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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의 수많은 명작들 중 우선 내 눈길이 머문 곳은 베로네세의 <바리새인 시몬 집에서의 식사>입니다. 틴토레토와 더불어 베네치아 화파의 끝자락을 이끌었던 베로네세. 베로나 출신이라 본명보다 별명으로 더 알려진 베로네세는 베네치아에서 티치아노를 만나면서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색채와 공간 구성에 매너리즘적 요소들을 결합하여 화려한 양식을 확립합니다. 베로네세의 그런 화려함은 자신들의 저택을 고대 로마 귀족들처럼 화려하게 꾸미기를 원했던 당시 베네치아 최상류층들을 사로잡았죠.

저택의 벽을 화려하게 꾸미기 위해 베로네세가 선택한 방식은 거대한 벽 전체를 하나의 주제로 채워넣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의 내용을 당시 베네치아의 풍경과 복식, 인물들로 재해석해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꾸며 내었죠. 베네치아 화파답게 유려하고 자연스러운 색채와 빛의 구사는 물론입니다. 그래서 제목을 모른 채 그림을 보게 되면 성경 속의 내용이라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이 그림이 성경 속 내용이라고?

베로네세, '바리새인 시몬 집에서의 식사',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바리새인 시몬이 예수를 초대한 자리에서 ‘죄인의 여인’으로 알려진 마리아 막달레나가 참회하며 자신의 눈물이 묻은 예수의 발을 향유로 닦는 장면입니다.
▲ 바리새인 시몬 집에서의 식사 베로네세, '바리새인 시몬 집에서의 식사',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바리새인 시몬이 예수를 초대한 자리에서 ‘죄인의 여인’으로 알려진 마리아 막달레나가 참회하며 자신의 눈물이 묻은 예수의 발을 향유로 닦는 장면입니다.
ⓒ 박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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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네세의 그림 중 비교적 작은 크기인(그럼에도 가로 4.5미터가 넘는 대작입니다) <바리새인 시몬 집에서의 식사>도 그림만 봐서는 성서의 내용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얼핏 보면 16세기 베네치아 귀족 집안에서 벌어진 떠들썩한 행사처럼 보입니다.

주인공인 예수와 시몬, 마리아 막달레나를 찾기도 쉽지 않는데, 화면 오른쪽의 붉은옷을 입은 이가 예수, 예수의 앞 흰색 숄을 걸친 이가 바리새인 시몬, 그리고 예수의 발에 향유를 바르고 있는 금발의 여인이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그런데 베로네세에 대한 미술사적 평가는 엇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의 지나치게 귀족적이고 장식적인 화풍은 성경의 가르침을 왜곡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당시의 풍습에 맞게 그림으로써 성경의 가르침이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도 있음을 표현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어떤 평가가 옳은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의미와 정서 전달 수단이었던 회화를 미적인 향유의 대상으로 전환시킨 베로네세의 성과는 어느 정도 인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150년 후 베로네세의 화풍을 이어받은 티에폴로는 베네치아 로코코 양식을 확립하게 됩니다. 

뜻밖에 이곳 토리노에서 베로네세를 만나고 나니 가까운 곳에 있는 틴토레토에게도 당연히 눈이 갑니다. <성 삼위일체>입니다.

그림을 보는 순간 '역시 틴토레토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기억하십니까?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에서 만났던 마사초의 <성 삼위일체> 말입니다. 일점 투시 원근법을 최초로 적용시켜 르네상스 회화의 시원으로 일컬어지는 마사초의 그 그림 이후 120여 년 만에 그려진 틴토레토의 <성 삼위일체>는 그간의 다양한 성과와 혁신들이 모두 반영되어 있습니다.

