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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킹' 하차 박지훈 "정말 편파적으로 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스팟인터뷰] YTN 라디오서 전날 하차통보... "정동영 출연 왜 문제인지 아직도 이해안돼"

등록 2024.03.29 15:14수정 2024.03.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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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YTN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를 진행하던 박지훈 변호사가 29일을 끝으로 하차했다. 박 변호사가 하차 통보를 받은 것은 전날인 28일 오후. "내일이 마지막 방송이 될 것"이라는 담당 PD의 말이 '하차통보'였다. 통상 라디오 진행자 하차는 2~3주전 통보되지만 그런 관행은 지켜지지 않았다.  

박 변호사는 2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여러 상황을 볼 때 하차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었고, 같이 일하는 PD가 전달했기 때문에 항의는 무의미하다고 봤다"면서 "어제 (YTN) 라디오 이사가 새로 발령났는데, 아마 위에서 지시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최근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가 정동영 전 장관 출연을 문제삼아 중징계(관계자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결정 내용을 아무리 읽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냥 아무거나 걸리면 (중징계를 주려고) 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될 거였으면 정말 편파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덜 억울했을 것"이라며 "공정하게 맞춰서 하려고 방송 내내 노력을 많이 했다. 그렇게 절제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다는 건 청취자들에게 좀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박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전날 오후 하차통보... "할말 많았지만 인사로 끝냈다"

- 갑작스럽게 라디오에서 하차했다. 어떻게 통보가 이뤄졌나.

"어제 오후 4시 정도, 라디오 담당 PD가 방송을 그만해야 겠다, 내일이 마지막 방송이 될 거 같다고 얘기해줬다. 라디오 진행 하차는 보통 2~3주 전에 통보를 한다.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자리에서 따져묻거나 하지 않았다. 여러 상황을 볼 때 하차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었고, 결정권자가 아니라 같이 일하는 PD가 전달했기 때문에 항의는 무의미하다고 봤다. 어제 YTN 라디오 이사가 새로 발령이 났는데, 아마 위에서 지시가 떨어졌을 것이다. 사실 총선이 끝나고 더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었는데, 청취자들에게 어떤 말을 전했나?

"마지막 방송을 하는데, 그 시간대 하차 기사가 떴고, 후임자(배승희 변호사)도 누구인지 나오더라. 그렇다고 내가 뭐라고 말을 하면 제작하는 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 있지 않겠나. 저야 떠나면 그만인 사람이고 남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지 않나. 할 말은 너무 많았지만, 간략하게 인사만 하고 끝냈다."

- 그동안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로부터 중징계 폭탄을 맞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결국 하차로 이어진 거라고 보나?

"그렇게 하려고 한 것 같다. 징계를 주고 하차 근거를 만든 다음에 짜르고,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것. 방송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도 대부분 보수단체들이고, 거기 소속되거나 연관된 심의위원이 심사를 하지 않나. 그런 의도로 관계자 징계도 내려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프로그램이 편향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답답하다. 방송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 방송을 하면서 사실 편파적으로 진행하기도 어렵다. 여당 측 인사들이 잘 안나온다는 지적도 있는데,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섭외를 해도 잘 안나오는 상황도 있다. 무조건 징계를 줘야 겠다고 생각하니, 편파적이라고 단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궁색하다."

-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건가?

"그 사람들, 선방위원들이 어떤 지시를 받고 하기보다는 임명될 때부터 목적을 갖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니 방송 내용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 절차를 준수하는 것처럼 위장하면서 징계를 주고, 진행자 교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모는 시스템이 된 것 같다."

"선방위 징계 이유,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 정동영 전 장관 출연을 이유로 중징계를 받았다. 

"황당하다. 정동영 전 장관을 출연시킨 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결정 내용을 아무리 읽어봐도 모르겠다. 정 전 장관이 탄핵을 얘기했는데, 그 사람이 얘기한 걸 받아친 게 왜 중립 위반인지도 이해가 안 된다. 그게 어떻게 중징계 사유가 되나. 그냥 (중징계를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민원 걸어놓고 아무거나 (사유가) 걸리면 되지 않았을까 싶다."

- 오늘 YTN 이사로 김백 전 상무가 임명됐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나?

"YTN이 민영으로 넘어가면서 의도된 게 아닌가 싶다. 아주 유명하신 분인데, YTN이 옛날로 돌아가는 듯한 분위기가 안타깝다. 상황상 앞으로 언론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 오늘 라디오에서 못한 말이 있다면?

"이렇게 될 것 같았으면 정말 편파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덜 억울했을 거다. 사실 공정하게 맞춰서 하려고 방송 내내 노력을 많이 했다. 그렇게 절제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다는 건 청취자들에게 좀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 앞으로 계획은?

"유튜브 채널서도 할 생각이 있냐고 전화가 와서 고민 중이긴 하다. 그런데 아침방송은 아침에 나오는게 좀 힘들어서, 당분간은 쉴까 생각 중이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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