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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한눈에

  • 단순히 지문으로 화면 잠금을 푸는 정도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부터 사진, 동영상, 음악 등 콘텐츠, 특정인 전화번호나 문자메시지, 통화기록까지 모두 꼭꼭 숨길 수 있었다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 포스터(왼쪽)와 팬택 베가 시크릿노트 소개 영상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 포스터(왼쪽)와 팬택 베가 시크릿노트 소개 영상
ⓒ 태원·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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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전속모델' 이병헌이 등장하는 시크릿노트 광고를 보며 10년 전 영화가 떠올랐다. 지난 2004년 여름 개봉한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그는 세 자매 사이를 오가는 '카사노바' 역할을 맡았다. 최지우와 추상미, 김효진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을 은밀하게 유혹하면서 그들만의 '비밀'을 하나씩 만들었다.

팬택은 지난 10일 베가 시크릿노트를 선보이면서 "단언컨대 남편에겐 사줄 수 없는 스마트폰"이라며 뭔가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는 사람들을 은밀하게 유혹했다. 그런 관점에서 이병헌은 딱 들어맞는 모델이었던 셈이다. 그 유혹에 넘어가 시크릿노트를 열흘 동안 가슴에 품고 다녔던 아찔한(?) 경험을 살짝 고백한다.

'패블릿 빅3' 신제품 사양 비교. 팬택 베가 시크릿노트는 지문인식기능을 활용한 사생활 보호기능, 삼성 갤럭시노트는 갤럭시기어와 연동, 	LG 뷰3는 4대3 화면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80만원대 가격으로 차별화했다.
 '패블릿 빅3' 신제품 사양 비교. 팬택 베가 시크릿노트는 지문인식기능을 활용한 사생활 보호기능, 삼성 갤럭시노트는 갤럭시기어와 연동, LG 뷰3는 4대3 화면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80만원대 가격으로 차별화했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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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비밀은 있다? 시크릿노트의 '은밀한 유혹' 

첫 만남부터 은밀했다. 팬택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실에서 늦게까지 버틴 덕분에 남들보다 먼저 리뷰용 제품을 빌릴 수 있었다. 다만 팬택 직원은 다른 기자들 눈을 의식했는지 기자실 밖으로 따로 불러내 살짝 '물건'을 건넸다.  

팬택은 이날 "갤럭시노트보다 하나 더"를 내세우며 지문 인식 기술을 활용한 사생활 보호 기능으로 차별화했다. 단순히 지문으로 화면 잠금을 푸는 정도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앱)부터 사진, 동영상, 음악 등 콘텐츠, 특정인 전화번호나 문자메시지, 통화기록까지 모두 꼭꼭 숨길 수 있었다. 가장 개인적인 단말기이면서도 누구에게나 쉽게 노출돼온 스마트폰의 허점을 메운 것이다.

꼭 카사노바 같은 바람둥이가 아니라도 감추고 싶은 사생활은 많다. 운전할 때나 집안에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를 대여섯 살짜리 아이들과 공유할 때가 많은데 아찔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자칫 중요한 앱이나 사진이 아이들 손에 사라질 수도 있고, 간혹 엉뚱한 사람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더구나 스마트폰에 '19금' 영화를 저장한다는 건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팬택 시크릿노트에 내장된 정전식 V펜
 팬택 시크릿노트에 내장된 정전식 V펜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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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인식을 활용한 사생활 보호 기능은 크게 시크릿 앱스와 시크릿 박스, 시크릿 전화부 등 3가지였다. 시크릿 앱스는 숨기고 싶은 비밀 앱을 60개까지 지정해 따로 보관해 두면, 미리 등록한 지문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뱅킹처럼 보안이 필요한 앱을 지정해두면 이중 차단 효과가 있는 셈이다. 앱 아이콘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런 앱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 방법이 없다. 하지만 앱 실행 때마다 지문 인식을 통해 시크릿 앱스에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자주 쓰기엔 번거로웠다.  

반면 시크릿 박스는 콘텐츠만 따로 숨길 수 있다. 사진, 영상, 음악, 녹음파일과 노트 기록, 웹사이트 로그인 패스워드, 금융기록 등 남이 봐선 안 되거나, 삭제되면 곤란한 중요한 콘텐츠들만 따로 보관해 둘 수 있다. 시크릿 박스로 보낸 콘텐츠는 갤러리 목록에서 사라지고 PC로도 옮길 수 없다.

사실 카사노바들이 가장 눈독(?)을 들일 만 한 기능은 '시크릿 전화부'다. 숨기고 싶은 연락처를 지정해 두면 전화부에서 사라질 뿐 아니라, 해당 전화번호로 주고받은 메시지와 통화기록도 남지 않는다. 굳이 다른 사람 눈을 의식해 특정인과 나눈 통화기록이나 문자 메시지를 일일이 지우는 수고를 더는 셈이다. 기자 입장에서도 중요한 취재원 보호에 활용할 수 있다. 

