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국가대표인 유승민 선수가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세륜초등학교 학생들로부터 장미꽃을 건네받고 있다.

탁구 국가대표인 유승민 선수가 지난 7월25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세륜초등학교 학생들로부터 장미꽃을 건네받고 있다. ⓒ 유성호


오는 8일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이 금메달을 놓칠 가능성은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양궁은 세계 최강을 수십 년간 지켜온 한국스포츠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양궁 선수들의 부담감은 엄청나고 또 그걸 극복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함으로써 더더욱 굳센 전력을 구축했다.

14억 중국이 탁구에 기대하는 바람은 우리가 양궁에 거는 기대와 판박이처럼 똑같다. 메달 개수 또한 남녀 단식·단체전 총 4개란 점도 똑같다. 중국 탁구는 모든 대회에서 예외 없이 금메달 4개를 싹쓸이 하는 것 외에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중국의 만리장성은 지난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의 유승민에게 무너졌고, 복수를 벼르고 있다. 아예 4일(한국시각)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왕하오가 유승민에게 복수하기를 희망한다고 전 세계에 알렸다.

과연, 이번에도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또 한 번 대이변을 기대할 수 있을까? 객관적인 정황상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선수층이 얇은 한국탁구를 상대로 중국은 유승민 단 한 명을 4년간 집중 분석했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그들의 안방에서 열린다.

아테네 대회에서 통산 전적 6승 1패로 우위를 보였던 유승민(26)에게 패했던 중국의 왕하오(25)는 통한의 패배를 밑거름 삼아 기술적인 면은 물론 정신적인 면까지 빈틈없이 보강했다.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태다. 유승민과는 아테네올림픽 이후로만 따지면 10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통산 18전 16승 2패.

이런 왕하오만 이긴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유승민은 세계 랭킹 8위로 시드배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세계 랭킹 1, 2, 3위인 왕하오, 마린, 마롱 (이상 중국)을 16강 또는 8강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산 너머 산이다.

하지만, 유승민은 중국을 꺾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탁구는 기록 경기가 아닌 맞대결을 하는 것이기에 수준급 선수들간에서는 경기 당일 컨디션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중국 선수들의 부담감을 역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요? 이 이야기 자주하다 보니 좀 지겹기도 한데 중국을 이기려면 미쳐야 되요. 실력 이상의 요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죠. 듣기에 좋은 이야기는 아니죠? 그런데 냉정하게 봐야 돼요.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 최고의 선수들로 나섰어요.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보다 앞선다는 게 중론입니다. 사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도 왕하오 선수가 컨디션이 별로였어요. 반대로 전 그 날이 최고였죠." - OSEN 8월5일자 '유승민, '금빛 스매싱 후 화려한 은퇴' 꿈꾼다' 기사 중

실제로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완벽'하다고 칭송 받는 중국 탁구대표팀의 유일한 적은 '금메달이 아니면 만족하지 않는 중국 국민의 기대'라고 이변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열광적인 응원과 기대가 오히려 중압감과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디펜딩 챔피언 유승민 선수가 지난 아테네올림픽에서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번 '미쳐' 주길 바란다.

유승민 올림픽 탁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top