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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생' 하면 두꺼운 안경을 끼고 책들에 파묻힌 모범생이 떠오른다. 그런데 요즈음 다른 모습들도 포착된다. 지난달 18일 청와대 앞에선 전국 로스쿨 학생들의 총학생회인 전국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이하 법학협) 주최로 천여 명의 로스쿨 학생들이 모여 '로스쿨 교육 정상화와 변호사시험 합격률 정상화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벌였다. 대체 이들은 왜 광장에 나왔던 걸까?

시간은 다소 지났지만 지난달 20일 그 대회에 참석했던 한 원광대 로스쿨 졸업생과 신촌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인터뷰한 얘기들을 실어본다. 특히 수의대와 로스쿨을 모두 졸업한 그로부터 두 교육기관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중심으로 인터뷰 하였다. 행여 불이익이 있을까 그의 기수와 이름은 비공개하는 점 양해를 바란다. [기자말]


 
'동물권 단체 케어'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잔인하게 도살되는 모피동물의 고통을 입지 말자"고 호소하며 "모피 반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원광대 로스쿨 졸업생은, 수의사 자격과 더불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여 동물과 관련한 공익적 노력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동물권 단체 케어"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잔인하게 도살되는 모피동물의 고통을 입지 말자"고 호소하며 "모피 반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원광대 로스쿨 졸업생은, 수의사 자격과 더불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여 동물과 관련한 공익적 노력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 오마이포토(http://www.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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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의대보다 수의대가 더 인기라는데 수의사가 로스쿨에 온 이유는 무언인지?
최근 국민소득이 늘고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넓어졌다. 그러면서 동물 관련 법적 분쟁이 늘어 수의학적 지식을 가진 변호사의 수요도 많아졌다. 이에 나는 동물 관련 분쟁에서 무언가 공익적 역할을 하고 싶었다. 수의학과 법학의 가교역할이랄까, 양쪽 분야 모두의 전문가로서 기여하고 싶단 생각에 로스쿨에 진학했다.

로스쿨에서, 기대한 대로 '동물권 전문 법조인'으로서의 교육을 잘 받을 수 있었는지?
우리 로스쿨은 생명과학이나 의료관련법 특성화 로스쿨이다. NGO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교수님들도 많이 계시고 관련 강의들도 다양하게 많이 개설된다. 솔직히 다른 학생들은 그 과목들을 거의 수강하지 않았지만 나는 열심히 수강하는 편이었다. 좋은 수업들이었다. 나의 전문성과 법학을 어떻게 접목시켜야 될지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변호사시험(이하 변시)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그 과목들이 점차 폐강되었고, 나도 가끔은 그때 그런 수업 안듣고 변시 공부에 더 집중할걸 하며 후회하기까지 한다. 참 아쉬운 부분이었다.

수의대에서의 공부도 많이 힘들다던데?
수의학과에서 공부가 힘든 건 러프하게 비유하면 '몸이 힘들어서'다. 통상 수의대 본과에서는 9시부터 1시까지 이론수업을 듣고 점심시간 후부터는 계속 실습을 한다. 실습시간은 1학점당 4시간이지만 실제로는 더 긴 시간 실습하곤 한다. 강행군이다.

수업이 많고 길어서 강행군만은 아니다. 제대로 배웠는지 끊임없이 테스트를 하고 학생의 성취도가 부족하다 싶으면 방학에도 계속 재시험을 본다. '최대한 모든 학생의 성취도를 높이는 것', 그것을 위해 수의대의 교수님들은 학생들을 가만히 두질 않는다. 의료 분야 전문교육기관의 학생들은 이처럼 내내 달달 볶이지만 장점이 있다. 학생들은 서로 협동해서 모두의 수준을 높이려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갖게 되고, 결국 졸업 시에는 대부분이 함께 수의사가 갖춰야 할 자격을 갖추게 된다.

