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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공사도 채 끝나지 않은 국토종주 자전거 길에서 개통행사를 크게 열었다고 합니다. 행사를 하기에 앞서와 끝난 뒤, 다시 찾아가 본 그곳엔, 역시나 이렇게 난간 이음새도 제대로 잇지 않은 채로 곳곳이 허술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길이 많았답니다.
▲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 길 아직 공사도 채 끝나지 않은 국토종주 자전거 길에서 개통행사를 크게 열었다고 합니다. 행사를 하기에 앞서와 끝난 뒤, 다시 찾아가 본 그곳엔, 역시나 이렇게 난간 이음새도 제대로 잇지 않은 채로 곳곳이 허술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길이 많았답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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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나 해평에 한 번 갔다 와야겠어."
"응? 해평? 거긴 왜?"
"며칠 뒤면, 국토종주 자전거길 개통행사를 한다는데, 대체 길이 어디까지 되었는지 좀 보려고. 전에 갔을 때만해도 계속 공사 중이었는데 벌써 다 했는가? 개통행사를 한다 하네."
"나도 같이 가봤으면 좋겠는데, 자기가 먼저 가서 한 번 꼼꼼히 둘러보고 와요."

시골풍경을 온몸으로 느끼며 달리던 옛길은 사라졌다

지난 4월 22일은 온 나라에 4대강 중심으로 놓인 자전거길 개통행사가 인천 아라뱃길을 시작으로 지역별로 동시에 열렸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이 있는 이곳에서도 상주시와 구미시에서 열렸지요. 내가 사는 구미에서는 구미보에서 시작하여 해평면까지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달리는 행사를 펼쳤나 봅니다. 그런데 이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8일에 남편이 먼저 손수 가서 둘러보고 오겠다고 하네요.

정겹고 아름다웠던 옛 풍경은 사라지고 대신에 이렇게 쭉 뻗은 자전거 길이 만들어졌어요. 구미시 지산동 앞 낙동강 자전거 길이랍니다.
▲ 지산동 뜰앞 자전거 길 정겹고 아름다웠던 옛 풍경은 사라지고 대신에 이렇게 쭉 뻗은 자전거 길이 만들어졌어요. 구미시 지산동 앞 낙동강 자전거 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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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 사진과 같은 장소랍니다. 몇 해 앞서만 해도 이런 곳이었지요. 자전거 길이 열렸으니 좋긴 하지만, 청보리가 넘실대던 푸른 옛 풍경이 사라지는 건 안타깝습니다.
▲ 이랬던 곳이~ 바로 위 사진과 같은 장소랍니다. 몇 해 앞서만 해도 이런 곳이었지요. 자전거 길이 열렸으니 좋긴 하지만, 청보리가 넘실대던 푸른 옛 풍경이 사라지는 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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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벌써 자전거를 타고 다닌 지가 일곱 해가 넘었습니다. 그동안 구미시는 말할 것도 없고 경북 지역 둘레에는 어지간한 곳은 거의 자전거를 타고 두루 다녀봤답니다. 주로 위험한 찻길로는 가지 않고 구석구석 이어지는 마을길이나 산길을 따라 다녔지요.

그런데 지금까지 낙동강 둘레에 만들어지는 자전거길을 보니, 지금껏 우리가 구석구석 누비며 다녔던 바로 그런 마을길 한쪽에다가 잇고 있더군요. 그게 퍽이나 신기했어요. 물론 낙동강 둘레에다가 가장 빠른 길로 잇다보니 그랬겠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어쩐지 지금까지 우리가 잘 다니던 한적한 길을 빼앗긴 듯한 생각도 들더군요. 아마도 오랜 세월 동안 시골마을 풍경과 어우러져 나름대로 멋스러움이 배어있던 길이었는데, 자전거길을 만들면서 빨라지고 편해지기는 했지만, 자꾸만 그런 모습이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서 그랬을 거예요.

