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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가수 김장훈의 음반쇼케이스가 열렸다. 11월 1일 발매되는 김장훈의 앨범은 고 김현식의 20주기에 맞춰 발매되는 헌정앨범이다. '김현식과 사촌지간이다'라는 소문이 났을 정도로 김현식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가수 김장훈이 홀로 헌정앨범 전곡을 작업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가수 김장훈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이럴 때 대부분의 가수들은 자신의 히트곡과 의미있는 곡들을 한데 모은 스페셜앨범을 만들곤 한다. 'OO주년 기념앨범'과 같은 일종의 베스트앨범 말이다. 그런데 김장훈은 자신의 베스트앨범 대신 김현식 헌정앨범을 택했다. 그가 20주년 기념 앨범 대신 김현식 헌정앨범을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장훈은 가수마다 중요한 앨범에 꼭 해봐야겠다는 '히든카드'와 같은 게 있다고 말했다. 그 히든카드가 일렉트로닉스, 어쿠스틱, 오케스트라와 같은 것인데 20주년을 맞이해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20주년 앨범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할 작정이었단다.

 

그런데 어떠한 계기로 인해 20주년 기념앨범 대신 김현식 헌정앨범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설적인 뮤지션의 20주기가 다가오는데 분위기가 너무 조용해 마음이 더 독해졌다고 밝혔다. 결국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려던 김장훈의 20주년 기념앨범은 김장훈이 가장 존경하는 가수이자, 절친한 형이었던 김현식에게 보내는 헌정앨범으로 바뀌게 되었다. 김장훈은 김현식이 잊혀지는 게 서글펐단다. 그리고, 정말로 명반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타이틀곡이 '비처럼 음악처럼'인 이유

 

사실 이번 헌정앨범에 실린 11곡 모두가 타이틀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은 곡들이다. 하지만 그 곡들 중에서도 '비처럼 음악처럼'이 타이틀곡이 된 이유가 있었을까.

 

김장훈은 이에 대해 "(내가) 김현식의 마지막 라이브로 들었던 곡이 '비처럼 음악처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때 김현식은 드럼 앞에 앉아 무반주로 '비처럼 음악처럼'을 부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본능을 토해내는 것 같아 보였다고 김장훈은 회상했다.

 

한편 김장훈은 쇼케이스 도중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여있는 후배가수 MC몽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는 "사람이 어려워졌을 때 어려움을 같이 겪는 느낌이 좋은것 같다"며 "(MC몽에게) 진실이면 끝까지 싸우되, 사람을 미워하진 마라, 나도 니 속은 모르겠지만, 믿을게. 진심이면 끝까지 싸우고, 설령 진심이 왜곡되더라도 세상에 이갈지 말아라. (진실이면) 언젠가는 밝혀지지 않겠냐'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김장훈은 또 "대중가수는 대중의 정서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대중가수에 대해 공인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공인의 사전적인 의미는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대중가수에겐 해당되지 않지만, 사람들이 공인이라 말하는데 사전적 의미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면서 "스스로를 공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쨌든 무대로만 온전히 돌아올 수 있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 겉표지나 내지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우표' 아이템이 많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에는 김장훈이 김현식과의 추억이 담겨있는 물건이나, 김현식이 평소 좋아했던 것들에 모두 우표를 붙여 그에게 보내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한다. 앨범 디자인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아름답고 예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때문일까. 특히 앨범커버에 있는 큰 우표는 사실 '동물보호우표'인데, "동물도 보호하는 세상에서 김현식과 같은 목소리는 보호계승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붙였다"고 한다.

 

이번 앨범은 '김현식 헌정앨범'인 만큼 김장훈이 김현식과 같은 거친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으리라 예상되었지만, 의외로 맑고 고운 목소리로 불러 굉장히 인상깊었다. 김장훈이 가장 최근에 발매한 정규앨범 타이틀곡인 'Honey'만 해도 김장훈 특유의 허스키함이 깃들어 있었기에, 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을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장훈은 "음악을 들었을 때 새로운 느낌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편곡도 모두 새로하고, 목소리도 조금은 다르게 담아보려 했다"며 "가수 스스로가 너무 감정에 젖어있으면 듣는 이들에게 감정의 여백을 주지 못할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 뮤직비디오 상영 전 마무리 멘트를 하는 김장훈 28일 오후 열린 < Letter to 김현식 > 앨범쇼케이스 현장에서, 타이틀곡 '비처럼 음악처럼'의 뮤직비디오 상영 전 마무리 멘트를 하고 있는 김장훈의 모습.
ⓒ 이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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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은 김현식에게 들은 조언도 공개했다. 어린시절 김장훈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노래가 되지 않으면, 자신을 파괴하는 잘못된 방식으로 불만을 해소하려 했다고 한다. 원하는 노래가 나오지 않아 고통스러워하는 김장훈에게 김현식은 "너 노래 잘해, 다만 노래를 잘 하려고 하지 말고, 만날 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숨을 쉬듯 매일 노래하라는 진심어린 조언이었다.

 

정서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김현식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았던 김장훈. 그는 가수 김현식이 떠난 지 20년이 지난 지금, 그를 추억하고자 한다. 애초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모든 걸 쏟아 만든 음반인 만큼, 앨범판매수를 기대하진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투자해 작업한 게 한편으론 후련하다고도 털어놓는 김장훈.

 

<Letter to 김현식> 앨범 겉면에는 이러한 문장이 적혀있다. '편지 한장 띄웁니다. 답장으로 그 웃음한번...' 김현식을 기억하고자 하는 대중들에게나, 하늘에 있는 전설적인 가수 김현식에게나 멋진 편지가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오는 11월 1일 김현식의 기일에 맞춰 김장훈이 김현식에게 보내는 편지가 공개된다.

덧붙이는 글 | 제 개인블로그에도 게재되어 있습니다. http://sejin90.tistory.com/646


태그:#김장훈, #김현식, #헌정앨범, #쇼케이스,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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