수의대의 공부와 로스쿨의 공부가 많이 다른지?
로스쿨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이 입학해서 졸업 때까지 내내 '이론 수업'에만 집중한단 점이었다. 보다 솔직히 말하자면 '필기시험 대비'에만 집중하는 것이지만. 어쨌듯 2학년부터 법문서작성이나 형사, 민사재판실무, 검찰실무, 리걸클리닉 등의 과목이 있대도 그 이름과 달리 수의대에서와 같은 '실습'은 거의 없었다.

내 생각에, 수의사와 변호사의 문제 해결 프로세스는 상당히 유사하다. 수의사는, 어떤 질환이 예상되면 가능한 모든 경우를 상정하고 문진, 임상병리학적 검사, 영상의학적 검사 등으로 나타난 증상들을 기초로 경우의 수를 하나하나 지워나가 정확한 병명을 특정한 다음 이에 대한 치료방안들을 모색하게 된다. 그래서 예비 수의사는, 케이스리포트 등을 검토해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받는다.

변호사도 비슷하다. 변호사의 문제 해결에 필요한 소위 리걸마인드란 것은, 특정 사건에 대해 가능한 법리들을 모두 검토한 뒤 가장 적합한 법리를 특정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래서 예비 변호사는, 사안에 대한 적용 판례와 이론들을 검토해 원하는 결과에 대한 가장 정확한 논거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받는다. 이처럼 양자는, 사안을 특정하고 이에 대한 케이스리포트나 판례를 논거로 채택하는 훈련을 받는다는 점이 상당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수의대생들과 달리 로스쿨생들은 거의 실습 없이 시험공부에만, 고시형 공부에만 매달리는 것이 너무 이상했다.

 
수의대와 로스쿨을 모두 졸업한 인터뷰 주인공은, 로스쿨에서는 수의대에서와 달리 '고시공부'에만 전념해야 하는 것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의 전문직양성기관과 전세계에서 일본 로스쿨을 제외한 모든 전문직양성기관은 전문자격의 취득을 '절대평가'로 한다고 말한다.
 수의대와 로스쿨을 모두 졸업한 인터뷰 주인공은, 로스쿨에서는 수의대에서와 달리 "고시공부"에만 전념해야 하는 것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의 전문직양성기관과 전세계에서 일본 로스쿨을 제외한 모든 전문직양성기관은 전문자격의 취득을 "절대평가"로 한다고 말한다.
ⓒ 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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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는 실습 위주의 교육'을 하는 것이 맞지만 법은 본래 이처럼 고시공부형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수의대에서는 본과 3학년 때 내과, 외과, 산과, 영상과 실습을, 4학년 때 병원실습을 한다. 그런데 갈수록 전문화된 진료의 니즈가 많아지자 현재 수의대에서는 의대 전문의 과정처럼 각 임상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진학해 수련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꼭 대학원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1,2년 정도는 자신이 생각하는 분야에서 수련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예비 의료인 교육은, 기본적인 이론과 리서치 능력을 갖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그 다음부터는 좀 더 배워서 모자란 점을 채우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나는 이것이 기본적인 면허제도의 모습이고 취지라고 생각한다. 즉, 면허나 자격증은, 그 분야의 마스터가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그 분야에서 한사람의 몫을 시작할 수 있음에 대한 증명인 거다. 또 기본적으로 의료계가 실습 위주로 교육하는 건 문제해결시 필요한 방법론에 요구되는 것이 실습이라 실습위주로 진행이 되는 것이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변호사의 경우도 같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있다면 그저 방법론적으로 의료계에서와 다소 다른 형태의 실습이 요구될 뿐이다. 예컨대 수의대에서 진단을 위해 영상의학이나 임상병리학의 방법론을 취한다면 로스쿨에서는 판례를 검색하고 그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실습이 필요하다. 결국 양자는 본질적으로는 같은 교육과정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또 그런 점에서 로스쿨도 수의대 등 의료계와 유사한 방식으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왜 변시는 절대평가가 아닌지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다.