이곳도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 길이 만들어지는 곳이랍니다. 아직은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 구미시 산동면 자전거 길 이곳도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 길이 만들어지는 곳이랍니다. 아직은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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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에 찍은 사진이랍니다. 구미시 옥계동에서 산동면을 거쳐 해평으로 넘어갈 땐, 이렇게 산길로 넘어갔지요. 지금 길은 편해졌지만, 둘레 풍경과 어우러져 멋스럽고 아름다웠던 풍경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 위 사진과 같은 장소 지난 2007년에 찍은 사진이랍니다. 구미시 옥계동에서 산동면을 거쳐 해평으로 넘어갈 땐, 이렇게 산길로 넘어갔지요. 지금 길은 편해졌지만, 둘레 풍경과 어우러져 멋스럽고 아름다웠던 풍경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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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면 개통행사 날인데, 아직도 공사 중?

'뚜룩뚜룩~'
'뚜룩뚜룩~'

해평으로 자전거길 공사가 얼마나 완성되었는지 보러 간 남편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사진을 보내옵니다. 사진을 보니, 가는 곳마다 공사 안내알림판이 서 있고, 구석구석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사진이네요.

"아니, 아직도 여기저기 공사 중인 데가 너무 많아. 내가 보기엔 자전거가 다니려면 아직 멀었지 싶은데?"
"아니, 뭐야? 이래놓고 개통행사를 한단 말이야?"
"지난해에 구미보, 칠곡보도 개통식 행사를 거창하게 해놓고도 행사 다음날부터 바로 막아버린 거 알지?"
"알지, 그게 아마 지난해 11월인가 그랬었지? 그 뒤에도 우리가 몇 번이고 가봤는데도 여전히 막아놓고 못 들어가게 했잖아. 칠곡보에는 한 달 전에 다시 갔을 때에도 쿡 닫아놓아서 끝내 못 가봤잖아."

지난해 11월에 칠곡보 개통행사를 크게 열었던 곳이랍니다. 그런데 벌써 몇 달이 지난 뒤인데도 아직도 공사 중이라며 막아놨어요. 들어갈 수가 없답니다. 이 사진은 한 달 앞서 가서 찍은 사진인데, 우리 부부가 벌써 몇 차례 칠곡보에 가봤지만 그 때마다 저렇게 막아놔서 들어갈 수는 없었답니다.
▲ 칠곡보 지난해 11월에 칠곡보 개통행사를 크게 열었던 곳이랍니다. 그런데 벌써 몇 달이 지난 뒤인데도 아직도 공사 중이라며 막아놨어요. 들어갈 수가 없답니다. 이 사진은 한 달 앞서 가서 찍은 사진인데, 우리 부부가 벌써 몇 차례 칠곡보에 가봤지만 그 때마다 저렇게 막아놔서 들어갈 수는 없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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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말이라. 이거 참 문제다. 이 국토종주 자전거길도 그리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우선 급하니까 행사부터 해놓고 나중에 또 공사한다고 막아버리는 거 아닌가 몰라. 그리고 그것뿐 아니라. 원래 자전거길은 아직도 공사 중이니까 그 곁으로 임시자전거길을 또 만들었어. 거기에 들어가는 돈은 또 얼마나 많겠나?"
"아니, 그럼 뭐야? 행사는 해야 하고, 아직 길은 덜 끝났고, 대통령 임기는 끝나 가는데 그 안에 뭔가 보여주기는 해야겠고, 뭐 그런 건가?"
"글쎄 모르지. 아무튼 모르긴 몰라도 내가 보기엔 아직은 한참 더 공사를 해야 되겠구먼."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 길을 따라 가본 곳에서 이렇게 큰 통으로 막아놓은 곳을 너무나 자주 봤답니다.
▲ 여기저기 아직도 공사 중!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 길을 따라 가본 곳에서 이렇게 큰 통으로 막아놓은 곳을 너무나 자주 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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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열린 국토종주 자전거길 개통행사가 끝난 뒤, 다시 가보다

지난 일요일(29일), 내 눈으로도 확인해보려고 남편과 함께 다시 찾아갔습니다. 구미에서 해평면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에 늘 가던 대로 옥계고개를 넘어 산동면을 지나서 가려다가 나중에 돌아올 때 그렇게 하기로 하고 거꾸로 가봤어요.

