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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오마이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오마이뉴스 특정인사 편들기 안된다"라는 기사를 보았다. 오마이뉴스가 민주당의 특정 후보인 노무현을 편드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지나치게 많은 기사들이 할애되고 있다는 데 대해 비판하는 기사였다.

매우 좋은 지적이고 오마이뉴스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들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문제는 지난 대선 때부터 줄곧 제기되어온 문제이다. 그런데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많은 진보 언론들이 이른바 조, 중, 동의 특정 후보 편들기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오던 마당에 오마이뉴스도 똑같은 행태를 보이는게 아닌가하고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마이뉴스는 기사를 다룸에 있어서 좀 더 객관성을 가져야한다고 이 기사에서는 충고하고 있다. 이 때 객관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떤 기사를 쓸 때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언론에서 이런 객관성을 제대로 가지는 게 가능할까?

필자의 견해로는 언론에서 다루는 기사가 완전히 객관적일 수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비록 어느 정도의 객관성을 가지더라도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의미로 다가갈지는 의문이 든다. 더욱이 요즘처럼 선거철에 다루는 기사는 더욱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는데, 그 동안 우리는 똑같은 사건을 보고도 언론마다 얼마나 다른 시각으로 기사를 써왔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럼, 이들 신문들은 모두 객관성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한쪽은 객관성을 가지는데 다른 쪽은 객관성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일까?

언론이 이렇게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사에 있어서는, 객관성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객관성보다는 공정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고 더 좋은 언론으로 자리매김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 공정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객관성과는 또 어떻게 다를까? 공정성은 기사를 어느 한 쪽에 편향시키더라도 그렇게 편향된 이유를 미리 밝힘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런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할 때 확보되는 것이다.

즉, 객관성이라는 것이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하는데 반해서, 공정성은 비록 그것이 편향되더라도 그 편향되게 하는 이유나 의도를 밝힘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판단하게끔 하며, 결국 객관성까지도 독자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기간동안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아니면 아예 포기하고자 하는 언론에서는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난 후, 그 후보에게 좀 더 유리한 기사를 내보낸다면, 객관성은 비록 떨어지겠지만 최소한 공정성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때는 그 이유가 철저하고 투명하게 검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의 인물됨, 노선, 공약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주로 읽고 쓰는 사람들이 비교적 진보적이고 젊은 세대인 이상 특정 후보의 기사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조, 중, 동의 비중도 인정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언론의 객관성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즉, 이제는 객관성의 확보가 어렵다면 최소한 공정성은 확보해야지만 국민들의 알 권리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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