변시가 절대평가가 되어야 한다는 건가?
그렇다. 로스쿨은 의학전문교육기관 같은 전문교육기관이 절대 아니다. 교육과정의 본질이 유사함에도 전문교육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질 않다. 그것이 나는 변시가 절대평가로, 자격시험으로 치러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수의대 국시준비는 본과 4학년 여름방학부터 시작된다. 학교를 다니면서 배웠던 과목 중 총 20과목을 하루에 평가하는 시험이라 분량이 적은 시험은 아니다. 하지만 절대평가제 하에서 반드시 알아야 될 부분들 위주로 시험이 치러지고, 시험 자체가 수의사로서 알아야 될 것을 알면 합격을 시키는 취지의 시험이기 때문에 준비 과정 자체가 난해하지는 않다.

절대평가의 장점은, 일단 학생들이 알아야 할 것을 다 알고 졸업하게 만든다는 거다. 따라서 재학 중 성적이 하위권이더라도 국시공부를 하면서 수의사로서 기초적인 지식은 모두 습득하고 졸업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미비점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 부분도 이후 졸업 후 수련과정을 거치거나 대학원 진학 등을 동해 경험을 쌓아 다들 실무에서 잘 해나가고 있다. 또 국시가 무슨 고시처럼 어려운 시험이 아니다보니 본과 4학년 2학기라는 마지막학기까지도 실습 교육이 정확하게 진행되어 교육과정이 충실히 운용된다.

또 학기 중 열심히 공부해서 특별히 국시준비를 할 필요 없는 학생들은 국시가 임박해서까지 본인들의 관심분야에 대한 심화학습을 하기도 한다. 수의대 동기 중 이 기간에 내과교과서를 도식화해서 A2지 한 장에 기전을 정리해본 친구가 있었고, 대학원 진학이 결정되어서 본인의 세부전공에 대한 선행학습을 하면서 국시를 준비하던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변호사업계에서는, '실력 없는' 이들까지 변호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어떤 전문교육기관에서 과반수를 전문교육의 충분한 이수자가 아닌 상태로 배출하는 게 어떻게 법조계에서는 아무 문제가 아닌 것인지 나는 참 놀랍다. 어쩌면 지금의 로스쿨을 '과거 법대의 고시반'으로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의료계의 전문교육기관에서는 전국 모든 곳이 90% 이상의 졸업생이 자격을 갖춘 채로 졸업하도록 한다. 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능력이 100인데 80만 갖춘 이가 있다면 기관이 책임지고 그를 유급시켜서 더 가르친 다음 다시 전문가로서 배출한다. 그런데 로스쿨은 희한하다. 그가 재학 중일 때에도 알아서 신림동 학원 강의를 듣고 공부하도록 방치하고, 대부분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해도 수료 내지 졸업시켜 신림동으로 보내버린다. 아니 아예 수료자로 배출해서 합격률을 속이려까지 한다. 로스쿨에도 유급제도가 있고 로스쿨의 유급자 비율이 의료교육기관의 유급자 비율보다 오히려 더 높은데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 결국 문제는 로스쿨은 그저 변시를 치를 특별한 자격에 불과할 뿐 로스쿨 자체가 변호사의 자격을 갖추게 하는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로스쿨생 누구나 알 듯, 문제의 핵심에는 '실질상 30%대의 변시 합격률'이 놓여 있고, 로스쿨 교수들조차 그러거나 말거니 본래 사법시험 때는 더 소수만 합격했어 하는 식으로 관망하고 있다. 정말이지 나에게는 충격적인 전문교육기관의 모습이다.

로스쿨은 3년제다. 대부분의 로스쿨생이 그 3년 공부로 변호사의 능력과 자질을 갖추기에 부족함이 있는 거라면, 일단 내보내서 신림동을 전전하게 만들게 아니라 교육연한을 늘리거나 졸업 후 수련시스템을 개편해 후천적으로라도 졸업생의 능력을 신장시킬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지금 전혀 하지 않고 있는데 내 생각에 결국 모든 것은 기존 법조인들이 변호사가 일정 수만 배출되길 바라는 욕심에만 집중하기 때문인 것 같다.