지문 인식은 난공불락? '귀차니즘'부터 넘어서야

팬택 시크릿노트 시크릿 박스에 저장된 사진, 동영상 등 콘텐츠는 지문인식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팬택 시크릿노트 시크릿 박스에 저장된 사진, 동영상 등 콘텐츠는 지문인식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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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5S에 '아이터치'를 도입하면서 '지문 인식'이 점차 대세가 될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모바일 프라이버시'는 조금씩 강화되는 추세였다.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해킹이나 바이러스보다 치명적인 건 '분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비밀번호부터 패턴 인식, 얼굴 인식, 지문 인식 등 다양한 방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보안이 완벽할수록 번거로운 것도 사실이다. 팬택이 채택한 '스와이프' 방식의 지문 인식도 오인식률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손가락을 움직이는 각도와 속도에 따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문 인식' 자체도 난공불락은 아니다. 시크릿노트 출시 후 소셜네트워크에는 남편이 잘 때 몰래 손가락을 스마트폰에 갖다 대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 시크릿노트 자체도 지문 인식이 5번 이상 오류가 나면 비밀번호나 패턴 인식으로도 잠금을 풀 수 있게 돼 있다. 무엇보다 시크릿 기능으로 뭔가 감춘다는 자체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아예 PC처럼 접속 계정을 따로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LG 뷰3도 G2에 이어 '게스트 모드'를 도입했다. 잠금 패턴을 달리해 게스트 모드로 접속하면 사진이나 이메일, 메신저 같은 개인 정보는 차단하고 미리 지정한 앱들만 사용할 수 있게 제한할 수 있다. 지난달 국내 출시된 구글 넥서스7 2013년 버전에서도 업무용, 게임용, 자녀용 등 다양한 접속 계정을 만들 쓸 수 있다.

[비교 체험] 후면 터치보다 뷰3... V펜보다는 S펜?

팬택 시크릿노트(왼쪽)의 '디자인 홈'과 삼성 갤럭시노트3의 맞춤형 화면
 팬택 시크릿노트(왼쪽)의 '디자인 홈'과 삼성 갤럭시노트3의 맞춤형 화면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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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문인식과 시크릿 기능 정도를 제외하면 삼성 갤럭시노트3, LG 뷰3 등 기존 제품들과 큰 차별성은 없었다. 일단 외형은 갤럭시노트3와 비슷했다. 사용 환경 역시 같은 안드로이드 젤리빈 버전을 쓰는 탓에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다.

시크릿노트는 후면 터치 기능이 있어 한 손을 받친 상태에서도 화면을 조작할 수 있었지만 집게손가락에 힘주는 게 쉽지 않다 보니 활용 빈도도 떨어졌다. 오히려 한 손 사용에는 '4대 3' 화면비를 고수해 세로 길이가 짧은 LG 뷰3가 편했다. 뷰3에선 노트 필기할 때도 굳이 가로, 세로 화면 전환할 필요가 없이 넓은 화면을 쓸 수 있었다.

시크릿노트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V펜' 내장이다. 팬택은 지난 2011년 7월 갤럭시노트보다 먼저 5인치대 '패블릿(폰+태블릿)' 시초인 '베가 넘버5'를 선보였다. 하지만 그해 10월 삼성이 5.3인치 갤럭시노트를 선보이면서 'S펜'으로 차별화에 성공했고 넘버5는 자연스럽게 잊혀졌다.

그 뒤 베가 넘버6 등 후속 패블릿을 계속 내면서도 내장 펜을 외면해 오던 팬택도 끝내 오랜 고집을 꺾었다. LG전자 역시 지난 9월 선보인 뷰3에서 처음 러버늄펜을 내장했다. 다만 팬택과 LG가 채택한 건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 '정전식 펜'이다.

팬택 시크릿노트 V노트'(왼쪽)와 LG 뷰3 '노트북'
 팬택 시크릿노트 V노트'(왼쪽)와 LG 뷰3 '노트북'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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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삼성 S펜은 와콤 전자유도식 기술 이용하기 때문에 필기 도중엔 손이 닿는 부분은 인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펜을 화면에 직접 갖다 대지 않고도 내용을 미리 본다든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대신 정전식 펜은 개당 수천 원 정도인 반면 S펜은 2만 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물론 S펜 기능을 끄면 손가락이나 일반 정전식 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24종의 브러시를 사용할 수 있는 팬택의 'V노트'나 펜글씨를 바로 인식해 웹 검색이나 전화걸기, 지도 찾기 등을 할 수 있는 '테스트액션' 등은 삼성의 'S노트'나 '액션sxmV펜 활용도는 S펜 못지않았다. 결국 "대한민국 국민 1%"를 겨냥한 시크릿노트의 '비밀 무기' 역시 V펜이나 지문인식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사용성과 결합시킨 데 있는 것이다. 갤럭시노트가 노트2, 노트3를 거치며 진화했듯 시크릿노트도 V펜, 지문 인식 기술과 함께 더 성장하길 기대한다. 


태그:#시크릿노트, #지문인식, #팬택, #갤럭시노트3, #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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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인포그래픽 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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