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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외국어고등학교 입시문제를 서울의 한 특목고 입시학원에 유출한 당사자라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학교 입학홍보부장 이아무개(51) 씨가 지난 9일 '유서'로 추정되는 편지를 가족들에게 보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2일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이씨의 편지 내용에 따르면, 이씨는 아내에게 "세상은 나를 이상하게 볼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은 내가 결백하다는 것 뿐"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사실상 부인했다. 또 "감당하기 힘든 짐을 주는 것 같다"고 사과의 뜻을 표하면서 "26년 동안 함께 해준 고마운 시간들은 저 세상에서도 기억할 것"이라며 '자신의 죽음'을 암시했다.

 

김포외고 시험문제 유출 혐의 교사 "나는 결백하다" 유서 남겨

 

이씨가 가족측에 보낸 편지는 총 2장이다. 1장은 아내에게, 또 다른 1장은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로 보인다.

 

이씨는 '사랑하는 나의 분신들'로 시작하는 편지에서도 자신이 아무 죄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아빠는 하늘을 두고 맹세한다. 결백하다"고 말했다. 또 "너무 큰 짐을 두는 것 같아 말을 못하겠다. 이 세상에서 다하지 못한 것 저 세상에서 지켜주마"라고 썼다.

 

이씨는 편지에서 '자신이 왜 결백한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쓰지 않았다. 다만 이씨는 편지에 "결백하다", "저 세상" 등의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죽음으로써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왜 종적을 감췄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도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이씨 가족의 제보를 통해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특수수사과의 한 관계자는 이 편지와 관련, "이씨가 나타나 경찰 조사에 응해야 그가 결백한지의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이씨의 위치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씨는 지난달 31일 치러진 김포외고 일반전형 입시 문제를 서울 목동 J학원의 원장 곽모(남·42)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또 공정한 입시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곽씨와 함께 J학원 부원장 엄모(여·4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측은 이씨가 입시 전날인 지난달 29일 오후 6시께 시험지를 출력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빼돌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날 오후 9시 50분께 곽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뒤 60개의 문제(듣기평가 문제 제외) 중 38문항을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곽씨와 엄씨는 이 중 13문항을 골라 A4용지 앞뒤에 인쇄한 뒤 시험을 보러 가는 학원생 120여명에게 배포했다. 곽씨는 경찰측에 "지난 9월 말 학원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이씨에게 시험 문제 유출을 부탁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포외고 장두수 교장은 12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학교측과는 무관하게 이씨 단독으로 시험 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더 이상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사건 일지.

 

▲ 10월 30일, 경기도 김포외고 일반전형 시험 실시.

▲ 31일, 인터넷을 통해 '시험문제가 서울의 한 특목고 전문학원에 유출됐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

▲ 11월 2일, 김포외고 시험문제가 서울 목동의 J학원(특목고 전문)을 통해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됨. <연합뉴스> 보도.

▲ 5일, 경기도교육청이 김포외고에 특별감사 실시. 김포외고가 김포경찰서에 수사 의뢰.

▲ 7일, 김포외고 입학홍보부장 이아무개(51) 교사, 학교 기숙사에서 외출. 그 뒤 잠적. 8일 오후 3시 20분께 가족들이 서대문경찰서 지구대에 가출신고.

▲ 8일, 김포경찰서가 경찰청 특수수사과로 사건 이첩.

▲ 9~10일, 경찰청 서울 목동 J학원 원장 곽아무개(42)씨 소환 조사. "학교측 관계자로부터 시험문제를 사전에 넘겨받았다"는 진술 확보.

▲ 11일, 경찰청 중간 수사결과 발표.


태그:#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특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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