 
수의대와 로스쿨을 모두 졸업한 인터뷰 대상자는, 수의대와 달리 로스쿨은 시험공부에만 전념하는 것이 희한하다고 말한다. 또 그것은 수의대 등 다른 전문교육기관들과 달리 자격부여 관련 시험을 절대평가(자격시험)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변호사시험은 현재 선발인원 1600명을 넘기지 않는 상대평가(정원형 선발형 시험)으로 치러지고 있다. 그 결과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제1회 당시 87.14%이던 것이 지난해 제7회에는 49.35%까지 추락했고 오는 4월의 제8회엔 더욱 추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의대와 로스쿨을 모두 졸업한 인터뷰 대상자는, 수의대와 달리 로스쿨은 시험공부에만 전념하는 것이 희한하다고 말한다. 또 그것은 수의대 등 다른 전문교육기관들과 달리 자격부여 관련 시험을 절대평가(자격시험)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변호사시험은 현재 선발인원 1600명을 넘기지 않는 상대평가(정원형 선발형 시험)으로 치러지고 있다. 그 결과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제1회 당시 87.14%이던 것이 지난해 제7회에는 49.35%까지 추락했고 오는 4월의 제8회엔 더욱 추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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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변호사양성시스템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변시는 대표적인 한국적 '시험을 위한 시험'인 것 같다. 과거의 사법시험이 그런 시험이었는데 변시가 그 길을 답습하고 있다. 그래서 어렵게 합격을 해도 정작 쓸모는 없는 지식들을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가 낭비되고 너무 많은 아픔들이 존재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수의대에 입학해 무난하게 수의사의 자격을 취득했다. 수의대에 입학해서 졸업시까지 전공 관련 인터넷강의는 단 하나도 들은 바 없다. 그런데 로스쿨은 입학 전부터 주변에서 선행학습을 하라며 인터넷강의들을 줬다. 로스쿨에서 고시공부라는 걸 처음 해봤고, 이렇게 사법시험형 공부를 할 줄 알았으면 로스쿨에 오지 말 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었다. 내가 적응력이 부족한 것인지 나는 로스쿨을 졸업하고도 아직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해 지금 변시 수험생으로 지내고 있다.

그런데 가끔 공부하다 말고 웃음이 난다. 아무리 문과의 영역이래도 문구를 줄줄 외워 답안지에 기계처럼 써내려가는 식의 공부라니, 그것도 손이 부러져라 손으로 쓰고 앉았다니. 이렇게 구시대적 고시공부에서 한치 앞도 나아가지 못했는데 이름은 또 세련된 '로스쿨'이다. 로스쿨에서가 아니라 고시원에서 고시학원 다니며 공부하는데 대체 무슨 로스쿨의 21세기형 법조인양성이라니, 가끔 쿡쿡 웃음을 참으며 공부하게 된다.

일단 내년 변시까지는 공부를 계속 해보려 한다. 그래도 결과가 나쁘면 학비가 아까워도 과감히 이 바닥을 떠날거다. 어떤 전문교육기관에도 없는 '낭인'까지 되고 싶지는 않아서다. 그런데 나는 그래도 돌아갈 곳이 있대도 다른 자격증 등 없이 이곳에 온 이들을 생각하면, 참 답답하고 로스쿨이 뭔가 싶다. 대한민국에, 아니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에 이런 전문교육기관은 로스쿨 밖에 없다. 그리고 일본의 로스쿨은 모두가 알다시피 완전히 망해가고 있다. 제발 다들 정신차렸으면... 이 인터뷰가 그 작은 계기라도 됐으면 하고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기사를 쓴 박은선은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http://lawschool.dothome.co.kr)소속이며, 기사의 수익금은 전액 법조문턱낮추기 및 로스쿨 정상화 운동에 기부합니다.


태그:#로스쿨 정상화, #변호사시험 합격률,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전문직 양성시스템, #수의대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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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사회과 교사였고, 로스쿨생이었으며, 현재 [법률사무소 이유] 변호사입니다. 무엇보다 초등학생 남매둥이의 '엄마'입니다. 모든 이들의 교육받을 권리, 행복할 권리를 위한 '교육혁명'을 꿈꿉니다. 그것을 위해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글을 씁니다. (제보는 쪽지나 yoolawfir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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