구미시 지산동 뜰에 들어서면서부터 자전거길이 이어졌는데, 이젠 거의 완성이 다 된 듯 보입니다. 갖가지 종류의 운동경기를 할 수 있는 운동장도 있고, 공원처럼 꾸며놓기도 했어요. 아직은 삭막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나름대로 둘레 풍경과 잘 어우러질 거란 기대도 해봅니다. 낙동강을 따라서 쭉 가다가 남편이 자전거에서 내립니다.

아니, 언제 만들었지? 며칠 앞서만 해도 이 다리를 건너지 못하도록 했는데... 제대로 다 만들긴 했는가?
▲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 길 아니, 언제 만들었지? 며칠 앞서만 해도 이 다리를 건너지 못하도록 했는데... 제대로 다 만들긴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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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뭐야? 저기 길이 다 된 거 같은데? 사람들이 지나다니네?"
"응? 어디? 저 건너편에?"
"그래 강 건너에 저 다리 말이야. 저 위에 자전거가 지나가는 거 맞지?"
"어. 맞네. 지난주에 자기 갔을 땐 아직 공사 중이었다고 했던 데가 저기야?"
"그래. 저기라니까, 그런데 이상하다. 그새 다리를 다 놓았단 말이야? 지난번에 갔을 땐, 저기 들머리를 막아놓고 그 옆으로 임시자전거길을 만들어 놨더라니까…."

며칠 앞서 갔을 때만 해도 이렇게 막아놓고 임시로 만든 자전거 길로 가라는 알림판을 세워놨어요. 그런데 참 이상하네요. 자전거 길을 만들면서 임시로 또 길을 새로 만들어놓았네요. 그럼 이중으로 공사비가 들어가는 게 아닐 까요?
▲ 자전거 길은 막아놓고 임시자전거 길로 가라? 며칠 앞서 갔을 때만 해도 이렇게 막아놓고 임시로 만든 자전거 길로 가라는 알림판을 세워놨어요. 그런데 참 이상하네요. 자전거 길을 만들면서 임시로 또 길을 새로 만들어놓았네요. 그럼 이중으로 공사비가 들어가는 게 아닐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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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반대쪽이지만,  같은 곳을 알리는 알림판입니다. 며칠 앞서 왔을 땐, 임시자전거 도로로 돌아가라 했는데, 오늘은 야간통제시간만 알리고 있네요.
▲ 위 사진과 똑같은 장소 위 사진의 반대쪽이지만, 같은 곳을 알리는 알림판입니다. 며칠 앞서 왔을 땐, 임시자전거 도로로 돌아가라 했는데, 오늘은 야간통제시간만 알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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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가리키는 쪽으로 강 건너 편을 보니, 낙동강 위에다가 다리를 빙 돌아가며 놓여 있었어요. 게다가 그 위로 자전거를 탄 이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이네요. 발판을 밟는 발이 빨라졌어요. 얼른 가서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눈으로 보고 싶었지요.

부지런히 달려서 숭선대교를 지나, 해평 청소년수련원에 닿았을 때쯤부터 다시 자전거길이 이어집니다. 이른바, 국토종주 자전거길입니다. 수련원을 지나서 이어지는 길에는 지금도 여전히 길을 막아놓고 공사가 한창인 곳이 많이 있었어요. 그러더니, 몇 해 앞서 내가 기사로도 소개했던 해평면 북애고택과 쌍암고택이 있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도록 길을 이어놨네요. 골목 굽이 돌아가는 모퉁이마다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 길'이란 팻말까지 세워놨어요.

