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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4.10 총선1306화

"이준석 동탄 왜 온 거?" 극강의 인지도가 최대 강점

[인터뷰] 화성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새 챕터 열 것"... 민주 공영운·국힘 한정민과 대결

등록 2024.03.27 20:29수정 2024.03.2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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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 영천동 동탄IC 진입로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극강의 인지도."


자신의 강점을 묻는 말에 돌아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답이다. 연고도 없는 경기 화성시을(동탄4동, 동탄6동, 동탄7동, 동탄8동, 동탄9동)에 출마한 그는 본인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동탄 과학고·동탄발 SRT 설치 등 '동탄 맞춤형 정책'을 각인시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한 '공중전'에 주력하던 그는 최근엔 발로 뛰면서 주민들을 만나는 '지상전'에 집중하고 있다. 거리를 지나던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을 보면, '아는 얼굴'이라 더 강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선전 효과가 배가된다는 계산이다.

26일 아침 7시, 경기도 화성시 영천동의 동탄JC 길목. 이준석 대표는 비상정차 공간에 서서 동탄에서 시외로 출근하는 차량을 향해 웃음 띤 얼굴로 한 손을 연신 흔들었다.
 
"진짜 이준석이에요?" "이준석 파이팅!"


지나가던 차량 15대 가운데 1대 꼴로, 운전자는 창문을 열어 인사를 건넸다. 휴대폰을 꺼내들어 동영상을 촬영하는 이도, 출근길임에도 차량을 세우고 사진 요청하는 이도 있었다.
 
"연예인 보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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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 영천동 동탄IC 진입로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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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 영천동 동탄IC 진입로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자, 한 시민이 차량에서 내려 이 후보를 응원해 주고 있다. ⓒ 유성호

 
2시간 넘는 출근길 인사 이후 인터뷰를 위해 인근 카페에 들어섰을 때, 30대 여성인 카페 직원은 이 대표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지지 여부를 떠난 신기함, 높은 인지도에 따른 요청이었다. 카페 직원은 "사실 이준석이 동탄에 왔는지 몰랐다"며 "누구를 지지하는 마음은 아직 없지만, TV에서 보던 얼굴을 봐서 반갑다"고 말했다.

오후 거리 인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표가 지나가던 행인에게 인사를 건네면,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놀라는 탄성과 함께 웃음 띈 화답이 돌아왔다. 이 대표가 요기를 하기 위해 동탄역 인근의 한 패스트푸드점에 들어섰을 땐 30대 남성이 따라 들어와 "꼭 당선되세요. 응원합니다"라고 말을 건넸다.

이 남성은 <오마이뉴스>에 "무언가를 바꾸려고 하니까 (이 대표를) 응원하는 것"이라며 "아직 동탄은 거대 양당이 우세한지라 주변 사람들에게 '이준석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말은 못 하는 분위기지만 '언더독(underdog, 경쟁에서 열세에 있는 약자를 더 지지하는 심리 현상)' 같은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에겐 '진정성'을 전달하는 것이 관건이다. 높은 인지도에 따른 지역 유권자의 우호적인 반응도 있지만, '동탄을 왜 선택했냐'는 의문 역시 유권자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가 만난 한 30대 여성은 "사실 맘카페에선 이준석 왜 동탄 왔느냐고 비판하는 글도 올라온다"며 "젊은 도시라고 우습게 보이느냐,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화성시을 선거구는 30·40대가 전체 유권자의 약 56%를 차지하는, 유권자 평균연령 34.6세의 '젋은 도시'다.

"사실 상계동에서 선거 운동하면 더 반응이 좋아요. 저는 더 어려운 선택을 한 겁니다."

그래서인지 이 대표는 기자와 카페에서 마주 앉은 30분 정도의 인터뷰에서 줄곧 '동탄(화성시을)을 향한 진심'을 강조했다. 단순히 '젊은 도시'라는 이유만으로 동탄을 만만하게 보고 온 것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이준석, ‘화성(을)’에 출마한 이유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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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 영천동 동탄IC 진입로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이준석은 왜 노원·대구 아닌 동탄을 선택했나

- 왜 동탄을 선택했는지 많이들 물어본다.

"상계동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건 지금까지 8년 가까이 저랑 고락을 같이 해왔던 국민의힘에 있었던 당원들과 색깔이 다른 옷을 입고 마주쳐야 한다는 얘기다. 바른미래당 때 한번 해봤는데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그것 때문에 상당히 많이 고민했고 30~40년 전 상계동이 가졌던 특성과 비슷할 수 있는, 그러니까 젊은 세대가 본인의 새로운 생활을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동네가 어디일까 보다가 동탄이 눈에 띄었다. 저도 여기서 정치의 새로운 챕터를 열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왔다."

- 평균 연령 34.6세, 동탄이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구라서 본인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에 왔다는 일각의 시각도 있는데.

