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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해원 기자] '철녀' 오은선이 세계 고산 등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오은선(44. 블랙야크)은 27일 오후 6시 15분(이하 한국시간) 세계 10위의 고봉인 해발 8091m의 안나푸르나 정상에 올라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오전 5시에 캠프4를 출발한 오은선은 약 13시간의 사투 끝에 안나푸르나의 정상에서 태극기를 활짝 펼쳐 들었다.

 

오은선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에드루네 파사반(37. 스페인. 13좌)과 겔린데 칼텐브루너(40. 오스트리아. 12좌)를 제치고 여성 산악인 가운데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급 14좌 완등을 달성했다.

 

155cm, 50kg의 작은 체구인 오은선은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무산소 등정을 추구,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완성했다.

 

히말라야의 품에 있을 때 가장 포근하고 안정감을 느낀다는 오은선은 1년 365일의 절반 이상을 히말라야에서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지내는 동안에도 수영과 마라톤, 암벽타기 등으로 꾸준하게 기초체력을 강화시키며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모든 열정을 쏟는다.

 

1985년 수원대학교 산악부에 입회해 산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오은선은 고(故) 고미영과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던 여성 산악인 최초의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을 목표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고미영이 지난해 7월 낭가파르밧 등정 성공 후 하산길에 사고로 사망하는 사고를 당했지만 오은선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고미영의 사고 수습 후 가셔브룸Ⅰ봉을 올라 13좌 등정을 마친 오은선은 결국 '풍요의 여신'이라고 불리는 안나푸르나에서 지난 13년간 이어온 도전을 완성했다.

 

오은선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 일지

▲1997.7.17 가셔브룸 II(8035m) - 무산소

▲2004.5.20 에베레스트(8848m) - 아시아 여성 최초 단독 등정

▲2006.10.13 시샤팡마(8027m) - 무산소

▲2007.5.8 초오유(8201m) - 산소, 단독

▲2007.7.20 K2(8611m) - 한국 여성 최초 등정

▲2008.5.13 마칼루(8463m) - 무산소

▲2008.5.26 로체(8516m) - 무산소, 단독

▲2008.7.31 브로드피크(8047m) - 무산소, 단독

▲2008.10.12 마나슬루(8163m) - 무산소

▲2009.5.6 칸첸중가(8586m) - 무산소

▲2009.5.21 다울라기리I(8167m) - 무산소

▲2009.7.10 낭가파르밧(8126m) - 무산소

▲2009.8.3 가셔브룸I(8068m) - 무산소

▲2010.4.27 안나푸르나(8091m) - 무산소

[오은선 14좌 완등]여성 세계 최초가 갖는 의미는?

[서울=오해원 기자] '철녀' 오은선이 결국 여성 산악인 최초의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오은선(44. 블랙야크)은 2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세계 10위의 고봉인 해발 8091m의 안나푸르나 정상에 올랐다.

 

오전 5시에 캠프4를 떠난 오은선은 13시간이 넘는 외로운 사투 끝에 '세계의 지붕'라고 불리는 히말라야 산맥의 8000m급 고봉 14개 정복의 마침표를 찍었다.

 

대기록의 출발이 된 1997년 가셔브룸 II(8035m)를 무산소 등정한 이후 13년 만의 쾌거다.

 

전 세계에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은 남녀 통틀어 20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오은선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여성산악인으로서 영광스러운 첫 번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까지 한국인의 안나푸르나 등정 도전에서 희생된 이들은 모두 14명이다. 이는 5명의 등반자와 현지인 셰르파 9명까지 합한 숫자다.

 

지난 1999년에는 오은선을 해외원정으로 이끈 지현옥(당시 40세)이 바로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한국 여성 산악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의 정상을 밟았던 인물이 지현옥이라는 점에서 당시의 사고는 더욱 아쉬움이 컸다.

 

한국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했던 엄홍길(50) 5수 끝에 '풍요의 여신'에게 허락을 얻어냈지만, 가족 같았던 동료 3명을 잃은 슬픔의 대가였다.

 

오은선의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은 한국 산악인들이 안나푸르나에서 맛봐야 했던 지난 날의 슬픔을 한 번에 날릴 수 있는 쾌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은선의 역사적인 14좌 완등은 국내만의 기쁨으로 끝날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5월에 오른 칸첸중가(8586m)의 등정이 사실 논란에 빠지며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경쟁자인 에두르네 파사반(37. 스페인)은 오은선의 등정 논란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오은선은 네팔 정부가 내준 등반 확인서를 받았다며 자신의 칸첸중가 정상 정복을 주장했지만, 등반 시간과 등정을 확인해 줄 사진의 판독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 성공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1960년부터 네팔에 머물고 있는 고산 등정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홀리 여사도 오은선의 칸첸중가 등정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다(disputed)'며 구체적인 판단을 유보했다.

 

이미 등정 여부에 대한 논란을 경험했던 오은선은 이번 안나푸르나 등정을 KBS가 전국에 생중계해 논란의 싹수를 조기에 잘라냈다.

 

오은선과 14좌 완등을 다퉜던 파사반은 큰 논란 없이 14좌 완등의 마지막 조각이 될 시샤팡마(8027m) 등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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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오은선, #히말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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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뉴시스(newsis)와 기사제휴를 맺고 기사를 갖다 쓰기 위해 기자회원으로 등록시킴. 회원등록은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2003년 3월26일자로 임의로 등록시킨 것임. 이제 100자가 되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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