해평면 북애고택과 쌍암고택이 있는 마을이랍니다. 그런데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 길이 이 마을 안을 지나가도록 이어놨네요. 임시 개통길인가?
▲ 엥? 마을 안인데 자전거 길이라고? 해평면 북애고택과 쌍암고택이 있는 마을이랍니다. 그런데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 길이 이 마을 안을 지나가도록 이어놨네요. 임시 개통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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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평면 마을 안으로 자전거 길이 지나갑니다. 뭔가 이상하네요.
▲ 북애고택과 쌍암고택 해평면 마을 안으로 자전거 길이 지나갑니다. 뭔가 이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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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 이게 바로 농경지 리모델링이구나!"

"뭐야? 무슨 자전거길을 마을 안으로 들어가게 해놨지? 희한하네."
"글쎄 말이라. 암만해도 이 길은 임시로 내놓은 길 같아. 아무렴 마을 안을 통과하도록 자전거길을 만들기야 하겠어?"

도대체 어느 방향으로 자전거길을 냈는지 몹시 궁금하더군요. 팻말을 따라 가보니, 다시 마을을 벗어나 한적한 둑길이 나옵니다. 일자로 곧게 뻗은 길이었어요. 아스팔트를 깐 지도 얼마 되지 않아 보였고요. 그 길 양쪽으로는 네모반듯하게 나 있는 끝도 없이 너른 들판이 나옵니다. 아직 아무것도 심어놓지 않은 황량한 들판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은 4대강 공사가 한창일 때, 낙동강에서 퍼다 놓은 모래가 산성처럼 곳곳에 우뚝 서 있던 곳이었지요.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때, 가는 곳마다 '농경지리모델링사업'을 한다고 알림판이 서 있었지요. 그렇다면 이게 바로 농경지리모델링인가? 이곳은 공사가 한창일 때, 낙동강에서 퍼낸 모래가 산성처럼 수도 없이 우뚝 솟아 있던 곳이었답니다.
▲ 농경지리모델링?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때, 가는 곳마다 '농경지리모델링사업'을 한다고 알림판이 서 있었지요. 그렇다면 이게 바로 농경지리모델링인가? 이곳은 공사가 한창일 때, 낙동강에서 퍼낸 모래가 산성처럼 수도 없이 우뚝 솟아 있던 곳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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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 이게 바로 농경지 리모델링이구나?"
"하하하, 그러게 4대강 공사하는 현장마다 큰 알림판을 세워놓고 '농경지리모델링'을 한다고 하더니, 이키나 반듯하게 해놨네."

공사가 끝날 무렵이 되니, 온통 눈 돌리는 곳마다 황량하기 그지없는 반듯반듯한 네모난 빈 터만 눈에 띕니다. 저 앞에는 몇 해 동안 공사 때문에 농사를 짓지 못하다가 이제 막 첫 농사를 지으려는지 땅을 갈아엎고 일구는 농사꾼도 보이네요.

우리가 지금까지 낙동강 둘레에 새로 난 자전거길을 여러 곳 둘러보았는데, 가는 곳마다 쭉쭉 끝도 없이 일자로 뻗은 고속도로 같은 자전거길, 이곳에도 그렇게 만들어놨네요. 가는 내내 맞바람도 무척이나 세게 불더군요. 드디어 아까 강 건너편에서 보았던 바로 그곳에 닿았어요. 한 주 앞서만 해도 길을 막아놓고 공사가 한창이던 곳이었지요.

우리가 그동안 새로 만든 자전거 길을 많이 다녀봤는데, 가는 곳마다 어김없이 이렇듯 쭉 곧게 뻗은 고속도로 같은 길이 많았어요. 새로 깔은 아스팔트 위로 '국토종주'란 글자가 또렷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자전거 길 곁으로 굳이 차가 다닐 수 있는 찻길을 왜 만드는 걸까요? 꼭 이렇게 해야하나요? 위험하게...
▲ 고속도로 같은 자전거 길 우리가 그동안 새로 만든 자전거 길을 많이 다녀봤는데, 가는 곳마다 어김없이 이렇듯 쭉 곧게 뻗은 고속도로 같은 길이 많았어요. 새로 깔은 아스팔트 위로 '국토종주'란 글자가 또렷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자전거 길 곁으로 굳이 차가 다닐 수 있는 찻길을 왜 만드는 걸까요? 꼭 이렇게 해야하나요? 위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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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자전거를 탄 이들이 바로 그 다리 위를 건너오고 있네요. 며칠 앞서 찍었던 사진에는 공사 중이라고 '진입금지'라고 쓰고, 임시자전거 도로로 돌아가라고 쓴 큰 알림판이 서 있던 자리에는 어느새 '자전거 도로 안내'라고 해놓고 야간통행만 제한한다는 알림판으로 바꾸어져 세워있었어요.

