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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입당 김영주 "유세에서 윤석열 심판? 행동은 안했다"

노동운동가 출신 4선 중진, 민주당 탈당 후 국힘으로...한동훈 "모든 게 같을 필요 없다"

등록 2024.03.04 12:03수정 2024.03.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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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저는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참석만 했다."

김영주 국회의원(4선, 서울 영등포갑)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국회부의장 자리도 내려놨다.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를 받자, 이에 반발해 당적을 옮긴 것이다. 민주당의 이른바 '공천 파동'의 여파로 제1야당에서 여당으로 색깔을 바꾼 것은 앞서 이상민 의원에 이어 김영주 의원이 두 번째다.

국민의힘은 두 팔 벌려 크게 환영했고, 특히 직접 회동을 통해 입당을 권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활짝 웃었다. 하지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노동운동을 했고,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장관을 지냈던 그가 당적을 옮긴 데 대한 비판과 논란도 크게 일고 있다. 불과 5개월 전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섰던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걸고 선거에 임했다.

한동훈 "김영주는 상식의 정치인, 모시게 돼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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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4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김영주 부의장을 우리 국민의힘에 모시게 돼서 저는 대단히 기쁘다. 그리고 너무 환영한다"라며 "그동안의 고뇌와 고통을 제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상식의 정치인이고 합리성을 늘 기준으로 삼고 정치해오신 큰 정치인"이라며 "그 점에서 저와 국민의힘의 생각과 너무나 같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더 강해지고 더 유능해지고 더 국민께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김영주 국회부의장께서 저희와 함께하시게 됐기 때문에 저희가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들께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 됐다"라고 자평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또한 "여야를 불문하고 부의장은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그런 의정활동을 해오셨다고 다들 신망이 높으신 분"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지금 정치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또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 또 균형을 잡아주는 정치, 뭐 이런 것들을 통해서 의회 정치를 복원을 해야 되는데 그 과정에 우리 김영주 부의장님의 탁월한 경륜과 또 여러 가지 역량을 통해서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국민의힘은 서울 영등포갑 지역의 공천을 결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주 의원 본인이 해당 지역구 출마 의지가 높은 만큼, 김 의원이 국민의힘 간판으로 5선 의원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당사자인 김영주 의원은 "저는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라며 "정치인은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일을 해야 된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져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여태까지 의정활동을 하면서 그렇게 돋보이는 사람은 아니었다"라며 "제가 3월 1일날 한동훈 비대위원장님 뵙고, 그 3일이라는 시간이 저한테는 굉장히 길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정을 빨리 내려야 저도 제 진로를 택할 수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거기에 대한 일정을 할 수 있다"라며 "여지껏 저를 뽑아준 영등포구민과 저를 4선까지 만든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을 해왔듯이 앞으로도 생활 정치 그리고 우리 주변 발전을 위해서 제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주, 보궐선거 지원 유세 질문 나오자 "참석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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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김 의원의 갑작스러운 당적 변경이, 지금까지 걸어온 정치적 노선이나 신념과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 논란이 일고 있다.

예컨대 이날 입당식을 마친 김 의원을 향해, 기자들은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진교훈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며 윤석열 정권 심판을 외쳤던 데 대해 물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저는 그때 지도부가 아니었기 때문에 거기에 가서 유세하거나 참여하지 않았다"라며 "민주당 의원으로서 그 옆에 같이 참석만 했을 뿐,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라고 항변했다. 당시 김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석열 정부 심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한 기존의 진보적 가치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민주당에서도 보수가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진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4선까지 하며 장관도 역임했는데 '꽃길'만 걸어왔던 것 아니냐는 물음표도 나왔다.

그는 "꽃길만 걸은 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자신이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며 정치 활동을 했는지 피력했다. 그는 자신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국민과 영등포 주민들의 응원" 덕택이었다며 "민주당 공천 과정에 열심히 일했던 의원들이 하위 10%를 받고, 친명 후보들을 집어 넣는 것을 보고 정치를 오래 한 제 경험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이날 입당식 전 출근길에서 '선거용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누가 그런 비판을 하느냐? 어떤 이념적 비판이 나올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책적인 면에서 모든 게 같을 필요는 없다"라며 "다만 시장경제체제를 신봉하고 경쟁을 장려하는 정책을 가진 분"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김 의원이 간첩죄 보완을 위한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점을 거론하며 한 위원장은 "저는 많은 부분에서 저희가 바라보는 지향점과 (김영주 의원이)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라며 "우리의 기본 철학을 공유한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이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유능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 위원장은 "김 부의장 정도의 생각은 지지하지만 국민의힘을 지지하기는 조금 불편하고 껄끄러웠을 분도 있을 수 있잖느냐? (김 의원이) 오셔서 외연이 넓어지고, 우리가 더 유연하고, 더 많은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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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 윤재옥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영주 #국민의힘 #입당 #한동훈 #410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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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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