틴토레토, '성 삼위일체',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르네상스 회화의 시원으로 일컬어지는 마사초의 '성 삼위일체' 이후 120여 년 만에 그려진 틴토레토의 이 그림은 그간의 다양한 성과와 혁신들이 모두 반영되어 있습니다.
▲ 성 삼위일체 틴토레토, '성 삼위일체',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르네상스 회화의 시원으로 일컬어지는 마사초의 '성 삼위일체' 이후 120여 년 만에 그려진 틴토레토의 이 그림은 그간의 다양한 성과와 혁신들이 모두 반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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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훨씬 자연스러워진 투시 원근법은 역동적 구도를 만들어 냅니다. 화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삼각형 구조가 예수의 팔과 비둘기(성령)의 날개, 성부의 팔이 이루고 있는 평행선과 어우러져 율동감을 느끼게 하죠. 그리고 단축법으로 그려진 예수와 성부의 몸에서는 상승감도 느껴집니다. 좌우 천사들은 색채를 달리하여 자칫 기계적으로 보일 수 있는 대칭 구조에 다양성을 부여합니다. 해부학적으로 완결된 인체 골격 묘사와 유려한 색채는 틴토레토 특유의 극적인 분위기로 완성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베네치아 화파 최후의 거장, 틴토레토와 베로네세. 전혀 다른 개성의 두 작가를 연달아 만나니 며칠 후 이어질 베네치아 일정이 더 기대됩니다. 하지만 아직은 이곳 '사바우다 미술관'의 보물 같은 작품들이 먼저입니다.

베로네세와 틴토레토 작품들과 가까운 곳에는 자코포 다 폰테, 일명 바사노라 불리는 또 다른 베네치아 화파 작가의 작품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사노의 그림은 두 작가와는 완전히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란데 메르카토>(Grande mercato) 즉, '큰 시장'이라는 제목의 그림입니다.

성서 속 인물 대신 '평민'에 관심을 둔 화가

바사노, '그란데 메르카토',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아직은 기독교 성화가 가장 중요한 주제이던 시절. 바사노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평민들의 삶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 그란데 메르카토 바사노, '그란데 메르카토',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아직은 기독교 성화가 가장 중요한 주제이던 시절. 바사노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평민들의 삶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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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회화의 끝 무렵인 16세기 중반, 일부 초상화를 제외하고는 아직은 기독교 성화가 가장 중요한 주제이던 시절. 바사노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평민들의 삶에 관심을 가졌던 것입니다. 새벽인지 저녁인지 모를 여명의 시간, 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 도축한 고기를 손질하고 있는 푸줏간 주인, 오리와 닭·달걀을 팔러 온 아낙네들, 소를 살펴보는 사내, 노새 가격을 흥정하는 사람들까지. 그 흔한 성서 속 인물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종교화를 그렸던 바사노가 어떤 이유로 평민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바사노의 이 그림 <그란데 메르카토>는,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만으로도 인문주의가 가능했던 르네상스 회화가 이제부터는 '다른 무엇을 그릴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바사노의 그 고민은 아들에게도 이어졌나 봅니다. 아버지의 <그란데 메르카토> 바로 옆에 아들 레안드로 바사노의 작품 <피콜로 메르카토>(Piccolo mercato, 작은 시장) 역시 평민들로 가득한 시장 풍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그림에 비해 좀 더 세밀해졌고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아버지의 고민과 솜씨는 그대로 이어받은 모양입니다. 부전자전은 이럴 때 쓰는 말입니다. 

레안드로 바사노, '피콜로 메르카토',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아버지의 그림에 비해 좀 더 세밀해졌고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아들 바사노의 작품입니다.
▲ 피콜로 메르카토 레안드로 바사노, '피콜로 메르카토',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아버지의 그림에 비해 좀 더 세밀해졌고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아들 바사노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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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노 부자의 그림 이후 얀 브뤼헬을 만나고 프란체스코 카이로와 구이도 레니도 만납니다. 루벤스의 <헤스페리데스 정원의 허큘레스>, 반 다이크의 <찰스 1세의 아이들>, 피터 비노이트의 <과일과 해산물> 등 알찬 명작들이 앞서 말한 것처럼 쉬지 않고 잽과 스트레이트 연타를 날려서 정신을 못 차리게 합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 와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소재의 그림 앞에서 또 발걸음을 멈춥니다.

수박, 포도, 석류, 자두, 산딸기, 체리, 무화과, 오렌지 등 먹음직스러운 과일들이 풍성한 꽃다발처럼 화폭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달팽이나 개미, 벌 등의 곤충들과 식물 줄기와 덩굴 가시도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넘쳐나는 색채, 감각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이 멋진 정물화는 얀 다비즈 데 헴의 <꽃과 과일의 정물>입니다.

