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MBC 주말드라마 <문희>로 6년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강수연.
ⓒ imbc
처녀가 모성애를 연기한다? 더구나 강수연이? SBS 드라마 <여인천하> 후 6년, 강수연이 비운의 미혼모 <문희>로 돌아왔다. 백화점 재벌인 문 회장(이정길)이 밖에서 낳아온 딸 '문희'. 열여덟의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아 입양시킨 문희는 모든 사실을 숨긴 채 아버지의 집으로 들어오지만 앞날이 평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아이는커녕 결혼도 하지 않은 강수연이 모성애 연기를 실감나게 할 수 있을까?

KBS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 이어 또 한 번 '기른 엄마' 역을 맡게 된 김해숙은 또 얼마나 절절한 모성애를 연기할까? 최근 아줌마들 사이에선 드라마에 등장하는 엄마의 역할을 놓고 '낳은 정과 기른 정' 논란이 한창이다.

"낳기만 하면 뭐해. 정성들여 키우지 않으면 그게 무슨 엄마야. 짐승들도 제 새끼는 안 버리는데 버려놓고 이제 와서 엄마라니 양심 없는 거 아냐?"

"그건 아니지. 낳고도 키우지 못하는 생모의 심정은 오죽하겠어. 제 자식 떼어놓고 살아온 날들이 하룬들 편했겠냐고. 아이 잃어버린 엄마 심정, 격어보지 않음 몰라."


모성애처럼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는 주제가 또 있을까? 키워준 엄마와 낳아준 엄마의 모성애를 비교 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엄마들을 비교하며 누가 최고 엄마인지를 가려내는 일도 또 하나의 재미다.

KBS1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은 2대에 걸친 '낳은 정 기른 정'을 다루고 있다. 친정엄마와 남동생 그리고 미혼모가 맡기고 간 아이까지 입양해 자기 자식으로 키우고 있는 억척 아줌마 명자(정애리)에게는 두 엄마가 있다. 지금까지 자신들을 키워주고 돌보아 주던 새엄마(이수임-정재순분)와 어느 날 갑자기 엄마라는 자리로 들어온 생모(박복례-반효정분).

하지만 자식을 놓고 갈등을 일으킬 것 같은 두 엄마의 관계는 의외로 '쿨'하다. 이미 할머니가 돼 만나게 된 생모와 계모는 이미 세상살이에 달관한 듯 서로를 '형님', '동생'으로 예우하며 자식들에게 훈훈한 사랑을 표현한다.

새엄마의 존재를 배려하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는 생모(반효정)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은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네 어머니들이 드러내지 않는 자식 사랑 모습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뒤늦게, 모성애 대결 드라마에 끼어든 <문희>

▲ 처녀가 애를? 강수연의 모성연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 imbc
SBS 아침드라마 <사랑도 미움도>에 등장하는 '낳은 정 기른 정'은 좀 더 극적인 대립을 보인다. 남편이 내연녀와 낳은 아이를 내 자식처럼 키우며 순애보처럼 살아가는 정희(이아현)와 성공을 위해서 걸림돌이 될 자식을 버리고 떠난 여자 인주(이자영).

생모인 인주와 동서지간이 되어버리는 정희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생모 인주의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아들에 대한 비밀을 발설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아이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분하고 억울한 일들을 참아내는 정희의 모습에 비난을 가하기도 하지만 단지 '모성애' 부분만 본다면 단연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남편의 불륜이 밝혀지며 극적 반전을 맞고 있는 MBC 일일드라마 <나쁜여자 착한여자>. 남편이 결혼 전 낳은 딸아이를 애지중지 키워온 '기른 엄마' 세영(최진실)과 두고 온 딸과 남자를 잊지 못하고 6년간 그들의 주변에서 맴도는 '낳은 엄마' 서경(성현아)사이에 딸을 두고 벌어질 팽팽한 모성애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낳지 않은 딸이지만 자신의 목숨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세영(최진실)의 기른정은 웬만한 생모들도 따라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MBC 주말드라마 <문희>는 '낳은 정 기른 정' 드라마 3파전에 뒤늦게 뛰어든 다크호스다.

"<문희>는 엄마에게 버림받은 한 여자가 마찬가지로 자신의 아이를 버리는 이야기이며, 출발선이 다른 두 여자의 세상을 바라보는 판이하게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드라마다."

다소 도발적이기까지 한 이재갑 감독의 기획 의도는 앞선 '낳은 정 기른 정' 3파전 드라마와의 비교를 거부한다는 것처럼 들린다.

"모성애, 아이 자라듯 함께 배우는 거란걸 말하고 싶어"

입양을 보낸 아들을 막연히 그리워하는 '낳은 엄마' 문희(강수연)와 아무도 몰래 아들을 입양해 자신의 아이처럼 혼신을 다해 키우는 '기른 엄마' 장하나(김해숙). 드라마 초반이라 아직 이들의 극진한 모성대결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장하나'가 키우고 있는 아이가 자신의 아들임을 확인한 후의 '문희'와 생모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아들을 지켜내야 할 운명을 가진 '장하나'가 격돌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흥미롭게 '낳은 정 기른 정'을 지켜보아왔던 시청자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가 생기는 샘이다.

"장한나(김해숙)와 문희(강수연)의 기른 정과 낳은 정, 두 모성을 통해 자식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사랑에는 어떤 희생이 따르는 것인지, 모성애란 결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라듯 함께 배우고 키워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

정성희 작가의 말처럼 <문희>가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공감되며 높은 점수를 받을지, 미혼 강수연의 모성애 연기에 시청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TV리뷰기자단 응모기사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