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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집콕과 홈술족이 늘면서 국내 와인 시장이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와인 수입액은 증가 추세였지만, 2021년 와인 수입액이 전년보다 69.6%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와인을 마시는 소비자층이 증가하고 다양해지면서 일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국내에서 만들어진 한국 와인들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 와인'은 법적인 용어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과일로 만든 술들은 과실주라 부른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한국 땅에서 나는 과실로 발효 과정을 거쳐서 알코올을 만든 것'을 한국 와인이라 이야기한다. 결국 한국 와인은 포도만을 이용해서 만든 일반적인 와인의 정의와는 다른 한국 땅에서 나는 과실로 만든 모든 술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얼마 전에 한국 와인을 한자리에 모아서 시음할 일이 있었다. 과거에도 품질이 좋은 제품들은 있었지만, 이번 시음에서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품질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한국 와인이 어떠한 발전과정을 거쳐 왔는지를 알아보았다.

한국 와인이 만들어지기까지
 
2018년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
▲ 전시된 한국와인 2018년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
ⓒ 이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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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유럽 형태의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근대화가 시작되면서 부터이다. 뚝섬 원예 모범장(纛島園藝模範場, 농촌진흥청 전신)에서 생산된 '레드 워싱톤(식용품종)' 포도로 시험 양조를 하면서이다.

1901년부터 1910년까지 미국에서 15개, 일본에서 106개, 중국에서 4개, 프랑스에서 3개, 이탈리아에서 25개 품종 등 총 153개 품종이 도입되었다. 이 당시 기록에 의하면 피노 그리(Pinot gris), 피노 누아(Pinot noir), 보르도 누아(Bordeaux noir) 등 유럽의 우수한 품종이 조선에서도 품질이 우수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활발한 포도주 생산은 포항의 미쯔와(三輪) 포도원이 대표적이었다. 미쯔와(三輪) 포도주는 1920년대에 경북 포항 동해면과 오천면 일대에 있던 미쯔와 포항농장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들어졌다. 미쯔와 포도농장은 1934년 기준으로 넓이가 200만㎡에 가까웠고 연간 생포도주 800석, 브랜디 100석, 감미 포도주 500석을 생산하였으며 연 3만 2000여명 넘는 조선인을 고용하는 동양에서 가장 큰 포도농장이었다고 한다.

해방 이후 실제 소비자들이 마실 수 있는 상업적 와인의 재료는 포도가 아닌 사과였다. 1969년께 생산된 애플 와인이다. 이후 포도주가 처음 생산된 것은 1974년 순수한 국산 포도로 만든 노블와인이 출시되면서이다.

1977년에는 현재까지 생산되고 있는 마주앙이 출시되었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업체에서 포도주를 생산했다. 하지만 1990년대 수입 자유화로 외국산 와인과의 경쟁이 심화하자 국산 와인은 점차 자취를 감췄다.

이러한 국산 와인에 있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일이 생겼다. 먼저 1993년 지역특산주(농민주) 면허가 생겨나면서부터이다. 지역특산주는 대형양조장이 아닌 과일을 재배하는 농민이 술을 만들 수 있는 '와이너리형' 농가의 등장 토대를 만들었다.

다음으로 2004년 한-칠레 에프티에이(FTA)는 포도를 재배하는 농민들에게 가공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FTA가 타결되면서 포도 농가들은 타격을 입었다. 농민들은 자구책으로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이 필요했다. 이때 여러 종류의 가공품이 만들어졌고 그중 하나가 한국 와인이다.
  
하지만 당시 양조 기술의 수준은 열약했다. 집에서 설탕을 섞어 만든 수제 포도주와 다를 바 없었다. 유럽 와이너리들이 사용하는 양조용 포도가 아니라 식용 포도가 재료였다. 당도는 낮고 즙이 많았다. 설탕을 추가로 넣지 않으면 알코올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와인들이 양산되었고 소비자들은 외면했다. 많은 술 전문가들은 품종, 기후, 기술력 등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고 한국에선 와인을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와인 생산자들의 꾸준한 연구와 새로운 발효 방법 등의 접목 노력은 이러한 견해를 바꾸어 놓았다. 먼저 양조용 포도 품종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청수'라는 화이트 와인용 국산 품종도 탄생했다.

또한 유럽의 양조용 포도를 심고서 우리만의 재배법으로 키운 양조용 포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새로운 품종의 사용은 지금까지 향이 부족했던 한국 와인에 다양한 향들을 불어 넣었다.

식용 포도 품종에 맞는 발효 방법도 개발됐다. 부족한 당도는 포도즙을 얼려서 수분을 제거해서 당도를 높이는 것으로 극복했다. 다른 방법으로는 수확을 늦게 함으로써 포도 자체를 반건조 상태로 만들어 수분을 제거하는 방법도 사용하였다.

한국 와인, 청와대 단골 만찬주로 등극하다
 
청수 포도(중앙)와 청수 와인 제품들
▲ 국산 양조용 포도와 제품 청수 포도(중앙)와 청수 와인 제품들
ⓒ 업체 홈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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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양조장들의 노력이 서서히 빛을 내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국가행사 건배주로 한국 와인이 뽑히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청와대 단골 만찬주로 등극했다. 프랑스 식당 평가서 미쉐린 가이드 별 세 개 식당이나 고급 호텔에서도 한국 와인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각종 와인 품평회에서 상을 받거나 소믈리에들의 좋은 평가를 받은 한국 와인들이 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한국 와인을 마시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물론이고 취급을 하고자 하는 식당이나 바틀샵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들 역시 한국 와인의 맛을 보고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품질 안정화는 기본이고, 소비자들이 선뜻 살 수 있는 가격대가 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사실 마실 만 한 한국 와인은 만들어진 지 20년이 채 안 된다. 수백 년 이상의 역사와 기술을 가진 외국 와인과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특히 아직 많은 사람이 한국 와인에 대한 선입견이 크다. 과거에 마셨던 달콤한 와인이 한국 와인의 전부라 생각하는 것이다. 이제 그러한 편견은 벗어 버려도 될 것이다. 술은 맛을 보지 않고서는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제품이다. 올해는 기회를 만들어서 한국 와인을 한번 마셔보았으면 한다. 한국 와인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이다.
 
바틀샵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한국와인
▲ 다양한 한국와인 바틀샵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한국와인
ⓒ 이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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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삶과술에 동시 게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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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연구를 하는 농업연구사/ 경기도농업기술원 근무 / 전통주 연구로 대통령상(15년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 진흥) 및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수상(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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