얀 다비즈 데 헴은 당시 네덜란드에서 활동했던 가장 위대한 정물화가로 평가받는 작가입니다. 특히 그는 평생에 꽃과 과일의 정물만 남긴 것으로 유명하죠.

얀 다비즈 데 헴, '꽃과 과일의 정물',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활동했던 가장 위대한 정물화가로 평가받는 얀 다비즈 데 헴은 평생 꽃과 과일만 그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 꽃과 과일의 정물 얀 다비즈 데 헴, '꽃과 과일의 정물',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활동했던 가장 위대한 정물화가로 평가받는 얀 다비즈 데 헴은 평생 꽃과 과일만 그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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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칼뱅주의 종교개혁의 열풍과 함께 상업의 발달로 경제적 성장을 이룬 네덜란드. 그런데 칼뱅주의의 교리에 따라 성화가 배척당하면서 신흥 부르주아들은 실내에서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초상화나 풍경화, 정물화, 풍속화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풍경화나 정물화가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죠.

특히 정물화는 그 개념 자체가 17세기 네덜란드 지방에서 형성되었습니다. 정물화를 뜻하는 'still life'의 어원도 네덜란드어 'stilleven(움직이지 않는 생명)'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꽃 무역이 발달했던 네덜란드에서는 꽃 정물화가 유행했고 각 꽃에는 도상적 의미도 부여되어 있었습니다. 과일 정물도 마찬가지였지요.

다비즈 데 헴의 작품에 묘사된 과일들에도 하나하나 도상적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오렌지는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며 불멸, 천국 등의 의미가 있죠. 석류는 중세부터 예수의 피와 수난을 상징하고, 포도는 다산과 풍요를, 딸기는 인간의 정신을 상징합니다. 지식이 짧은 탓에 그 외 다른 과일들의 도상적 의미는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과일들 아래 작은 십자가상을 놓아두어 그 의미를 보충해 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얀 다비즈 데 헴의 작품들 주위에는 그 시기의 정물화가 많이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아브라함 미뇽의 <꽃의 정물>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풍성하고 화려한 꽃들의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고, 꽃잎 위에 앉은 작은 개미들까지 섬세하게 묘사해 놓아서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아브라함 미뇽, '꽃의 정물',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풍성하고 화려한 꽃들의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꽃잎 위에 앉은 작은 개미들까지 섬세하게 묘사했습니다.
▲ 꽃의 정물 아브라함 미뇽, '꽃의 정물',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풍성하고 화려한 꽃들의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꽃잎 위에 앉은 작은 개미들까지 섬세하게 묘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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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에 이어 이제는 풍경화들을 볼 차례입니다. 오래전부터 독립적인 주제로 인식되었던 동양의 산수화와 달리 서양의 풍경화는 정물화와 마찬가지로 17세기에 이르러서야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하나의 장르로 독립하게 됩니다. 그런데 역시, 준비가 부족했던 탓인지 그림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작가들도 생소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편안하게 풍경화를 즐기자는 생각으로 슬슬 지나갑니다. 그러다보니 한 작가의 작품들이 계속 눈에 들어옵니다. 그림 옆의 안내문을 보니 얀 그리피에 1세란 작가입니다. 역시 생소합니다.

