었다"라며 성토했다.


이어 "10년간 90명의 동료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라며 "12000여 명이 수면장애, 일반인의 10배가 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2300명여 명이 자살 고위험군"이라고 주장하며 "이 악순환의 고리는 언제쯤 끊길 수 있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2020년 2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6만 원인 소방관 위험수당을 20만 원으로 대폭 상향하고, 소방 관련 예산을 두배 증액하겠다 공약했지만, 2024년 오늘 화재 진압 수당이 1원이라도 올랐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아직도 소방관 현장 인력 부족으로 수관을 혼자 들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가고 있다"라며 "세상에 버려져도 괜찮은 죽음은 없다. 이것은 순직이 아니라 죽임을 당하는 것이고, 국가가 소방관의 죽음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쏘아붙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현장 소방대원들의 인력증원' '소방안전교부세 보장' '소방관 처우 개선 즉각 시행'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소방공무원들의 요구를 담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정책질의서를 제출했다.

한편 2일 소방청이 집계한 '위험직무 순직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모두 42명, 부상을 당한 소방관은 8200명이 넘었다. 소방청 매뉴얼에는 대원들의 안전이 우선이라고 적혀 있지만, 매년 사망과 부상이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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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소속 소방관과 가족들이 순직자들의 영정을 들고 민주당사에서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을 하고 있다. ⓒ 서창식

#소방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소방관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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