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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순형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중량감이 다르다. 20명을 헤아리는 범여권 인사가 대선 출마를 직·간접적으로 선언했지만 조순형 의원은 다르다. 그의 출마가 미칠 파장의 급이 다르다.

대다수 언론이 전망한다. 그의 출마로 범여권 경선은 양대 리그로 나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한다.

조순형 의원도 분명히 한다. "명분과 원칙 없는 무조건식의 '잡탕식 중도 대통합'이 된다면 그런 경선 구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통합민주당 자체 리그에서 하겠다는 생각"이라고도 한다.

극적 반전이 없는 한 범여권 경선이 양대 리그로 나뉠 가능성은 매우 크다. 문제는 리그의 성격이다. 미국 프로야구에 빗대면 내셔널-아메리칸 리그로 나뉠지, 아니면 메이저-마이너 리그로 나뉠지가 관심사다.

얼핏 봐선 메이저-마이너 리그로 나뉠 것 같다.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 의원 4명이 이르면 오늘 탈당할 계획이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통합민주당이 "소통합을 고수하면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 19명과 탈당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면 왜소해진다. 통합민주당은 순식간에 군소정당으로 전락하고 자체 경선은 '반장 선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통합민주당이 봇짐을 따로 꾸림으로써 친노세력이 대통합 진영에 합류하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조순형 의원의 말에 결기가 담겨있다. "'도로 민주당'이라 하더라도 그대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 의원들이 탈당해 '도로 민주당'이 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번 대선이 마지막 대선이 아니다. 5년 뒤에 대선은 또 있다"고도 한다.

교란 요인이 될 수가 있다. 조순형 의원이든 다른 누가 됐든 통합민주당 후보가 제 갈 길을 가고 최소 수십만 표를 확보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대통합이 안 되면 후보 단일화라도...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 구도로 치러진 두 번의 대선에서 득표차는 많아야 40만~50만표였다. 범여권 후보들이 '바닥을 기는' 지지율을 보이는 최근의 상황으로 봐선 이 표차가 더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민주당 후보가 최소 수십만 표를 확보하게 되면 대통합 후보의 목줄을 쥐게 된다.

그래서 말한다. 대통합이 안 되면 후보 단일화라도 이뤄내야 한다고 한다.

조순형 의원도 이를 배제하지 않는다. "후보단일화라는 길"을 언급하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구상"이라고 평한다.

말은 좋은데 쉬운 과정이 아니다. 조순형 의원의 노선은 분명하다. "국민의 70%가 '반노' 아니냐"고 한다.

그가 통합민주당 후보가 되고, 최소 수십만 표를 확보한 상태에서 후보 단일화 협상에 임할 경우 갈등이 발생한다. 그의 일성이 '반노', 다시 말해 참여정부 색깔 빼기일 것이 불문가지라면 '친노'가 반발할 것 또한 명명백백하다.

후보 단일화 협상은 대통합파의 경선이 완료된 후가 될 것이니 '친노'가 반발을 하더라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모를 일이다.

비근한 예가 있다. 한나라당이다. 경선 과열 양상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이 입을 모은다. 경선 후유증이 클 것이라고 한다. 최악의 경우 경선에서 패배한 진영의 선거운동 사보타지, 더 나아가 분당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범여권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노선은 계파의 존재 이유다. 좋아서 단일화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어 단일화하는 것일수록 자기 존재기반을 튼튼히 하고자 하는 의지는 커진다.

배제할 수 없다. 크게는 후보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작게는 후보 단일화 후유증이 극심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태그:#조순형, #대통합, #친노, #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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