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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 대구 달서갑 공천... '박근혜 남자들' 원내 입성?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삼성 반도체 연구원 등 '삼성 공천'... 출입기자에 국민공천 권하기도

등록 2024.03.05 16:38수정 2024.03.0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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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변호인이었던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1월 22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달서갑 출마를 선언했다. ⓒ 조정훈

 
"대구 달서갑에 유영하 변호사."

박근혜의 변호인이 원내 진입 9부 능선을 넘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광역시 달서구갑에서 단수 추천됐다. 현역 지역구 의원인 초선 홍석준 의원을 물리친 것. '보수의 심장' 대구의 공천장인만큼 국민의힘 재킷을 입은 그가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박근혜씨의 형사재판 변호인이었던 도태우 변호사에 이어 '박근혜의 남자'가 또 공천을 받게 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오후, 오전에 이어 제17차 회의 결과 브리핑에 나섰다.

유영하 변호사의 공천 배경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굉장히 논의를 많이 했고, 그래 가지고 굉장히 늦게 발표했잖느냐"라며 "현역 의원도 계시고 이래 가지고, 하여튼 오늘 아침까지도 진짜 논의, 논의,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단수 추천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약간 정무적 판단 부분도 들어갔다"라고 설명했다.

홍석준 의원의 공천 탈락에 대해서도 정 공관위원장은 "현역 의원들이 진짜 훌륭한 분들이 많고 그래서 그걸 존중하는 베이스"라며 "잘라내는 게 아니고 존중하면서 최적의,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보시면 된다"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구 재배치 여지를 남긴 셈이다.

장동혁 사무총장 또한 "기본적으로 시스템 공천 범위 내에 있다"라며 "신청한 후보자 중에 유영하 변호사의 점수 가장 높았다. 1등과 2등 후보 간의 점수 차이가, 저희들이 단수 의결할만큼의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강남병에는 전직 삼성전자 사장, 화성을에는 삼성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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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 공천'도 눈에 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사표를 던지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나오라'고 도발한 경기도 화성시을은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연구원이 우선추천됐다.

정영환 위원장은 "거기(화성을)가 (주민) 평균 연령이 34세 정도 된다고 한다"라며 "그래서 아무래도 젊은 분을 배치하는 게 좋다. 젊은 전문가, 그다음에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인품도 훌륭한 젊은이들 저희가 공천하게 됐다"라고 치켜세웠다. 한정민 연구원은 1984년생이다.

장 사무총장은 "화성 지역에 어떤 분들이 몰렸는지 여러분도 알 것"이라며 "후보가 갖고 있는 전문성이 그 지역에 맞다고 생각했다. 선거에서 중요한 게 구도일 수 있는데 한정민 후보가 갔을 때 구도 싸움에서 유리하게 싸워줄 수 있는 후보라 생각돼서 우선추천했다"라고 부연했다. 소위 '반도체 벨트'를 구성해 경기 남부 지역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개혁신당의 전략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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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 찍는 한동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셀카'를 찍고 있다. 아이폰 이용자인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갤럭시 휴대전화를 꺼내 셀카를 찍었다. ⓒ 남소연

   
그 외에 서울특별시 강남구병 지역구에는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우선추천됐다. 인재 영입돼 지난 1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그는 이번 총선 공천을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서, 양지에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었다.

경기도 부천시을에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을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박성중 국회의원이 우선추천됐다. 수도권 험지 재배치 이야기가 현실화된 것. 경기도 시흥시을에는 김윤식 전 시흥시장, 경기도 평택시을에는 정우성 현 포항공과대학교 교수가 공천장을 받게 됐다. 제주도 제주시 갑에는 고광철 보좌관이 추천됐다.

경기도 하남시갑은 3자 경선으로 정해졌다. '친윤계' 초선의 행동대장이었던 이용 국회의원, 김기윤 현 경기도교육감 변호사, 윤완채 전 하남시장(한나라당) 후보가 경쟁한다.

선거구 조정으로 인한 후보 재의결도 있었다. 서병수 의원은 권역 내 지역구 재배치를 통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부산광역시 북구갑에서 맞붙게 됐다. 김도읍 의원은 부산 강서구 후보로 다시 의결됐다. 비게 된 부산 북구을은 재공모에 들어갔다.

국민공천 홍보하며 기자들에게 "적극적인 의지 가져보라" 권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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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지역 결과 발표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국민의힘은 '국민공천'의 범위와 콘셉트도 확정했다. 대상 선거구는 서울 강남구갑·강남구을, 대구 동구군위군갑·북구갑, 울산 남구갑까지 모두 다섯 곳이다.

정 위원장은 "국민공천이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제3자 추천도 가능한 베리어프리 공천 제도"라며 "국민의힘과 함께 길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모든 지원자들을 위해 온라인 접수를 원칙으로 했고, 심사자료를 없앴으며 제출서류를 최소화하는 등 진입 장벽을 낮췄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민공천의 메인 콘셉트를 '국민추천 프로젝트'로 정했다"라며 "국민이 추천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의미의 '국민추천 프로젝트'로 공관위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적극 발굴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도덕성, 사회 기여도, 면접 등 객관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심사 및 면접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접수 및 심사 과정은 비공개가 될 전망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공개 오디션이나 다른 공개된 방식에 도전했다가 최종 공천되지 못하면 또 직장에서나 본인의 사회 경력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라며 "그것 때문에 유능한 청년이나 신인이 도전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서 신청 자체도 필요하면 비공개로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본인이 직접 지원해도 되고, 제3자를 추천할 수도 있다. 다만,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인사들이나 현역 의원들도 지원할 수 있도록 열어둔 점은 향후 비공개 심사 과정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이날 국민추천제에 대한 설명을 하던 도중 정영환 위원장은 "기자 분들도 대상이니, 본인들 잘 생각해보시라"라며 "적극적인 의지를 가져보시라"라고 웃었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평소에 제가 말씀드렸던 분들"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제도 홍보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농담성 발언이지만, 당 출입기자들에게 당 공천 도전을 권하는 맥락이라 비판이 예상된다.

이미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 호준석 전 YTN 앵커 등이 별다른 휴지 기간 없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총선에 도전하게 되며 '폴리널리스트' 논란이 일었다.

▲ 선거구명 변경에 따른 후보 재의결
부산 북구갑: 서병수 국회의원
부산 강서구: 김도읍 국회의원

▲ 단수추천
대구 달서갑 : 유영하 변호사

▲ 경선
경기 하남갑 :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 vs. 윤완채 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한나라당 하남시장 후보vs. 이용 국회의원

▲ 우선추천
서울 강남병: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경기 부천을: 박성중 국회의원
경기 평택을: 정우성 포항공과대학교 교수
경기 시흥을: 김윤식 전 시흥시장
경기 화성을: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연구원
제주 제주시갑: 고광철 국회의원 보좌관  
#유영하 #고동진 #한정민 #국민의힘 #410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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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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