'이발소 그림'의 원조 작가를 만나다

얀 그리피에, '스케이터와 교회와 강변 마을을 담은 겨울 풍경',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본 것 같은 예쁜 겨울 풍경을 담은 이 그림은 마치 '이발소 그림'처럼 보입니다.
▲ 겨울 풍경 얀 그리피에, '스케이터와 교회와 강변 마을을 담은 겨울 풍경',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본 것 같은 예쁜 겨울 풍경을 담은 이 그림은 마치 '이발소 그림'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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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또 구글링으로 찾아봅니다. 그런데 '네덜란드 출신으로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반까지 활동했던 풍경화가' 정도의 정보 이외에는 깊은 내용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땐 앞서 말한 것처럼 그냥 맨눈으로 그림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을과 강과 배, 농민들이 있는 풍경><스케이터와 교회와 강변 마을을 담은 겨울 풍경> <마을과 강과 여행자와 봄의 활력이 있는 산 풍경><요새 폭격> 등 대부분 긴 제목을 가진 작품들. 그런데 왠지 작품들이 눈에 익습니다.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본 것 같은 예쁜 겨울 풍경도 그렇고, 아름다운 산세와 말 그대로 그림처럼 흘러가는 강물, 그 속에 포근히 안긴 마을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그림 같습니다. 얀 그리피에는 분명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작가인데 말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리피에의 이 풍경화들은 오래전 유행했던 이른바 '이발소 그림'과 닮아 있습니다. '키치화'(kitsch畵). 그렇습니다.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아름답고 이상화된 풍경화들을 대량으로 복제한 천편일률적이고 통속적이며, 조악한 그림들 말입니다. 물론 얀 그리피에의 그림들은 전혀 통속적이거나 조악하지 않습니다. 훌륭한 구도와 섬세한 묘사, 사실적이면서도 우아한 필체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풍경화죠. 거기다가 17세기 후반 네덜란드의 풍속까지 담아내어 뛰어난 예술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얀 그리피에의 그림들이 키치화처럼 낯익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이 그림들이 19세기 중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키치 풍경화들의 전형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상업적 이유로 빠른 시간 안에 그림을 완성해야 했던 19세기 키치화 생산자에게 전시대 작가들의 작품은 당연히 모방과 복제의 대상이었습니다. 얀 그리피에의 아름다운 풍경화들 역시 키치 작가들의 모방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겠죠. 말하자면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발소 그림'같은 키치 풍경화의 원형은 바로 얀 그리피에 같은 17~18세기 작가들의 작품이었던 것입니다.

낯선 작가의 낯익은 풍경화 앞에서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비전공자의 시선으로 너무 많이 앞서 갔단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별 준비 없이 '사바우다 미술관'을 찾은 스스로가 부끄러워집니다. 조금이라도 부실하게 준비하면 이탈리아는 곧바로 '이탈리아'를 보여줍니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휘몰아칩니다.

나 역시 이탈리아 토리노가 마련해 놓은 미로 속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탄식과 함께 사바우다 미술관을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닙니다. 얀 그리피에의 작품 이후 18세기, 신고전주의 시대 가장 성공한 여성 화가였던 안젤리카 카우프만의 <정체를 드러내는 무녀><책 읽는 무녀> 연작을 끝으로 사바우다 미술관의 미로에서 빠져 나옵니다.

안젤리카 카우프만, '정체를 드러낸 무녀',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18세기, 신고전주의 시대 가장 성공한 여성 화가였던 안젤리카 카우프만의 작품입니다.
▲ 정체를 드러낸 무녀 안젤리카 카우프만, '정체를 드러낸 무녀', 토리노 사바우다 미술관. 18세기, 신고전주의 시대 가장 성공한 여성 화가였던 안젤리카 카우프만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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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몰아쳤던 사바우다 미술관. 그 감동을 안고 전형적인 유럽 도심 숲, '레알리 정원'을 지납니다. 이미 오후 3시를 훌쩍 넘긴 시간. 서둘러 토리노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몰레 안토넬리아나'(Mole Antonelliana)로 향합니다. 거대한 토리노의 상징물인 몰레 안토넬리아나는 원래 유대교 사원이었던 것을 지금은 '국립 영화 박물관'과 전망대로 꾸며 놓았습니다.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176미터 높이의 전망대에 오릅니다. 아침 기차에서 보았던 알프스의 영봉들이 한층 더 가깝게 보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잘 정리된 도시 토리노의 전경도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국립 영화 박물관. 이탈리아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더 이상 무슨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갖가지 전시물들은 말 그대로 '시네마 천국'입니다.

국립 영화 박물관을 나와 어둠이 내린 토리노 거리를 걸어 역까지 걸어가는 내내 같은 말만 떠오릅니다. '이탈리아는 역시 이탈리아다.'

몰레 안토넬리아나에서 바라본 토리노의 전경. 대도시지만 잘 정리된 시가지 너머로 알프스의 영봉이 보입니다.
▲ 토리노의 전경 몰레 안토넬리아나에서 바라본 토리노의 전경. 대도시지만 잘 정리된 시가지 너머로 알프스의 영봉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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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밀라노 2. 스포르체스코와 꼬모 호수 편으로 이어집니다.)

○ 편집ㅣ손지은 기자



태그:#사바우다미술관, #베로네세, #틴토레토, #토리노, #이탈리아미술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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