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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제17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후보가 수락연설을 한 뒤 당원들 앞에서 대선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명박 후보는 '덧셈정치'를 한다고 한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후 내놓은 말이다.

덧댈 대상은 두 부류다. 1.5%포인트 차로 석패한 박근혜 전 대표 세력이 한 부류이고, 호남과 충청세력이 또 한 부류다.

미지수다. 이명박 후보의 '덧셈정치'가 제곱의 정치적 효과를 낳을지 지금으로선 판단할 수 없다.

호남과 충청 대표를 자처하는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둘째다. 당장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패배 후 남긴 '백의종군' 발언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은 경선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 밖은 둘째 치고 당 안이나 제대로 추스를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그래도 있다. 확실한 게 하나 있긴 하다. 앞으로 '덧셈정치'를 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뺄셈정치'가 진행돼 왔다는 점이다.

상징사례가 있다. 원희룡 의원이다. 그가 얻은 득표율은 1.47%다.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당내 개혁세력이 무너졌다. 소장개혁파 모임인 '미래연대'는 뿔뿔이 흩어져 이명박·박근혜 두 캠프에 줄을 섰다.

여기에 손학규 전 경기 지사의 탈당 사례를 추가하면 얼추 평가가 나온다. 한나라당 내 세력 완충지대이자 이념적 유연성 담보지대인 개혁세력이 붕괴했다.

이명박 후보가 중도세력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설득력이 없다. 그의 공약과 발언이 중도의 틀 안에서 움직이는지가 검증대상이다. 초당적 남북정상회담 대표단 구성을 거부하는 한나라당 입장을 적극 두둔하는 그다. 범여권 후보가 선출돼 각이 확실히 섰을 때도 이명박 후보가 중도 위치를 고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박근혜, 경선에서는 졌지만 위상은 더 높아졌다

의문부호를 찍는 이유가 더 있다. 이명박 후보의 '덧셈정치'가 경직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와 손을 잡는다 해도 무조건 헌신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박근혜 전 대표는 1.5%포인트 차로 아깝게 떨어진 사람이다. 여론조사를 빼면 어느 것 하나 밀릴 게 없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다. 경선에선 졌지만 위상은 더 공고해졌다.

'몸값'이 뛴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들이려면 많은 것을 내놔야 한다. 공약을 조절해야 하고 공천권을 나눠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삼투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보수성이 스며드는 현상이다.

이러면 '반 보' 이동하게 된다.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반 보 이동한다. 한나라당의 지상과제라는 외연 확장과는 정반대로 발걸음을 떼는 것이다.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고정시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을 손발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화합하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지원 유세 등을 끌어내되 공약과 선거전략 수립과정에서는 배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능하지 않다. 그러기엔 박근혜 전 대표의 위상과 힘이 너무 높고 세다.

태그:#이명박, #박근혜,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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