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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31개 도시 하나 하나를 새롭게 조명하고 여행의 매력을 새롭게 알아가보자 합니다. 김포를 시작으로 파주, 연천, 고양, 강화도, 시흥, 안산, 부천, 의정부, 양주 지역을 현재 취재 중입니다. [기자말]
한강신도시에는 한국의 베니스를 꿈꾸며 조성된 인공수로 라베니체가 있다
▲ 김포 한강신도시의 야경 한강신도시에는 한국의 베니스를 꿈꾸며 조성된 인공수로 라베니체가 있다
ⓒ 이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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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31개시, 군 중 먼저 여러분과 여행을 함께 떠날 도시는 바로 김포다. 본인이 현재 살고 있는 도시긴 하지만(2020년 9월 김포 이주) 빠르게 발전하는 경기도의 도시들 사이에서도 단언코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1998년에 시로 승격한 이후, 인구가 12만에서 2020년 기준 47만으로 4배에 가까운 가파른 증가를 지속하였고, 노령화지수도 전국 평균의 절반밖에 안 된다. 2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서울 근교의 농촌에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확연하게 탈바꿈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김포는 어디가 볼 만해요?" 물어봐도 돌아오는 답은 "모르겠네요"가 거의 대부분이다.  

김포는 한강신도시 개발을 기점으로 인구가 급격하게 늘었지만 김포에 속해있는 베드타운들의 중심지가 각기 흩어져 있기 때문에 사우, 장기, 운양동, 구래동 등 동네마다 번화가가 따로 조성되어 있다. 도시의 주요 교통수단도 주로 서울로만 집중되어 있는 전형적인 베드타운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필자가 김포로 이사 왔을 당시만 해도 이 도시의 이미지는 별것 없었다. 김포공항(실제 행정구역은 서울시 강서구다)과 김포평야로 대표되는 논, 밭의 풍경, 그리고 강화도로 갈 때마다 김포 부근에서 차량 정체로 수 시간 동안 막혔던 기억 등 뭔가 뚜렷한 느낌은 없었던 것 같다.

서울과 인천이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거대도시에 끼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경향도 있고, 구 도심인 사우동에 특별한 매력이 없는 이유도 있을 것 같다. 작년 가을부터 이번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도시 전역을 정처없이 다니며 이 도시만의 매력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또 고민해보았다.
 
김포한강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중간에 한강을 바라볼수 있는 용화사가 나온다
▲ 올림픽대로와 직결되는 김포한강로 김포한강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중간에 한강을 바라볼수 있는 용화사가 나온다
ⓒ 이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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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출퇴근할 때마다 올림픽대로와 직결되는 김포한강로를 타고 서울로 이동하는데, 작년 10월 문득 용화사 ic 표지판을 보고 궁금증이 일어났다. "왜 절 이름이 ic로 쓰이는 거지? 김포에 유명한 사찰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ic로 쓰일 정도면 평범한 절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용화사로 방향을 틀어서 찾아가 보기로 했다. 하지만 입구부터 꽤 큰 규모의 현대적인 요양원과 넓은 주차장이 보였고, 그 구석에 위치한 옹색한 일주문이 있었다. 큰 기대감을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럼 그렇지... 규모가 커서 안내판에 적힌 거로군." 축 처진 어깨와 함께 다시 차량으로 돌아가 가던 길을 재촉하려고 할 때 앞에서 거대한 한강의 물결이 나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들어 일주문을 바라보니 절 위에서 한강을 바라보면 훌륭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발길을 돌려 일주문을 지나 언덕을 힘껏 오르니 어느새 한강의 장대한 풍경이 나타났다. 크거나 고색창연한 절은 아니지만 전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콘크리트 숲으로 덮인 한강의 모습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탁 트힌 강과 산의 모습들과 함께 멀리 개성의 송악산까지 아른거렸다. 

그 순간 필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며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바로 이거다!" 수십 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김포의 모습은 과거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김포 땅이 가진 본질이나 역사가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고, 현대에 생겨난 것들도 새월이 지나면서 김포만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좋으면 북한의 송악산까지 아른거린다.
▲ 용화사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풍경 날이 좋으면 북한의 송악산까지 아른거린다.
ⓒ 이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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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김포는 한강이란 매개체를 통해 고대부터 강화도와 서울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한강을 따라가면 예전 김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장소가 많고 그 길을 따라 자연스레 평화누리길이 형성되어 있어 우선 그 길을 따라가보기로 한다. 

두 번째로는 김포 지역에 대거 자리 잡게된 대형 카페에 대해 고찰해보기로 한다. 문화, 여가 시간이 부족한 한국인들에게 카페 문화는 빠르게 퍼졌고, 스타벅스와 엔젤리너스 등 대형 프렌차이즈의 시대를 지나 특정한 주제의 테마 카페가 생겨나고 있다.

김포는 도심 사이에 유휴지가 많고, 농촌과 도심을 한 다리 건너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동네이기에 그 사이 공간(석모리 주변)을 이용한 대형카페가 많이 들어서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구도심인 사우동과 한강신도시의 명소를 방문하며 김포의 미래에 관해 함께 고민해보기로 한다. 그럼 이제 경기별곡의 첫 번째 무대인 김포로 함께 유랑을 떠나보도록 하자. 

*용화사 : 김포를 대표하는 전통사찰로 한강이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로 일산 신도시 일대가 한눈에 조망되는 아름다운 곳이다. 절의 창건 연대는 대략 1405년으로 6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비교적 높은 석축 위에 동서로 50m, 남북으로 30m에 이르는 대지 위에 용화전이 자리하고 있으며 용화전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규모의 단층 목조건물로서 팔작지붕으로 된 기와집이다. 용화전의 상단에 모셔져 있는 석불은 용화사의 창건설화에 나오는 미륵석불로 조선 초기 불상 양식을 지니고 있으며, 2004년 8월 김포시 향토유적 제7호로 지정되었다.

태그:#경기도, #김포, #경기도 여행, #김포 여행, #용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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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현재 각종 여행 유명팟케스트와 한국관광공사 등 언론매체에 글을 기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 : 경기별곡 1편> <멀고도 가까운 경기도 : 경기별곡2편>, 경기별곡 3편 저자. kbs, mbc, ebs 등 출연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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