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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은행에 취업한 김동욱(28)씨는 면접에서 영어회화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신입사원 면접 시 많은 회사들이 영어회화 실력을 직접 확인하려 들었기 때문이다. 단순 인터뷰는 기본이고 특히 토익 고득점자에겐 영어질문 세례가 집중됐다. 이는 토익 고득점자가 늘어났지만 실제 영어회화 실력은 부족하다는 기업 채용 담당자들의 판단 때문이다.

특히 더 이상 변별력이 없어진 토익 대신 실제 업무 투입시 필요한 회화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한 채용 포인트가 된 것. 또 최근에는 토익 시험에 말하기와 쓰기 영역이 추가되면서 영어 회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토익 신뢰성 떨어진다, SEPT 요구 증가

▲ 영어 면접을 위한 스터디.
ⓒ 임서영
최근 온라인 리쿠르팅업체 잡코리아가 국내 거주 기업 501개사를 대상으로 영어 면접 시행 현황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2.9%(315개)의 기업이 영어 면접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업 중 78.1%는 영어 면접을 직무분야에 따라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21.9%는 전체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영어면접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학원가도 문정성시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 승진시험으로만 여겨졌던 SEPT(Spoken English Proficiency Test, 인터뷰 형식으로 영어 회화 실력을 측정하는 테스트)에 대한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2006년 중반부터 SEPT를 준비하는 수강생은 기존에 비해 2~3배 이상 급증한 상태.

Y어학원 SEPT강사인 박수현씨는 "최근 영어회화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수강생이 크게 늘고 있다. 인터넷 접속 폭주로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취업 준비생들도 영어회화 중심으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경희대 관광학과 유용선(26)씨는 "호주 어학연수 이후 말하기의 필요성을 더 느꼈다"며 "카투사 복무 이후 토익처럼 점수화된 영어보다는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인하대 경영학과 김지현(26)씨는 다른 공부는 변별력이 없다고 판단해 면접을 위해 영어회화를 공부하고 있다.

영어면접 강의까지 생겨나... 경제적 부담도

▲ 각종 영어 말하기 시험 관련 교재들.
ⓒ 임서영
이러한 현상은 서점가에도 확산되고 있다. B문고에서 근무하는 최경미씨는 "2006년 하반기 들어 영어 말하기 관련 교재는 30~40% 정도 매출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직장인들의 영어 회화 열기는 더욱 뜨겁다. 회계사인 오동민(26)씨는 근무 시간을 이용해 SEPT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단순히 점수 올리기에만 급급했지만 외국계기업 이직을 위해서는 회화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어 말하기 열풍의 역효과 또한 만만찮다. 토익의 경우 듣기와 쓰기 시험은 8만 8천 원, 말하기만 응시할 경우에도 6만 6천 원의 응시료를 내야 한다. 기존 토익 시험 응시료 3만 4천 원에서 두 배가 늘어난 것이다. SEPT 시험을 준비 중인 김소정(24·취업준비생)씨는 "너무 비싼 수강료 때문에 부담이 되긴 하지만 취업 시 유리하다는 말에 시험을 응시했다"고 말했다.

일부 학원은 영어면접을 위한 수업까지 개설하고 있다. YMB, 파고다 어학원과 같은 대형 어학원뿐 아니라 영어면접 전문 학원까지 생겨났다. 이들 학원들은 비즈니스 관련 영어말하기 강의를 개설, 영어면접이나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수강료는 10~20만 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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