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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버드나무 , 벌목하면 홍수 예방 가능할까?

[주장] 효과 입증 어려워... 자연성 회복을 고민해야

등록 2024.03.21 09:34수정 2024.03.2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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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가에 버드나무 입을 따서 바가지에 띄워 목마른 나그네에게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물가에는 버드나무가 잘 자란다. 물을 매우 좋아하는 나무로 뿌리가 물에 잠겨도 잘자라기 때문에 물가에는 늘 버드나무가 자란다. 국내에서 물을 좋아하는 거의 유일한 물가에서 자라는 큰 나무가 만난다면 십중팔구는 버드나무이다.

'수양버들 춤추는 길에 꽃가마 타고가네' 노래가 있을 정도로 버드나무는 사람들에게 친숙하다. 버드나무류에는 왕버들, 갯버들, 수양버들 등등 여러종류가 있다. 이런 버드나무는 하천변에 많이 자란다. 대전의 3대하천 변에도 많이 자란다.

이런 버드나무는 종종 제거의 대상이 된다. 대전에서도 매년 버드나무의 벌목이 진행된다. 벌목의 이유로 홍수예방이 꼽히기도 한다. 쓰레기 더미가 나무에 걸려 물흐름을 방해하면 홍수위험을 가중시킨다는 이유에서인데 빈약한 근거다.

벌목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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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갑천 버드나무 벌목현장 ⓒ 버드나무

 
벌목하면 홍수를 얼만큼 예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계산법도 없다. 보통 강우빈도로 제방과 수위관리를 하는데, 벌목하면 빈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쓰레기가 걸려서 문제라면, 하천에 설치한 체육시설이나 난간 가로수 등등 모두 철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심지어 대전시는 하천에 일부구간은 나무를 심어 가꾸고 있다. 같은 공간인데 이중적인 행정을 벌이는 것이다. 한 쪽에서는 사람들의 쉼터를 위해 나무를 심어 비료를 주고 물을 주며 돈을 쓰고, 한쪽에서는 홍수를 예방한다며 나무를 베며 돈을 쓰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지금 대전시가 하고 있다. 나무를 심는 것 뿐만 아니라 대규모 하천에 설치한 시설물은 대전에는 너무나 많다. (관련기사 : 한쪽에선 나무 베고, 한쪽에선 심고... '이상한' 행정)

하천에 설치된 가로 등은 유실되기도 하고 나무처럼 쓰레기가 걸리기도 한다. 같은 논리라면 하천에 설치된 가로등도 홍수를 유발한다고 볼 수 있다. 홍수를 예방 할 수 있다면 벌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의 근거는 마련해야 하고, 이중적 행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벌목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생태거점들이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참수리가 찾아와 휴식을 취했던 버드나무를 지난해 대전시가 대규모로 벌목했다. 참수리가 휴식을 취하던 버드나무는 지금 없다. 참수리는 최상위 포식자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며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귀한 종이다.


"대전시, 준설과 벌목 다시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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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앉은 참수리 - 갑천 ⓒ 이경호

 
이런 귀한 종이 대전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결과이다. 월동을 잘 마친 상황에서 봄 대규모 벌목이 진행되었고, 이후 자취를 감췄다. 홍수를 예방한다는 벌목으로 참수리는 사라졌다. 하지만 벌목에 대한 효과는 아직도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  오히려 준설이나 벌목의 효과가 미미하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 대전에 필요한 홍수예방 대책은 벌목도 준설도 아니다. 하천에 설치된 대규모로 설치된 시설물들 철거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보와 낙차공, 보를 개량한 징검다리 이다. 물을 가두는 시설은 홍수를 유발한다. 모래와 자갈은 준설을 하지 않더라도 홍수가 날정도로 많은 비가 오면 물과 같이 흘러간다.

하지만, 시멘트와 돌등으로 설치된 횡단구조물을 떠내려가지 않고 물의 흐름을 방행하며 홍수를 유발한다. 이런 사실을 대전시 공무원들이 과연 모를까. 보여주기 행정으로 나무를 베고 준설을 계획하는 건 아닐까.

하천에 자라는 버드나무는 벌목이 아니라 가꾸어야 한다. 국제적으로도 자연성 회복을 통한 도시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하천이 인공적인 것을 해체하고 복원하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이다. 벌목과 준설은 구시대적인 페러다임이다. 겨울이 끝나가고 곳 대전시는 벌목과 준설을 진행 할 것이다. 대전시에 간절히 청한다. 제발 준설과 벌목계획을 철회하라.
#버드나무 #벌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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