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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김포외고를 감사한 뒤 작성한 '감사처분요구서'.
▲ 또다른 입학 비리 있었나 경기도교육청이 김포외고를 감사한 뒤 작성한 '감사처분요구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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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목적고인 외국어고(외고) 비리, '터질 것'이 21일 또 터졌다. 지난해 11월 입학시험지 유출로 세상을 들끓게 한 경기 김포외고가 그 장본인이다.

불법찬조금 갹출 등 12억원대의 회계 비리가 적발됐고, 부당 편입학 사실도 그물망에 걸려들었다. 국어와 국사, 수학, 사회 등 법규로 정한 정규 교육과정 대신 입시교육 몰입 등 반교육적 학사운영 사실도 들통 났다.

이 외고 장아무개 교장과 전아무개 이사장은 각각 '파면' 권고와 '엄중 경고' 처분을 받자 학교 공식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지웠다. 장 교장은 중징계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를  피하기 위해 사표까지 냈다. 그는 이전 근무한 한 외고에서도 징계를 받고 김포외고로 말을 갈아탄 바 있다.

교장은 파면 조치 앞서 사표... 이사장도 경고

경기도교육청은 21일 "김포외고에 대해 3월 31일부터 4월 8일까지 종합감사를 벌인 결과 12억원대의 회계 부적절과 부당 편입학 등 16가지 부당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지난 달 28일 김포외고가 소속된 학교법인 김포학원에 공문을 보내 총체적 부실 책임을 물어 교장과 교감에 대한 '파면'을 지시하고, 전 이사장에게는 엄중 경고했다.

이번에 교육청이 적발한 비위 행위는 지난 해 시험지 유출 행위 말고도 모두 16가지나 된다.

이날 입수한 '종합감사결과 처분 요구서'를 보면 김포외고는 불법 찬조금과 부당한 발전기금 등으로 지난 해 8049만원을 거둬들였다. 또한 개인사물함 구입 명목으로 학생 한 명마다 4만9000원씩 900여명에게 모두 4035만원을 불법 징수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기숙사비를 걷어 행정실 직원 월급을 주거나 물품을 사는 등 2006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1억7천만 원의 상당 부분을 목적에 맞지 않는 곳에 전용했다. 또한 기숙사운영위원회를 설치하지 않는 등 돈의 집행내역을 학부모에게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목적성 경비를 빼돌리거나 부적절하게 사용한 액수가 모두 12억원에 이른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합격자 발표 당일에 2명 더 합격시켜... '부당 편입학'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감사에서 '부당 편입학' 사실이 드러난 것. 그 동안 의혹이 일던 편입학 비리 혐의가 일부 확인된 것 아니냐는 게 이 지역 교육계의 지적이다.

감사결과 요구서에 따르면 이 학교는 2006년 9월, 3차 편입학에서 17등까지 합격 처리를 해놓고, 특별한 이유 없이 당일 18등으로 분류된 2명의 학생을 더 합격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청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학교 쪽에서는 합격자 2명이 등록을 포기해서 추가합격했다고 소명했지만 이에 대한 증명 자료를 내놓지는 못했다"면서도 "편입학 시험에서 돈이 오가는 등 비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해 한 달 터울로 진행된 2, 3차 편입학 시험에서 수학시험문제가 똑같았던 것도 석연치 않은 일이다. 또한 2007년에는 편입학 특별전형에서 '출국사실증명서와 최종학교 졸업증명서'를 내지 않은 학생을 입학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교장과 교감은 물론 실무업무를 맡은 3명의 교사에게도 '경고' 처분을 내렸다.

또한 김포외고는 지난 해 도덕과 국어, 국사 등의 과목을 법정 시수보다 덜 가르친 사실도 들통 났다. 이 과목 대신 입시 몰입교육을 위한 불법 시간표를 운영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공교육기관에서 적정 시수를 교육 받지 못한 학생은 승급과 졸업을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김영후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입학비리에 이어 회계비리까지 저지른 김포외고 문제는 무분별한 특목고 설립에 따른 예견된 결과"라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김진춘 경기도교육감이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 30여개를 세우겠다고 이명박 정권 공약에 박자를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포외고, #외국어고, #특수목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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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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