"허허, 참말로 기가 막히네. 그 며칠 새에 벌써 공사가 다 됐단 말이야? 전에 왔을 땐, 저기 다리에 난간도 없었단 말야."
"진짜로 22일 날 행사 때문에 급하게 공사를 했나 보네."
"일단 가보자. 이 길만 제대로 이어지면 앞으로 해평 갈 때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겠다. 이 길로 가면 바로 구미라. 알지? 우리가 옥계로 넘어갈 때 건너던 산호대교 말이야. 이 길로 가면 바로 거기가 나온단 말이야."
"어쨌든 우리 같이 잔차 타는 사람들한테는 잘 된 일이네. 빙 돌아가지 않아도 되고, 고개도 안 넘어도 되고, 곧바로 해평까지 갈 수 있으니 말이야."

설렘과 기대를 안고 다리를 건너갑니다. 그런데 이상해요. 들머리에 들어서자마자 저 앞에서 아직도 무언가 공사를 하고 있는 일꾼들 모습이 보입니다. 가까이에 가서 자세히 보니, 다리 위 난간을 손보고 있는 듯했어요. 지금까지 우리가 얘기했던 대로 틀림없이 공사가 완전히 끝난 길이 아닌 거 같았어요. 걱정스런 마음이 앞서더군요. 이래놓고 개통식 행사를 치렀단 말인가?

구미시 해평면에는 철새도래지로 매우 이름난 곳이었답니다. 지금도 자전거 길을 만들면서 큰 알림판을 세워놨는데 철새는 어디로 갔을 까요?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때, 겨울에도 이곳을 자주 지나다녔지만, 눈에 띄게 철새들이 줄었답니다.
▲ 낙동강 철새 도래지 구미시 해평면에는 철새도래지로 매우 이름난 곳이었답니다. 지금도 자전거 길을 만들면서 큰 알림판을 세워놨는데 철새는 어디로 갔을 까요?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때, 겨울에도 이곳을 자주 지나다녔지만, 눈에 띄게 철새들이 줄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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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보여드릴 게 있네요. 자전거 길을 만들면서 지역을 알리는 알림판을 세워놨는데, '구미시 상동면'이라고 세웠네요. 이곳은 '구미시 산동면' 이랍니다. 이 지역 사람이 아닌 누군가가 이곳을 지나다가 이 알림판을 보고 산동면사무소에 신고를 했더니, 거기가 어디냐고 되묻는 바람에 설명을 하느라고 한참 동안 애를 먹었다고 했던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이런 것 하나도 좀 꼼꼼하게 살펴서 했더라면 얼마나 좋을 까요? 저렇게 잘못 세웠으니 또 돈을 들여 알림판을 새로 세워야겠지요?
▲ 구미시 상동면??? 하나 더 보여드릴 게 있네요. 자전거 길을 만들면서 지역을 알리는 알림판을 세워놨는데, '구미시 상동면'이라고 세웠네요. 이곳은 '구미시 산동면' 이랍니다. 이 지역 사람이 아닌 누군가가 이곳을 지나다가 이 알림판을 보고 산동면사무소에 신고를 했더니, 거기가 어디냐고 되묻는 바람에 설명을 하느라고 한참 동안 애를 먹었다고 했던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이런 것 하나도 좀 꼼꼼하게 살펴서 했더라면 얼마나 좋을 까요? 저렇게 잘못 세웠으니 또 돈을 들여 알림판을 새로 세워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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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난간이 이어지지 않은 곳이 많은 위험한 자전거길