"동탄에 주거하는, 가장 인구가 많은 층이 40대와 50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제일 강한 연령대다.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이 65%로 득표율로 총선에 당선됐던 지역구다. 상계동의 민주당 득표율이 50~55% 정도인데, 오히려 난도가 올라간 것이다. 저는 결국 정치에 있어서 어려운 일에 계속 도전하는 것이 제 서사라고 생각하고, 이 지역구에서 한번 돌파구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 마지막까지 대구 출마를 고려했던 것으로 안다. 아쉬움은 없나?

"대구에 가면 미래를 얘기하긴 어려울 것 같고 과거 얘기를 많이 하게 될 것 같았다. 지난 당 대표 선거 때 탄핵의 강을 넘었다라고 했는데... 어찌 보면 지금 국민의힘이 만들고 있는 판은 도태우 공천(국민의힘은 5.18 폄훼 발언 등을 이유로 도태우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거기다 지도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는 등 또 다시 (선거판을) 과거로 끌고 가려는 모양새다. 그런 환경에서 선거 치르기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또 대구에 출마한다는 건, 보수의 정통성을 인정받겠다는 건데 제가 만약 무소속 후보라면 그런 판단을 했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당을 이끄는 대표 입장에서 수도권에서 주요 인사들이 출마해서 사투를 벌이는 데 힘을 보태지 않는다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대구에서 선거를 뛴다는 결심했다면 주목받으면서 선거를 치를 수 있었을 거다. 저만 주목받는 선거를."

"조국이니까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이준석이니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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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현

 
이준석 대표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며 선방하고 있지만, 45%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공영운 민주당 후보와 비교했을 때 갈 길이 멀다. 이 대표는 토론을 통한 정책 홍보와 정치적 역량이 부각될수록 지지율 격차는 좁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 현재 공영운 민주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크다.

"결국에는 미래 지향적인 선거, 어젠다가 많이 발굴돼서 거기에 대한 토론이 이뤄져야 하는 건데 근데 뭐 토론을 할 기회가 생기지 않고 있으니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상대 후보가 사실상 침대축구를 구사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YTN TV에서도 그렇고 CBS 라디오에서도 그렇고 3자 후보 간 토론을 제안하고 그래서 성립이 됐었는데 공영운 후보 측에서 갑자기 취소를 하고 연기를 하면서 지금 제대로 된 공약 토론과 정책 토론이 이뤄지지 않게 됐다.

공영운 후보 같은 경우에는 다 아시는 것처럼 언론인 출신으로서 소위 대관 업무, 기업을 상대하고 로비하는 업무를 많이 맡았던 분이고 주로 그런 연구 개발 쪽 업적은 없다. 그런 상황 속에서 본인에 대한 과장 광고, 이런 것들이 이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 같다."

- 상대는 알맹이가 없다?

"네, 그렇다."

- 이번 총선에서 국회 입성에 실패하면 정치적 생명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위기감을 느끼나?

"상당한 위기감이 있다. 그런데 제가 만약에 그 당선 자체에 대한 위기감이 아주 컸다고 하면 비례대표에 출마를 하겠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안 그러겠다고 생각한 것이, 총선 결과에 따라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2차적 심판의 기류가 따를 것이다. 대통령을 굉장히 강하게 취조하려는, 경우에 따라서는 끌어내리려는 분위기까지 나올 것이다. 그 시기에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비례대표로 입성하면 제가 참 난감한 지경에 빠질 것 같았다."
 
- 총선 결과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 하야의 기치를 올릴 때 비례대표 신분이라면 목소리의 힘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건가.


"그렇다. 3석 남짓의 비례대표 의석을 가진 정당이, 그 과정에서 입장을 낸다는 것이 굉장히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 개혁신당은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기조인데, 조국혁신당과 비교해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조국이니까 할 수 있는 게 있고, 이준석이니까 할 수 있는 게 있고, 특정 시점에 조국이 할 수 있는 게 있고 특정 시점에 이준석이 할 수 있는 게 있는 거다. 조국혁신당은 말이 조국혁신당이지 친문계가 모여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개혁신당은 나름 논리적이고 바른 말을 하겠다고 나선 곳이었기 때문에 정권 퇴진 구호나 '3년은 짧다' 이런 걸 하면서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 동탄에서 당선되면 여기에 터를 잡고 정치를 끝까지 하는 건가?

"끝까지 간다. 동탄에서 제가 거주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가 무엇을 바라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지 저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가 봤을 때 그것이 대한민국 정치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할 것이다. 동탄이라는 곳에서는 아직까지는 제 진정성을 의심하는 분도 있을 거다.

이준석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고행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는 동탄의 주민들에게 있어서 선택지가 하나 생겼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일지를 보여드리려고 한다. 동탄의 주민 가운데 동탄의 뉴스가 중앙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흥분을 하고 많이 기대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 제가 당선된다면 그 이상을 아마 보여드릴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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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 영천동에서 한 시민의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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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 영천동 한 카페에서 직원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 유성호

#이준석 #화성시을 #동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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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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