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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유학산업이 최근 들어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관광 산업과 함께 외화벌이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호주의 유학업계는 10년 사이 5배 이상이 신장돼 60억 달러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대학생 1백만 명 돌파를 코앞에 둔 호주의 전 대학의 재정이 세계에서 몰려든 유학생 학비에 의존해 꾸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호주내 41개 국공립 대학의 총 학생수는 94만 5천명 수준이며, 이중 유학생의 비율은 약 20%인 20만 7천명을 웃돈다. 호주 대학생 5명 중 1명은 유학생인 것이다.

시드니의 뉴사우스 웨일즈 대학의 경우 정원 4만 명 가운데 외국인 학생이 9천명에 달해 이 대학의 유학생 비율은 전국 평균 보다 5%가 높은 25%에 이른다. 심지어 센트럴 퀸스랜드 대학은 정원의 40%가 외국학생인 것으로 집계됐다.

호주 대학의 유학생 수는 지난 1996년의 4만 명에서 약 10년 사이 5배 이상이 증가해 연 평균 8.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올 한 해에만도 8만 6천 명 가량의 신입생이 등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 교육산업의 ‘봉’은 최근 경제호황에 힘입어 예년에 비해 호주 대학 등록 율이 23%나 증가한 중국 학생들이 으뜸을 차지한다. 이민성의 학생 비자 발급현황을 기준했을 때 호주에 유학중인 중국 학생들은 약 7만 명으로 지난 한 해 동안만도 1만 1천명 이상의 중국학생들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호주에 유학중인 한국 학생들의 숫자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난 해 호주로 유학 온 한국 학생들은 1만 4천 명(초 중고등학생 포함) 을 넘어 전년대비 27.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호주 내 한국 유학생은 중국, 인도와 함께 전체 외국 학생의 과반수를 차지한다.

중국, 한국, 인도 3개국에 수출되는 호주의 교육산업이 호주 전대학을 부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호주는 2050년에는 해외 유학생을 60%까지 받아들일 것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 인도의 3강을 포함, 호주를 선호하는 해외유학생은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변의 아시아 국가들이 주를 이룬다.

차제에 비영어권 아시아 국가의 학생들이 호주 대학의 강의실을 ‘점령’ 하다시피 할 경우 충분하지 못한 영어 실력으로 인해 호주 대학 교육의 질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뉴 사우스 웨일즈 상과대학 3학년 졸업과정에 있는 김원씨(21. 회계학과)는 상대생 4천명 가운데 1천 명 정도가 아시안 계 유학생이라고 전하며, 토론이나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된 강의를 따라가기에 영어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김씨는 또 고등학교 1학년부터 호주에서 공부한 자신의 경우를 비추어 볼 때 호주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를 하려면 일반 랭귀지코스나 대학 부설 기초 언어 과정이 아닌, 정규 교육기관을 통해 최소한 3년 이상 다녀야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멜버른대 치과대학에 입학한 강대훈군(19)은 상사 주재원으로 파견된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를 모두 호주에서 다녔다. 강 군의 동급 한국 학생 5명 가운데 4명이 최소 7년 이상 호주에서 거주해 온 유학생으로 이들은 모두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실제로 대학마다 대학 학업수행능력을 평가하기위한 IELTS (International English Langue Test System) 의 합격 기준을 점차 낮게 책정, 보다 많은 외국 학생들이 쉽게 입학허가를 얻도록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재정확보를 위해서라면 학생들의 실력은 뒷전이고 무조건 받아들이고 보자는 장삿속이 앞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호주 출신 재학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점 또한 국내 고급 인력 양성 정책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유학생 팽창과 관련된 또 다른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뉴스메이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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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1992년 호주 이민, 호주동아일보기자, 호주한국일보 편집국 부국장을 지냈다. 시드니에서 프랑스 레스토랑 비스트로 메메를 꾸리며 자유칼럼그룹 www.freecolumn.co.kr, 부산일보 등에 글을 쓰고 있다. 이민 칼럼집 <심심한 천국 재밌는 지옥>과 <아버지는 판사 아들은 주방보조>, 공저 <자식으로 산다는 것>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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