"어, 자기야 잠깐 서봐! 여기 좀 봐! 이거 난간이 아직 이어지지 않은 곳이 있다."
"아니, 뭐야? 이거 너무 위험하잖아?"
"진짜로 이런 길을 건너가도록 개통식행사를 했단 말이야? 말도 안 돼!"
"그날 사고 났다는 기사는 못 봤으니 다행이지만, 이렇게 난간도 제대로 다 마무리되지 않은 곳에서 그런 큰 행사를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아까 다리에 들어설 때, 한창 공사를 하던 아저씨들이 바로 이 난간을 손보는 게 맞았어요. 군데군데 이어지지 않고 틈이 벌어져있는 곳이 너무나 많았답니다. 다리 아래로는 시퍼런 강물인데, 이렇듯 마무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곳에서 자전거길 개통행사를 치르고, 지금도 사람들이 오갈 수 있도록 열어놓았다는 게 참으로 어이가 없네요.

'큰 업적'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올해 12월이면 임기가 끝나는 대통령께서 임기 동안 가장 공을 들인 사업이 바로 4대강 사업이었지요. 온 나라에 자전거 길을 놓아준 덕분에 자전거를 타는 인구도 많아진 건 사실이랍니다. 그러나 그동안 갖가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업인 건 틀림없지요.

어쨌거나 이제 임기 끝 무렵에 들어와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업적들을 알차게 마무리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그 업적을 서둘러 보여주기 위하여 허술하게 일을 마무리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싶네요. 온 나라 안에 만들어놓은 자전거길 개통행사를 동시에 치르려고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길까지 위험한 걸 알면서도 열어놓고 큰 잔치를 벌이는 건 문제가 있네요. 게다가 임시로 길을 만들면서까지 하는 건 아니다 싶어요. 그러려면 틀림없이 이중으로 돈이 들어갈 테니까요.

어차피 이 4대강 사업과 자전거길은 벌써 시작되었고, 거의 마무리 단계까지 왔으니 이왕이면 조금 더 시간이 흐르더라도 잘못되어 다시 손대지 않도록 완벽하게 하고, 안전하고 아름다운 길을 만들어서 열어주면 안될까요? 지금이라도 그런 바람을 가져봅니다.

구미시 산동면에서 산호대교까지 이어지는 낙동강 위로 새로 만든 자전거 길인 다리 위랍니다. 며칠 앞서 개통행사를 크게 치러낸 곳인데, 이렇듯 아직도 난간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우리가 찾아간 날에도 여전히 이 이음새를 잇는 공사를 하는 분들이 있었지요. 이거 너무 위험하지 않나요? 만에 하나라도 여기에서 떨어진다면... 끔찍합니다.
▲ 위험한 자전거 길 구미시 산동면에서 산호대교까지 이어지는 낙동강 위로 새로 만든 자전거 길인 다리 위랍니다. 며칠 앞서 개통행사를 크게 치러낸 곳인데, 이렇듯 아직도 난간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우리가 찾아간 날에도 여전히 이 이음새를 잇는 공사를 하는 분들이 있었지요. 이거 너무 위험하지 않나요? 만에 하나라도 여기에서 떨어진다면... 끔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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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해요. 아직 공사 중인 곳이랍니다. 이왕이면 제대로 공사가 다 마무리가 된 뒤에 개통식을 했어도 되지 않았을 까요? 지금도 여전히 열어놓고 자전거 탄 이들이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 위험한 자전거 길 위험해요. 아직 공사 중인 곳이랍니다. 이왕이면 제대로 공사가 다 마무리가 된 뒤에 개통식을 했어도 되지 않았을 까요? 지금도 여전히 열어놓고 자전거 탄 이들이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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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세요. 너무 위험해요. 이렇게 마무리도 안 된 길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 위험한 자전거 길 보세요. 너무 위험해요. 이렇게 마무리도 안 된 길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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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낙동강 국토종주, #국토종주 자전거길, #자전거도로, #국토종주 자전거길 개통행사, #구미시 해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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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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