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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후 국힘 이동? 도저히 납득 안 돼" 김영주 '직격'한 이재명

[현장] 이재명 "권향엽 후보, 아내와 인연 없어... '가짜뉴스' 보도 시 법적 조치" 엄포 놓기도

등록 2024.03.05 17:27수정 2024.03.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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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 채현일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채후보와 손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지금 상대 후보로 김영주 후보가 확정되었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잘 된 것 같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말을 끝낼 때마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첫 마디가 끝나고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는 탄식이, 두 번째가 마디가 끝난 뒤에는 "잘됐습니다"라는 공감 표현이 터져 나왔다. 5일 오후 2시. 다가오는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갑의 민주당 측 후보로 출마가 결정된 채현일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다.

지지자들뿐 아니다. 채 후보는 이 대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 발언 기회를 얻고 김영주 부의장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에서) 4선을 하고 부의장에 장관까지 한 분이 어느 날 갑자기 당을 바꾸고 (국민의힘의) 공천을 받았습니다. 구민과 당원,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반드시 응징하겠습니다."

'국힘 입당' 김영주 지역구 찾은 이재명... "납득 안 돼"

이재명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전날은 민주당의 '적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의 서울 종로구를 찾았다면, 이날은 당 내 불거진 '공천 논란'의 시초 격인 김영주 부의장의 지역구를 방문해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에 오류가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부의장은 지난달 민주당의 '현역 하위 평가' 통보에 반발해 탈당한 후, 최근 국민의힘으로 입당했다. 이 대표가 영등포갑을 찾은 5일은 마침 국민의힘이 김 부의장을 서울 영등포갑 후보로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 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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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포트빌딩 영등포갑 채현일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채 후보를 격려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대표는 이날 지지자들의 연호 속에 채 후보의 선거사무소로 등장했다. 이후 채 후보를 가리켜 "(당에서) 단수공천을 받지 않아도 경선해도 너끈히 이기는 건데 (김 부의장이) 이상한 핑계를 대고 나가시는 바람에 싱거워졌다"며 "전쟁에서 이겨야 장수다, 원래 (채 후보가) 이기는 것이었지 않냐"고 그를 추켜세웠다.


이 대표는 또 "평가제도를 두고 말이 많은데, 탈당하시고 상대 정당으로까지 가는 건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상대 정당으로 가서 하시는 말이 우리 당이 공천해 국회 부의장까지 한 분의 말이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참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김 부의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또 김 부의장이 현역 하위 20%에 속하게 된 데 대해 "공직자 윤리 항목 중 '5대 비리'에 해당하면 50점을 감점하게 돼 있다, (김 부의장이) 거기에 해당해 공직자 윤리 점수가 0점이 된 것이지 일부러 (0점을) 준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우리 당은 시스템을 통해 공천하고 있다, 평가도 이미 1년 전 돼 있었고 (평가의) 기준도 명확했다"며 "합의한 시스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영등포갑 지역 국민들은 (주민을) 대표해 이 나라의 살림을 책임질 만한 역량과 자질이 있는 분을 선택해주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이 대표는 영등포 뉴타운 지하쇼핑몰을 찾아 상인들과 주민들에 채 후보를 소개했다. 이 대표와 채 후보를 지지자들과 취재진, 시민이 에워싸면서 지하상가는 순식간에 인파로 가득찼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빵집에 들러 빵을 구입하고,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사먹는 등 시민들과의 접점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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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채현일 영등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뉴타운 지하쇼핑몰 인근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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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서울 영등포구갑에 출마한 채현일 전 영등포 구청장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타운 지하쇼핑몰을 찾아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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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영등포갑 예비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타운 지하쇼핑몰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권향엽 후보, 아내와 인연 없다" 부인하기도
 

이재명 ‘작심 발언’ “권향엽 사천 논란, 정부·여당이 가짜 뉴스 퍼트려” ⓒ 유성호

 
   
"여러분이 직접 한번 지적해 보십시오. 제 측근 중 공천 받은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누가 단수 공천 받았습니까?"

오후 3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 광장에서 급하게 결정된 긴급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표는 30여 분을 할애해 이른바 '사천' 논란을 부인했다.

이 대표는 "오히려 이재명 측근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고, 컷오프(공천 배제) 당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며 "제 머리에 떠오른 사람만 해도 목포에서 완도에서 광주에서 전북에서 경기도에서 서울에서 수없이 도움을 줬던 분들이 잘려 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에 제가 관여하지 않았고 제지하지 않았다, 부당하게 측근 공천한 게 있는지 증거를 하나라도 대보라"며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으니 권향엽 후보 얘기를 만들어냈다"고 이야기했다.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이번 총선에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의 민주당 측 후보로 전략공천된 인물이다.

그런데 지난 4일 <문화일보>는 권 전 균형인사비서관이 지난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배우자실 부실장을 맡았다는 점을 근거로 이재명 대표의 '사천' 의혹을 제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여권은 보도를 근거로, 이 대표가 배우자인 김혜경씨를 보좌한 인물을 '사심 공천'했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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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긴급 현장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사천 논란과 김영주 부의장의 탈당 및 국민의힘 입당을 비판했다. ⓒ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이날 이 대표는 "권향엽 후보는 민주당에서 30년을 근무한 당직자이자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비서관이기도 하다"며 "(권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후보였던 저 이재명의 아내와 아무런 사적 인연도 없는데 비서라고 따옴표를 쳐서 보도하고 이를 근거로 '사천'이라고 공격할 수가 있냐"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제 아내는 그 사람과 아무런 개인적 인연이 없다"며 "(김혜경씨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아내였을 뿐이고 권 후보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실의 여러 부실장 중 한 명이었을 뿐이다, 그게 어떻게 개인 비서로 전락할 수 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인내해 왔지만 이 사안을 포함해 앞으로 가짜뉴스를 퍼트리거나 가짜뉴스에 의존해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여당과 정부, 대통령까지 모두 법적 조치해 반드시 책임지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편 권 후보는 자신의 전략공천 사실이 논란이 되자 5일 "경선으로 이기겠다"며 당에 전략공천 철회를 요청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5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권 후보의 공천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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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긴급 현장기자회견을 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주요 지리정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영등포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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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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